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무한도전’ / 사진제공=MBC
‘무한도전’ / 사진제공=MBC
황소와 줄다리기를 하고, 지하철과 달리기 시합을 하던 남자들이 우주로 나갈 준비를 할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오는 10월 1일 500회를 맞는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시작은 미약했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 23일, ‘토요일’의 한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시청자들과 처음 만났다. 황소와 줄다리기, 지하철과 100m 달리기 등 주로 몸을 쓰는 황당하고 원초적인 도전을 하던 ‘무모한 도전’은 김태호 PD를 만나 이름도 ‘무한도전’으로 바뀌고, 정규편성이 되면서 점차 지금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무한도전’은 허투루 흘린 말 한 마디마저도 예능 아이템으로 승화했고, 비인기 종목에 직접 뛰어들어 관심을 호소했다. 김연아·손연재 등 스포츠 스타는 물론 정우성·황정민·차승원·김희애·지드래곤 등 톱스타들도 ‘무한도전’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 잭 블랙·티에리 앙리·마리아 샤라포바 등 특급 해외 스타들도 ‘무한도전’을 거쳐 갔다.

지난해 11월 열린 ‘무한도전 엑스포’에 참석한 멤버들 / 사진=텐아시아 DB
지난해 11월 열린 ‘무한도전 엑스포’에 참석한 멤버들 / 사진=텐아시아 DB
‘무한도전’은 원년 멤버 노홍철과 정형돈 등이 하차하며 위기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예능의 판도를 바꿨다. 한 회에 한 개의 아이템을 소화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봅슬레이·프로레슬링·조정 등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2년 마다 가요제를 열어 다양한 뮤지션들의 협업을 방송했고, ‘2016 무한상사’를 통해 예능과 영화의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오는 10월에는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멤버들은 무중력 비행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오는 10월 1일 방송되는 500회 특집에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을 이용해 지난여름 화제를 모았던 게임 ‘포켓몬GO’를 패러디한 새로운 방식의 추격전 ‘무도리GO’가 전파를 탄다. 11년간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트렌드를 읽는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빠르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다큐적 성향이 강한 예능이다”며 “현재 TV 시청 환경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고 롱런 비결을 분석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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