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송윤아, 지창욱, 윤아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송윤아, 지창욱, 윤아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지창욱·송윤아·윤아가 인생작을 갈아엎었다. tvN ‘더 케이투’(극본 장혁린, 연출 곽정환)로 말이다.

맨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헤매는 윤아의 강렬한 변신으로 포문을 연 ‘더 케이투’는 지창욱의 명품 액션과 카리스마 넘치는 송윤아 등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매회 호평을 받고 있다.

시청률 역시 예사롭지 않다. 지난 9월 23일 3.2%(이하 닐슨 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드라마는 2회 3.4%, 3회 4.4%, 4회 3.9%, 5회 5.1%, 6회 6.8%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본과 연출도 탄탄하다. ‘더 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 김제하(지창욱)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최유진(송윤아)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 고안나(윤아)의 이야기를 담았다. 로열패밀리를 둘러싼 은밀한 비밀과 출생의 비밀, 복수, 러브라인 등이 얽히고 설켰다. ‘리셋’ ‘용팔이’ 등을 집필한 장혁린 작가는 각각의 캐릭터에 개연성과 사연을 통해 흥미를 유발한다.

KBS2 ‘추노’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내놓지 못한 곽정환 PD는 화려한 액션신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타임 슬라이스 기법(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촬영해 컴퓨터로 영상을 연결, 무비 카메라로 찍은 듯이 보이게 하는 영상기법) 등으로 스펙터클한 영상을 완성했다. 역동적인 차 추격전과 지창욱이 목욕탕에서 맨 몸으로 여러 남성들을 제압하는 모습은 액션신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이다.

지창욱 액션신 / 사진=tvN 제공
지창욱 액션신 / 사진=tvN 제공
배우들의 연기는 압권이다. 자신의 ‘인생작’을 새롭게 경신중이다. 지창욱은 매회 ‘멋짐’이 폭발하는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맷 데이먼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본’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고난이도 액션이다. 전쟁 용병 출신의 JSS 특수 경호원 김제하 역을 맡은 그는 리얼한 보디가드 액션을 위해 액션 스쿨에서 2달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극에서 러시아 특공무술 시스테마, 한국 호신무술 태권도, 일본 무술 아이키도, 브라질 대표무술 주짓수 등 각국의 무술을 선보이는 것은 실제 급소를 타격하는 실존 경호술의 세계를 리얼하게 다루고 있다. 길들여지지 않은 늑대 같은 면모는 물론 약자를 보살필 줄 아는 따뜻한 모습 여기에 과거 자신의 연인의 살해를 배후한 박관수(김갑수)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등 액션과 감성을 넘다는 연기 스펙트럼으로 극의 인기를 견인 중이다.

송윤아는 품격 있는 악녀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대권 주자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이자 JB그룹 가문의 맏딸 최유진 역을 맡았다. 단아한 외모에 자애로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최유진은 원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라지 않는 야망가이자 악녀다. 장세준과 딸 고안나를 못 만나게 하고, 자신의 앞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살해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재밌는 건 최유진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린 내면 역시 자주 드러낸다. 김제하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거나 장세준이 다른 여자와 희희낙락하거나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는 쓸쓸한 얼굴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아한 사모님이자 표독스러운 마녀지만 연약함까지 지닌 그간 본 적 없는 다채로운 악녀 캐릭터다. 송윤아는 귀에 또렷하게 박히는 발성과 표정 하나로 인물의 감정을 드러낸다. 남다른 내공으로 최유진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역시 송윤아’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더 케이투’ 스틸컷 / 사진=tvN 제공
‘더 케이투’ 스틸컷 / 사진=tvN 제공
장세준의 숨겨진 딸이자 세상에 드러나선 안 되는 소녀 고안나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한다. 자신과 장세준을 못 만나게 하는 최유진에 대한 분노를 지니고 있지만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해 그 안에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라면 하나를 끓여 먹으면서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짓는다. 고안나는 윤아를 만나 그 매력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는 그는 향후 김제하로 인해 닫힌 마음을 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윤아는 첫 방송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엉망진창이 된 몰골로 바르셀로나 거리를 헤집고 다녔다. 꽃사슴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예쁜 미모를 뽐낸 윤아는 ‘더 케이투’에서 미모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을 온전히 살리려는 모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송윤아와 맹렬히 대립할 때도 이질감은 없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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