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뷰티풀 마인드’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뷰티풀 마인드’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잡음 많았던 미스터리 의학 드라마는 가슴 따뜻한 감동 의학 드라마로 막을 내렸다.

지난 2일 KBS2 ‘뷰티풀 마인드’(극본 김태희, 연출 모완일)가 14회로 막을 내렸다. 조기 종영이라는 아픔 속에서도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피었다.

극 초반 ‘뷰티풀 마인드’는 이영오(장혁)을 괴물로 제시했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 하고, 그저 외운 대로 행동하는 전두엽 장애를 가지고 있던 터다.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는 병을 고칠 수 있느냐 없느냐 확률에 집착했고, 언제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다른 인물들로부터 ‘괴물’이라는 오명을 받아야 했다.

극이 흘러갈수록 진정한 괴물의 실체가 드러났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환자들의 생명은 뒷전인 현성병원, 은밀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의사, 아들을 실험 대상으로 사용한 이건명(허준호) 등이 바로 그 주인공. 극은 대조되는 두 무리를 개연성 있게 설명했다. 악랄한 본모습을 드러내는 주변 환경들 속에서 이영오는 점차 공감을 느끼며 인간이 돼갔다.

그럼에도 극은 무리수를 던지지 않았다. 2회 분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이영오가 완벽하게 ‘보통 사람’이 되는 과한 설정을 내세우지는 않은 것. 최종회에서 이영오는 스스로의 감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인정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환자를 위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자신을 공감 장애로 길러온 아버지에게도 “용서할 용기는 없지만, 이해는 하겠다”며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계진성에게도 “나의 감정은 당신을 다치게 할지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도 “내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변화의 의지를 내비치며 성장해가는 이영오의 모습은 각종 사건으로 얼룩졌던 극 전체의 분위기까지 밝혔다. 그의 심경을 대변하듯, 코믹한 요소들이 곳곳에 등장했고 인물들은 배신하고 질투하는 대신 마음이 가는 대로 솔직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종일관 이영오를 시기하고 질투하던 독수리 오 형제 의사들이 이영오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이영오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깨알 재미를 더했다. 이영오나 현석주(윤현민)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함께 일을 도모했던 강현준(오정세)에게 배신당해 과거 범죄를 자백하러 가는 채순호(이재룡)의 쓸쓸한 뒷모습은 사이다 이상의 통쾌함을 선사했다.

‘뷰티풀 마인드’는 이영오가 지금도 여전히 변화하고 있다는 감동적인 엔딩을 그렸다. 극은 감정이 결여된 현대 사회에 경각심을 심어주며 짧아진 분량이 무색하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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