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피리부는 사나이
피리부는 사나이
지난 26일 tvN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가 막을 내렸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위기의 상황에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위기 협상팀’과 시대가 낳은 괴물 ‘피리부는 사나이’의 대립을 그린 드라마로 신하균, 조윤희, 유준상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방영 이후 기대만큼의 시청률 성적을 내진 못 했지만 ‘피리부는 사나이’는 쫄깃한 협상극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많은 이들의 호평을 얻었다. 그런 ‘피리부는 사나이’가 많은 것을 남기고 종영했다.

# 다수를 일깨우는 소수의 목소리
‘피리부는 사나이’는 ‘테러리스트’ 피리부는 사나이를 통해 대중의 경각심을 일깨우며 사회적 메시지를 남겼다. ‘피리부는 사나이’에는 다양한 테러범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 과거 안타까운 사연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테러범이 된 인물들이었다. 과거 피해자였던 이들은 소중한 이들을 구하고자,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세상에 항변했지만 아무도 이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소중한 것들을 잃을 수밖에 없었으며 세상의 복수를 위해 피와 원망으로 얼룩진 테러범으로 변했다.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테러범들의 처절한 절규는 현실 속 고통받는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간극을 그려내며 ‘진짜 정의’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 ‘피리남’ 유준상의 재발견
그간 자상한 남편, 로맨틱한 애인 등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유준상은 이번 ‘피리부는 사나이’를 통해 완벽 변신을 시도했다. 유준상은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날카롭고 냉철한 앵커 윤희상이자 테러리스트 피리부는 사나이로 변신한 것. 윤희상은 극 초반 범죄를 증오하며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로 테러범과의 대립을 예고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윤희상이 바로 테러범 피리부는 사나이였던 것. 유준상은 앵커와 테러리스트를 오가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섬뜩함을 선사하며 긴장감을 끌어냈다. 시청자들은 극의 몰입감을 선사한 유준상의 새로운 면모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 뜨거운 표절 논란
종영을 얼마 안 남기고 ‘피리부는 사나이’의 표절 논란이 일었다. 웹툰 작가 고동동이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가 자신의 공모전 작품 ‘순환선’을 표절했다고 주장한 것. 이에 드라마 대본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는 여러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웹툰 작가 고동동은 드라마와 자신의 작품의 유사성을 꼼꼼히 비교하며 표절에 관련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력한 입장을 표했다. 갑자기 대두된 ‘피리부는 사나이’의 표절 논란으로 인해 많은 시청자가 놀랐다. 그간 ‘피리부는 사나이’는 연기자들의 호연을 비롯해 탄탄한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기에 시청자는 더욱 당혹스러웠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표절에 대한 논쟁은 끝은 보이지 않는다.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두 작가는 법적 공방전까지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피리부는 사나이’가 하루빨리 표절 논쟁을 끝내고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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