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티파니가 자신의 SNS 계정에 일장기 이모티콘과 전범기 스티커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티파니는 자필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 사진=티파니 SNS 화면 캡처
티파니가 자신의 SNS 계정에 일장기 이모티콘과 전범기 스티커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티파니는 자필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 사진=티파니 SNS 화면 캡처
당연한 비난일까? 아님 과도한 매도일까?

역사에 무지한 인기 아이돌 멤버들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날카롭다. 승승장구 하던 이들은 기본적인 상식을 몰라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한 번의 실수로 ‘애국심이 없다’고 매도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티파니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자신의 SNS 계정에 일장기가 그려진 이모티콘을 올렸다. 광복절인 15일에는 일본 전범기 무늬의 ‘도쿄 재팬’ 이미지를 게재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욱일기라고 불리는 일본 전범기는 일본이 과거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여러 나라를 침공할 때 사용한 깃발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티파니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들은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에스엠타운 라이브 투어 인 재팬’을 열고 총 9만여 명의 현지 팬들을 만났다. 티파니는 이 같은 공연을 자축하는 의미로 이미지를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비난이 거세지자 티파니는 논란이 된 이미지를 삭제한 뒤 SNS에 “이렇게 소중하고 뜻깊은 날에 저의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자필 편지를 남겼다. 10여 년 동안 큰 문제없이 활동을 이어온 티파니인 만큼 이번 논란은 뼈아프다. 현재 그가 출연하고 있는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공식 홈페이지에는 티파니의 하차 요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설현과 지민이 지난 5월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역사적 무지를 드러내며 비난의 중심에 섰다 / 사진=온스타일 제공
설현과 지민이 지난 5월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역사적 무지를 드러내며 비난의 중심에 섰다 / 사진=온스타일 제공
앞서 AOA 설현과 지민 역시 역사적 사실 무지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지난 5월 온스타일 ‘채널 AOA’에 출연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긴또깡?”이라고 말하며 질타를 받았다. 두 사람은 AOA 쇼케이스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했다. 여러 차례의 사과에도 AOA는 2주 만에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블락비 피오는 지난해 광복 70주년 기념축제에서 일본어가 새겨진 의상을 입고 등장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 외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일본 전범기 모양의 옷을 입고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다. 이 같은 비난의 이유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이돌 멤버들이 기본적인 역사적 의식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것이 골자다.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인 만큼 어느 정도의 역사적 상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확대해석의 위험을 경계하기도 한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은 연예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SNS에 올린 게시물 하나로 애국심이 없다고 비난하고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동 하나하나를 가지고 비난하고 개념 없다고 지탄한다면 연예인들은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 멤버들은 연습생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다보니 상식을 쌓을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긴 하다. 이들의 실수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하는 상식의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오로지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욕을 먹거나 비난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성공에만 가치의 척도를 두고 기본적인 교육조차 이뤄지지 않은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기획사에서도 아이돌 멤버에 대한 전인적인 교육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한다”고 덧붙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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