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김하진, 장진리, 박수정, 이은호, 한혜리, 윤준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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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병신년(丙申年) 설에도 연예계는 ‘열일’했다. 영화, 가요, 방송계 할 것 없이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덕분에 시청자는 풍부한 볼거리로 풍족한 명절을 지냈다. 그러나 모두가 박수를 받을 수는 없는 법. 언제나 ‘잘’ 한 것과 ‘못’ 한 것은 함께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올 설날 가장 빛을 본 프로그램, 또는 인물은 누구인가. 연휴가 지나고 지루한 일상에 복귀한 이 때! 텐아시아가 그를 조명하려 한다.

# ‘검사외전’을 봤다면, 잊지 못하리. 강동원의 붐바스틱
'검사외전' 강동원
'검사외전' 강동원

“붐.바.스.틱~붐붐붐♪♬” 이 지독한 중독성이라니. 강동원의 변신을 종합선물세트로 만끽할 수 있는 ‘검사외전’에서 그 변화의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다름 아닌 ‘붐바스틱’ 댄스다.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에 빙의한 강동원은 선거운동원으로 등장, 제시 마타도르(jessy matador)의 히트곡 ‘붐바(Bomba)’ 멜로디에 맞춰 뽕~필~충만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거침없이 망가져주자는 살신성인 정신에 귀여움을 보너스로 장착한 그의 춤사위에 극장 여기저기에서 ‘어머!’ ‘어머머~!’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는 신빙성 있는 후기들이 전해진다. 이 장면에서 강동원은 로봇춤, 웨이브, 부비부비 댄스까지 대방출하며 역사에 길을 남을 ‘강동원 is 뭔들’ 영상을 완성했다. 한편 이 춤은 지난 2012년 화제가 됐던 ‘광주 이색 선거운동’ 영상을 패러디한 것으로 ‘검사외전’ 열풍에 해당 영상을 찾아 성지순례를 떠나는 네티즌들이 들끓고 있다고. 현장 애드립으로 탄생했다는 이 춤에 극장가가 들썩였으니, 병신년 설 연휴 진정한 신의 한 수가 아니었을까 싶다.(정시우 기자)

# 돌아온 ‘슈가맨’, 수찬이 아빠 차태현!

'슈가맨' 차태현
'슈가맨' 차태현


지난 9일 설 특집으로 꾸며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 등장한 차태현. “몰라? 이 노래 몰라?”라는 물음에 10대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비록 곡은 태반이 몰랐지만, 노래의 주인공 ‘차태현’을 모르는 10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맹활약을 펼친 그는 사실 음악 프로그램 1위를 거머쥔 바 있는 ‘가수’였다. ‘아이 러브 유(I LOVE YOU)’라는 명곡을 내놓고, 가요계까지 섭렵한 차태현. 윤종신을 프로듀서로 앞세우고, 현재의 아내(거목)를 작사가로 데뷔시키며 공을 들였으나 이내 자취를 감췄다. 그런 그가 ‘슈가맨’으로 부활했다. 힘 넘치는 독수리춤으로 그날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특유의 솔직한 입담으로는 큰 웃음도 안겼다. 자신의 노래를 재해석할 정준영을 향해서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면서도, 대결 상대인 강성연(보보)과 윤하에게는 “기대된다”고 부추기는 등 가식 없는 모습으로 일관한 그. 화려한 점핑으로 등장, 더 화려한 독수리춤으로 객석을 장악했고, “배우로서의 인기로 1등을 하는 것이 미안했다”는 속내를 드러내며 잔잔한 감동까지 안긴 차태현, 이번 설을 빛낸 인물로 손색이 없다. (김하진 기자)

# 방송의 본분 잊은 ‘본분금메달’, 걸그룹 수고는 금메달 감이오

본분금메달
본분금메달


설 연휴 ‘본분’을 지키기 위한 걸그룹 멤버들의 활약은 눈물겨웠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2 파일럿 예능 ‘본분금메달’에 따르면 걸그룹의 본분이란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지켜야 하는 예쁜 비주얼, 프로필 체중과 실제 체중이 정확히 일치하는데서 오는 정직함, 순간의 짜증에도 미간조차 찌푸리지 않는 보살정신 등이다. 이 본분이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 철봉에 매달리고, 영하 13도의 혹한 속에 3분간 겉옷도 없이 섹시댄스를 춰야 했던 걸그룹들은 무방비 상태로 몸무게가 공개되는 수모를 겪고, 아유를 들어도 활짝 웃었다. 걸그룹 멤버들의 자의반 타의반 희생은 일차원적인데다 가학적이기까지 한 이 기획에 겨우 숨을 불어넣었다. 이날 여자 아이돌들의 수고는 모두 금메달감이었고, ‘본분금메달’에서 방송의 본분을 잊은 것은 정작 KBS였을뿐이다. (장진리 기자)

# 오마이걸 지호, 엄마 미소 부르는 귀여운 먹스타 탄생

'먹스타 총출동' 오마이걸 지호
'먹스타 총출동' 오마이걸 지호


김정민, 틴탑 리비, 김민경 사이에서 작은 소녀가 승리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대결 종목은 ‘짜장면 한 그릇 빨리먹기’ 대회!! 김정민, 리키는 제칠 수 있다고 치자. 먹방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의 홍일점 김민경까지 졌다. 1등의 주인공은 바로 걸그룹 오마이걸의 지호. 39초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을 세웠다. 비록 설특집 예능 SBS ‘먹스타 총출동’ 속 작은 코너의 결과지만, 먹방을 펼치는 와중 절로 뽐내지는 비주얼까지, 지호의 반전 매력이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든 순간이다. 방송 내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리액션하던 어린 소녀가 뇌리에 남았다. (박수정 기자)

# 모두를 울린 장윤정의 ‘초혼’

'판타스틱 듀오' 장윤정
'판타스틱 듀오' 장윤정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장윤정과 서형욱 할아버지의 ‘초혼’은 난 자리 사이로 불어드는 노래였다. 고(故) 이봉님 여사를 향한 연가이자 진혼곡이었다. 또한 서형욱 할아버지를 위로해주는 노래이기도 했다. 장윤정은 흐느꼈고, 그 바람에 노래 몇 소절을 제대로 부르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흐느낌은 장윤정이 얼마나 따뜻한 진심으로 노래를 부르는가를 반증하는 것이었다. 울음 섞인 완창, 그것은 (모 방송사가 1시간 30분 동안 ‘삽질’해가며 보여주려 했던) 가수로서의 ‘본분’이었다. (이은호 기자)

# 예능 전쟁 속 보석 같은 명절 드라마 ‘로스타임’

'로스타임'
'로스타임'


짝!짝!짝! 우후죽순 쏟아진 예능 속에서 고군분투한 드라마 KBS2 ‘기적의 시간 : 로스타임(이하 로스타임)’에게 박수를 보낸다. 명절 특집 몇 안 되는 ‘특집 드라마’ 중 하나였던 ‘로스타임’. 사라져가는 명절용 드라마 속에서 보석 같은 명작으로 살아남았다. 명절 특집 생존법칙에는 두 가지 큰 숙제가 있다. 모든 가족들이 둘러앉아 보는 TV인만큼 웃음, 감동을 선사해야하는 것. 한 가지만해도 벅찬 숙제를 ‘로스타임’은 모두 잡아버렸다. 신파로 쥐어짜는 눈물도, 과도한 몸개그로 인한 억지웃음도 없었다. 담백한 웃음, 절로 우러나오는 감동으로 가뭄 같은 ‘명절 드라마’ 속에서 살아남았다. 짝!짝!짝! 여러모로 고생한 ‘로스타임’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한혜리 기자)

# 안정환, 노인 분장에도 숨길 수 없었던 예능감

준필 꺼
준필 꺼


백발의 할아버지가 예능 그라운드를 날아다녔다. 안정환은 지난 8일 방송된 MBC 설 특집 파일럿 ‘미래일기’에서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맹활약을 펼치며 ‘미래일기’ 정규편성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80세 독거노인으로 변신한 안정환은 지하철에서 만난 꼬마와 외국인에게 인지도 조사를 하는가 하면, 삼삼오오 모여 축구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인생의 쓴맛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심지어 반려로봇과도 케미를 만들었다. 안정환은 ‘미래일기’의 감동 코드까지 정확히 짚어냈다. 그는 “사람을 그리워해 본 것이 오랜만이다. 80세 혼자 있지 않게 노력해야겠다. 우리 가족이 오래 같이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안정환은 리환이가 없어도, 김성주가 없어도 충분히 예능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판타지스타’ 안정환이 가진 발군의 예능감이 빛났던 설 연휴였다. (윤준필 기자)

글. 정시우 기자 siwoorain@, 김하진 기자 hahahajin@, 장진리 기자 mari@, 박수정 기자 soverus@, 이은호 기자 wild37@, 한혜리 기자 hyeri@, 윤준필 기자 yoon@
편집. 한혜리 기자 hy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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