[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쇼핑왕 루이’ 포스터 / 사진=MBC 제공
‘쇼핑왕 루이’ 포스터 / 사진=MBC 제공
‘쇼핑왕 루이, 착한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통했다.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가 지난 13일 방송 7회만에 시청률 10%대를 돌파했다(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방송 첫 회 5%대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꼴찌로 시작한 ‘쇼핑왕 루이’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마침내 동시간대 2위까지 올라선 것.

‘쇼핑왕 루이’의 꾸준한 상승세가 괄목할 만한 것은, 그간 선과 악의 대립이 뚜렷했던 안방극장에서 이 드라마가 선사하는 에너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온실 속의 화초남이었던 루이(서인국) 기억상실에 걸린 채로 강원도 산골 출신 순수녀 고복실(남지현)을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쇼핑왕 루이는 뻔한 소재를 가지고도 뻔하지 않은 ‘힐링 드라마’로 평가 받고 있다.

오지영 작가의 ‘쇼핑왕 루이’는 지난해 ‘제7회 드라마극본공모전-사막의 별똥별 찾기’에서 우수상을 거둔 작품이다. 당시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은 “기억상실, 기업 상속자, 생기발랄 에너지 넘치는 산골 처녀라는,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흔한 소재이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템포 있는 전개에 휴머니티까지 곁들여져 당장 방송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소재와 구성, 대사 등이 안정적이고 재미있다”고 평했다.

‘쇼핑왕 루이’ 스틸컷 / 사진제공=MBC
‘쇼핑왕 루이’ 스틸컷 / 사진제공=MBC
주인공 커플 루이와 복실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뭉실’ 커플로 불린다. 강아지처럼 순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하기 때문. 과잉보호 속에 자랐던 루이가 복실을 느끼는 새로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때마다, 의도치 않은 설렘에 복실은 물론 여심도 함께 녹고 있는 것. 또 복실 역시 강아지를 키우듯 루이를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 역시 훈훈함을 자아낸다. 교통사고를 당한 뒤 운전자에게 망가진 물건을 다시 살 3,000원을 요구하는 루이의 모습이나, 루이가 설거지를 할 때마다 500원을 챙겨주는 복실의 행동들은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또 다른 깨달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쇼핑왕루이’ 서인국, 윤상현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쇼핑왕루이’ 서인국, 윤상현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착한’ 캐릭터는 루이와 복실 뿐만이 아니다. 루이와 복실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차중원(윤상현) 역시 ‘츤데레’의 정석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원은 복실의 옥탑방에 강도사건이 든 후 루이와 복실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다. 중원의 츤데레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복실뿐 아니라 사랑의 라이벌 루이에게도 친절을 베풀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어리바리한 루이의 행동에 핀잔을 주기 일쑤지만, 중요한 순간에 루이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루이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백선구(김규철)와 그의 딸 백마리(임세미) 역시 어딘가 어설픈 악역으로 웃음을 더하고 있다. 이 외에도 루이의 곁을 지키는 조인성(남대환), 복실의 키다리 아저씨 남준혁(강지섭), 루이의 집사 김호준(엄효섭), 할머니 최일순(김영옥)과 그 집사 허정란(김선영) 등 못된 구석 하나 없는 100% 천연 캐릭터들이 ‘쇼핑왕 루이’에 힐링 에너지를 더한다.

한정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쇼핑왕 루이’는 망가진 금수저와 빛나는 흙수저가 펼치는 만화 보다 더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냉정한 세상 속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의 가슴 따스한 이야기는 ‘3포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청춘들에게 또 다른 의미를 전해 줄 것”이라고 평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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