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EBS ‘장학퀴즈-학교에 가다’ MC 김일중·이지애 / 사진제공=EBS
EBS ‘장학퀴즈-학교에 가다’ MC 김일중·이지애 / 사진제공=EBS
‘장수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유행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으며, 대중의 취향 또한 어제와 오늘이 다르기 때문이다. 1980년부터 22년간 푸근한 고향 인심을 전하던 MBC 드라마 ‘전원일기’는 소재 고갈을 이유로 폐지됐으며, 1984년 첫 방송을 시작해 대한민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던 KBS ‘가족오락관’도 2000년대 말, 방송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26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KBS1 ‘전국노래자랑’이 3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1973년 첫 방송 된 ‘장학퀴즈’는 ‘전국노래자랑’보다 더욱 긴 역사를 자랑한다. MBC에서 처음 방영된 ‘장학퀴즈’는 1996년 10월 한 차례 종영을 경험했지만,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듬해 1997년부터 EBS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부활한 ‘장학퀴즈’는 또다시 20년이 흘러, 지난 21일 EBS에서 두 번째 1,000회를 맞이했다.

EBS ‘장학퀴즈’의 박유준 PD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의 1,000회 제작현장에 있을 수 있어 뜻깊었다. 앞으로도 ‘장학퀴즈’의 역사를 잘 꾸려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1,000회를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 ‘장학퀴즈’ 출신 유명인 & MC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장학퀴즈’를 거쳐 간 유명인들도 많다. 배우이자 문화 CEO로 유명한 송승환은 휘문고 시절 ‘장학퀴즈’에 출연한 바 있으며, 이후에는 진행자로도 발탁됐었다. 또한, 가수 김광진은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1997년 ‘장학퀴즈’에 출연해 주장원에 올랐었다. 전 국회의원이자 방송인으로 유명했던 강용석은 경기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7년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학퀴즈’에 출전, 22기 주장원에 오른 적이 있다. 이들 외에도 영화감독 이규형, 가수 김동률, SBS 한수진 아나운서, 김두관 전 경상남도 도지사 등이 ‘장학퀴즈’ 출신의 유명인이다.

EBS ‘장학퀴즈’ MC들은 총 15명이었다. 원종배 아나운서는 1997년 첫 방송부터 2004년까지 만 7년 동안 ‘장학퀴즈’의 진행자로 나섰고, 이아현·박정숙·우희진·염정아·송은이·류시현 등이 그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방송인 신영일이 만 8년 동안 ‘장학퀴즈’를 진행하며 역대 최장기 MC로 이름을 올렸고, 개그맨 송은이는 약 3년 동안 ‘장학퀴즈’를 책임지며 가장 오랫동안 ‘장학퀴즈’를 진행한 여성 MC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방송인 김일중·이지애가 ‘장학퀴즈’의 안방을 지키고 있다.

EBS ‘장학퀴즈-학교에 가다’ 동두천중앙고 편에 출연한 산악인 엄홍길 / 사진제공=EBS
EBS ‘장학퀴즈-학교에 가다’ 동두천중앙고 편에 출연한 산악인 엄홍길 / 사진제공=EBS
# 변화하는 ‘장학퀴즈’
‘장학퀴즈’가 지난 43년 동안 고교생들을 위한 퀴즈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던 이유는 안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학퀴즈’는 개인전·팀전·서바이벌제·연승제·학교대항전 등 꾸준히 다양한 포맷을 모색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스튜디오를 벗어나 전국 각지 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장학퀴즈-학교에 가다’로 변신을 시도했다.

‘장학퀴즈-학교에 가다’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5인조 10개 팀의 학생들이 합심해 100개의 별을 모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50인 학생들이 함께하는 객관식 퀴즈와 10인 퀴즈·5인 퀴즈·1인 퀴즈, 주관식 퀴즈 등 총 3라운드를 거쳐 100개 이상의 별을 모으면 학교에 장학금이 수여되는 방식이다. 또한, 퀴즈뿐만 아니라 서포터즈 미션, 반별 미션, 장기 자랑 등 다양한 재미와 볼거리를 더했다.

졸업생 선배들이 깜짝 방문해 후배들과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선배가 쏜다’ 코너는 연예인을 비롯해 학교를 빛낸 각 분야 선배들이 출연, 후배들에게 간식과 보너스 힌트를 선물하고 멘토링 강의로 감동을 선사한다. 최근 방송된 ‘동두천 중앙고’ 편에서는 산악인 엄홍길과 개그맨 유민상이 선배로 등장했으며, 지난 21일 1,000회 ‘대구 상원고’ 편에서는 전 야구선수 양준혁이 모교를 찾아 후배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장학퀴즈’ 황세연 PD는 “경쟁이 과열된 요즘,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도전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현장에서 학생들이 발산하는 에너지나, 그들이 던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퀴즈와 함께 잘 녹여내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고, “전국의 고등학교를 모두 돌 때까지 ‘장학퀴즈-학교에 가다’가 계속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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