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우리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지난 10일 KBS2 ‘발칙하게 고고’가 12회를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강연두(정은지)와 김열(이원근)은 아기자기하게 사랑을 키워나갔고, 서하준(지수)은 아버지의 무자비한 권력 아래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동재(차학연)는 신체접촉장애를 극복하고 다시 농구를 시작했고, 권수아(채수빈)는 잘못된 것을 올바르게 바로잡아나갔다. ‘발칙하게 고고’는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발칙하게 고고’가 시작을 알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이은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 “현실에서 어른들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라’고 강요한다. 이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도 모두 오늘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누군가는 알려줘야 한다. 현실은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만 말한다. 드라마 역시 수많은 사회의 부조리를 얘기하지만 제대로 된 희망을 말하진 않는다. 그 희망을 보여줄 곳은 아직 학교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치어리딩을 통해 시청자들께 응원을 전달하려 한다.”

감독의 말처럼 ‘발칙하게 고고’는 치어리딩 대회 출전이라는 과정 안에 10대의 현실을 담았다. 이들이 보여준 10대의 현실은 반짝반짝 빛나기도, 끔찍할 만큼 잔혹하기도 했다. 스펙전쟁, 입시지옥, 사교육경쟁, 교육비리, 게다가 가정폭력까지. ‘발칙하게 고고’가 담은 잔혹한 현실은 꽤나 많았다. 명문 세빛 고등학교 안에서 학생들은 계층을 구분하고,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자비 없는 경쟁을 부추겼다.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권수아는 부모님의 로드맵에 따라온 우등생이자, 스펙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독한 악녀였다. 김열은 이혼한 부모님 때문에 사랑이 그리운 전교 1등이었다. 또, 서하준은 아버지의 폭력 아래 지배당해온 인물이었다. 이렇게 세빛고 학생들은 저마다 힘든 상황에 놓인 10대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이러한 각박한 현실 안에서도 세빛고 학생들은 희망을 찾았다.

“살아 있는데 어떻게 죽은 듯 지내. 지금 행복하면 안 되는 거야?”라는 강연두를 시작으로, 아이들은 행복을 찾기 위해 저마다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3일 10회에서는 자살을 결심한 수아는 유서를 통해 어른들이 강요하는 ‘내일의 행복’이 거짓이라고 말했다. ‘오지라퍼’, ‘행복 바이러스’ 강연두는 아이들의 방향성을 제시했고, 권수아는 아이들에게 현실의 심각성을 깨닫게 했다. 결국 아이들은 진짜 행복을 찾아 나서게 됐다. 10대의 대변인이 된 아이들은 치어리딩이라는 ‘행복 추구 여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꼴찌. 드디어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친 치어리딩 팀은 자신감이 넘쳤다. 결과는 지역대회 꼴찌. 전교 1등의 엄친아 김열도, 만년 전교 2등 수아도 처음 맛보는 패배였을 것이다. ‘꼴찌’라는 기록을 통해 ‘발칙하게 고고’는 또 한 번 냉정한 현실을 그려냈다. 허나 이는 아이들에게 성장이 남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세빛고 학생들, 현실 속 10대들의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세빛고 학생들은 시청자들에게 소리쳤다. “내일 행복하기 위해 오늘을 버리지 말자.”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2 ‘발칙하게 고고’ 포스터,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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