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 캡처
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 캡처
모든 사람들은 꼰대들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한다. 때로는 날선 말로, 모진 말로 걱정을 표현하기도 해 꼰대들의 서운함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꼰대들은 생각보다 건강하고, 심심하지 않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tvN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 1회에서는 낭만을 즐기는 ‘꼰대’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지루할 것이라 예상했던 ‘꼰대’들의 이야기는 그 어떤 젊은이들의 삶보다 낭만이 있었고, 흥이 넘쳤다.

극 중 오충남(윤여정)은 천오백 원짜리 동네 콜라텍을 즐기는 장난희(고두심)에게 “꼰대를 꼰대라 부르지 청춘이라고 하냐?”라고 말한다. 스스로 꼰대임을 자처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보인 ‘꼰대’들의 모습은 청춘이라 불러도 무방했다. 어떤 ‘꼰대’가 흥을 즐기기 위해 콜라텍을 드나들고, 근육질 옆집 남자에게 설렘을 느낀단 말인가.

그렇지만 분명 ‘꼰대’의 모습도 있었다. 학력으로 사람을 차별하기도 하고, 가부장적인 성격으로 남의 집 딸의 결혼 에 대해 시시콜콜 떠들기도 했다. 술을 먹고 자기 자랑을 내뱉는 어른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꼰대’였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없는 ‘꼰대’들의 동창회에서 본색을 드러낸 ‘꼰대’들은 그 옛날 청춘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결국 우리가 ‘꼰대’라 말하는 모습은 지나온 세월의 증거였던 것이다.

이 모든 ‘꼰대’들을 관망하는 장난희의 딸 박완(고현정)은 “노인과 어른은 분명히 달라”라고 말한다. 드라마에 따르면 완의 말처럼 노인과 어른은 분명 다르다. 어른은 책임감으로 둘러싸여 자신의 체면을 챙기지만, 노인은 책임감은 잠시 밀어두고 자신의 낭만을 챙겼다. 자동차가 고장나고 대소변이 급한 악재에도 하하호호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작가 노희경은 지난 4일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드라마 기획 의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30대와 20대를 비교해 어떤 것 같은가. 많이 늙은 것 같은가. 난 아직도 30대와 40대 때의 마음이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물론 눈이 침침해지고 귀가 잘 안 들리는 등 신체적인 기능은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속에 있는 마음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끔 신체가 늙었다고 마음마저 늙었다며 노인들을 폄하하고 오해하곤 한다. 10대, 20대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면 60, 70대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청춘의 마음을 간직하며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꼰대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노희경의 말은 첫 회만으로도 증명됐다.

젊은이들은 인생의 낭만을 챙길 줄 아는 ‘꼰대’들을 무시하기 일쑤다. 젊은 사람들은 “아휴, 저 꼰대들”, “꼰대들 이야기를 누가 좋아해”라며 투덜거린다. 하지만 ‘디어 마이 프렌즈’는 ‘꼰대’도 낭만이 있고 행복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 ‘꼰대’들은 혼자서도 충분히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멋진 청춘들이었다.

‘꼰대’들의 낭만을 그리는 ‘디어 마이 프렌즈’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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