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My Name is 박소담.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고, 작고, 아담한’, 우리가 아는 그 ‘소담스럽다’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엄마랑 아빠가 나랑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며 요즘에도 참 잘 지은 거 같다고 얘기하신다.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을 보신 분들은 내 키가 엄청 큰 줄 아시는데, 165cm다. 가장 건강한 학생으로 나와야 해서 일부러 피부를 태우고 건강해 보이려고 노력해서 그렇지, 그리 크진 않다. ‘소담스럽다’. (웃음)
올해 스물다섯으로, 대학을 졸업한 지 1년 반 정도 됐다. 고1 때 뮤지컬을 보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입시 준비를 한 뒤 한예종(연극원 연기과)에 들어갔다. 처음엔 무대 연기를 하고 싶어 시작한 거였는데 학교에서 영상원 작업을 하게 되면서 카메라 연기를 접하다 보니 세밀한 감정 표현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하게 됐다. 학교는 휴학 한 번 없이 다녔다. 그런 사람이 동기 중엔 나밖에 없더라. (웃음)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연기하는 게 마냥 즐겁고 좋았다. 학교에 다니면서 찍었던 단편과 독립영화들이 영화제에 가게 되면서 그걸 보신 감독님들이 연락을 주시거나, 촬영하면서 만났던 스태프분들이 오디션 한 번 보지 않을래 하시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상업영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첫 상업영화는 ‘베테랑’이다. ‘베테랑’을 찍고, ‘사도’를 찍고, ‘경성학교’를 찍었다. 차근차근 순서대로 단역, 조연, 주연을 한 건데 ‘경성학교’가 먼저 개봉을 하게 된 거였다. 첫 주연을 맡았던 ‘경성학교’를 할 땐 부담도 많았고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컸다. 감독님께서 “넌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많이 믿어주시고 용기를 주신 덕분에 그 부담이 나중엔 좋은 부담감이 되었다. 얼마 전 KBS2 ‘드라마스페셜 2015-붉은달’에서 화완옹주를 연기했다. 내 첫 드라마다. 곧 개봉할 영화 ‘사도’와 마찬가지로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에서 맡았던 내인 문소원은 조금은 얄미운 캐릭터인데, 드라마에서 연기한 화완옹주는 신(新)여성 같은 인물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중심을 똑바로 잘 잡고 가는 멋있는 여자다. 무게 있고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으실 거다.
온스타일 드라마 ‘처음이라서’에 출연하게 되었다. 20대 청춘들의 사랑과 모든 것의 ‘처음’에 관한 내용이다. 그동안 워낙 대선배님들과 연기를 많이 했던 터라 현장에서 또래를 만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되어 재미있게 만들어 보려 한다. 극중 인물들의 설정이 어려서부터 친구인 사이들이라 모여서 리딩도 많이 하고, 어제도 카메라 테스트를 하며 또 한 번 제대로 맞춰 봤다. 다들 성격도 좋고 발랄하다. 뭉치면 엄청 시끄럽다. 평소에 친구들을 만나서 하는 것처럼 특별할 건 없는데, 사진 찍고 수다 떨고 그런다. 어제도 슛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서로 장난을 쳐서 웃음 참느라 힘들었다. 특히 (이)이경 오빠가 분위기 메이커다. 다들 오빠(형) 없으면 안 될 거 같다고 한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긴장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풀어준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김윤석 선배님은 광주에서의 아버지 같았다. 아직은 영화 속 내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영화를 보면 나인 줄 알아보기 힘드실 거다. (웃음) ‘사도’를 찍을 땐 송강호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 주시고 밥 먹었느냐고 물어봐 주시며 많이 챙겨주셨는데, 그땐 내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서 선배님과 같이하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검은 사제들’의 윤석 선배님과는 오랜 시간 동안 촬영했는데 한 달 동안 집에 못 가고 광주에서 촬영했을 때, 꼭 광주에서의 아버지 같으셨다. 내가 괜히 긴장했구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분이셨다. 연기하는 데에 있어서 상대 배우를 편하게 해주시는 것부터 너무 감사했다.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아이디어도 주시고, 용기도 주셨다.
연기는 언제나 재미있지만, 나 혼자선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항상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이는 없다고 하셨다. 재미있게, 즐겁게 해야 한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연기는 늘 재미있다. 지금은 이게 일(직업)이 되었지만 즐기지 않으면 그땐 아마 할 수 없을 거다. 그런데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연기는 재미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연기를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같이 해 나가는 거다. 역할에 대해 상상해 본 것들은 감독님께 항상 여쭤보며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연기를 할 땐 나에게도, 감독님이나, 상대 배우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언제나 같이 만들어 가고 싶다.
난 ‘밝음 8, 어둠 2′ 정도의 사람인 거 같다. 여태까지 감정을 억누르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는 말도 많고 활발하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운동도 한 자리에서 하는 것보다 활동적인 게 좋고. 올여름이 가기 전에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수상스키 타는 것도 좋아한다.
인간적인 배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한다. 꾸준히 열심히 해서 내 이름을 듣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게끔 잘해보고 싶다. 아직은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어서 일단은 마음을 다해 연기하고 있다. 그 진심이 나중엔 꼭 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라 하면, 작년이랑 올해에 찍은 작품들이 이번 년에 다 개봉하게 되었는데, 2015년엔 박소담이란 배우가 있구나 정도만 알아주셔도 뜻깊을 거 같다. 나를 처음으로 내보이는 해니깐 열심히 해야지.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올해 스물다섯으로, 대학을 졸업한 지 1년 반 정도 됐다. 고1 때 뮤지컬을 보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입시 준비를 한 뒤 한예종(연극원 연기과)에 들어갔다. 처음엔 무대 연기를 하고 싶어 시작한 거였는데 학교에서 영상원 작업을 하게 되면서 카메라 연기를 접하다 보니 세밀한 감정 표현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하게 됐다. 학교는 휴학 한 번 없이 다녔다. 그런 사람이 동기 중엔 나밖에 없더라. (웃음)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연기하는 게 마냥 즐겁고 좋았다. 학교에 다니면서 찍었던 단편과 독립영화들이 영화제에 가게 되면서 그걸 보신 감독님들이 연락을 주시거나, 촬영하면서 만났던 스태프분들이 오디션 한 번 보지 않을래 하시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상업영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첫 상업영화는 ‘베테랑’이다. ‘베테랑’을 찍고, ‘사도’를 찍고, ‘경성학교’를 찍었다. 차근차근 순서대로 단역, 조연, 주연을 한 건데 ‘경성학교’가 먼저 개봉을 하게 된 거였다. 첫 주연을 맡았던 ‘경성학교’를 할 땐 부담도 많았고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컸다. 감독님께서 “넌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많이 믿어주시고 용기를 주신 덕분에 그 부담이 나중엔 좋은 부담감이 되었다. 얼마 전 KBS2 ‘드라마스페셜 2015-붉은달’에서 화완옹주를 연기했다. 내 첫 드라마다. 곧 개봉할 영화 ‘사도’와 마찬가지로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에서 맡았던 내인 문소원은 조금은 얄미운 캐릭터인데, 드라마에서 연기한 화완옹주는 신(新)여성 같은 인물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중심을 똑바로 잘 잡고 가는 멋있는 여자다. 무게 있고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으실 거다.
온스타일 드라마 ‘처음이라서’에 출연하게 되었다. 20대 청춘들의 사랑과 모든 것의 ‘처음’에 관한 내용이다. 그동안 워낙 대선배님들과 연기를 많이 했던 터라 현장에서 또래를 만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되어 재미있게 만들어 보려 한다. 극중 인물들의 설정이 어려서부터 친구인 사이들이라 모여서 리딩도 많이 하고, 어제도 카메라 테스트를 하며 또 한 번 제대로 맞춰 봤다. 다들 성격도 좋고 발랄하다. 뭉치면 엄청 시끄럽다. 평소에 친구들을 만나서 하는 것처럼 특별할 건 없는데, 사진 찍고 수다 떨고 그런다. 어제도 슛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서로 장난을 쳐서 웃음 참느라 힘들었다. 특히 (이)이경 오빠가 분위기 메이커다. 다들 오빠(형) 없으면 안 될 거 같다고 한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긴장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풀어준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김윤석 선배님은 광주에서의 아버지 같았다. 아직은 영화 속 내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영화를 보면 나인 줄 알아보기 힘드실 거다. (웃음) ‘사도’를 찍을 땐 송강호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 주시고 밥 먹었느냐고 물어봐 주시며 많이 챙겨주셨는데, 그땐 내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서 선배님과 같이하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검은 사제들’의 윤석 선배님과는 오랜 시간 동안 촬영했는데 한 달 동안 집에 못 가고 광주에서 촬영했을 때, 꼭 광주에서의 아버지 같으셨다. 내가 괜히 긴장했구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분이셨다. 연기하는 데에 있어서 상대 배우를 편하게 해주시는 것부터 너무 감사했다.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아이디어도 주시고, 용기도 주셨다.
연기는 언제나 재미있지만, 나 혼자선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항상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이는 없다고 하셨다. 재미있게, 즐겁게 해야 한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연기는 늘 재미있다. 지금은 이게 일(직업)이 되었지만 즐기지 않으면 그땐 아마 할 수 없을 거다. 그런데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연기는 재미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연기를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같이 해 나가는 거다. 역할에 대해 상상해 본 것들은 감독님께 항상 여쭤보며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연기를 할 땐 나에게도, 감독님이나, 상대 배우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언제나 같이 만들어 가고 싶다.
난 ‘밝음 8, 어둠 2′ 정도의 사람인 거 같다. 여태까지 감정을 억누르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는 말도 많고 활발하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운동도 한 자리에서 하는 것보다 활동적인 게 좋고. 올여름이 가기 전에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수상스키 타는 것도 좋아한다.
인간적인 배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한다. 꾸준히 열심히 해서 내 이름을 듣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게끔 잘해보고 싶다. 아직은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어서 일단은 마음을 다해 연기하고 있다. 그 진심이 나중엔 꼭 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라 하면, 작년이랑 올해에 찍은 작품들이 이번 년에 다 개봉하게 되었는데, 2015년엔 박소담이란 배우가 있구나 정도만 알아주셔도 뜻깊을 거 같다. 나를 처음으로 내보이는 해니깐 열심히 해야지.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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