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그리맘’
MBC ‘앵그리맘’
MBC ‘앵그리맘’

[텐아시아=장서윤 기자] 명불허전 김희선이었다. 7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의 김희선은 ’90년대를 풍미한 청춘스타’나 ‘추억 속의 책받침 여신’이 아닌 2015년 현재를 살아가는 ‘엄마 김희선’의 모습을 오롯이 보여첫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첫 회부터 김희선의 모습은 강렬했다. 딸 아란(김유정)이 학교폭력 피해자임을 안 조강자(김희선)는 자신이 직접 해결사로 나선다.

걸쭉한 욕설 연기로 시작해 코믹과 액션을 오가는 모습 속에 담긴 것은 아이를 향한 엄마의 뼈아픈 반성과 모성이었다. 강자라는 인물의 모성애에서 시작된 감정은 학교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면밀히 들여다 보면서 학교폭력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변화무쌍한 캐릭터의 연기를 물흐르듯 소화해 낸 김희선의 연기 내공이 살아 있었다. 고교 2학년 시절 데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모와 발랄함으로 1990년대를 주름잡은 김희선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다. 어느덧 결혼을 하고, 아이 엄마가 된 김희선은 3년 전 SBS ‘신의’를 시작으로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며 이전에 비해 훨씬 친근해진 모습으로 대중에 한 발짝 성큼 다가왔다.

MBC ‘앵그리맘’
MBC ‘앵그리맘’
MBC ‘앵그리맘’

KBS2 ‘참 좋은 시절’을 거쳐 복귀 후 세 번째 작품인 ‘앵그리맘’에서는 드디어 포텐이 터졌다. 사실 그로서 ‘앵그리맘’은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은 그에게는 진심이 서려 있었다. 올해 유치원에 입학하는 딸 연아를 생각하면서 “내 딸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학교 폭력 문제가 더 마음으로 다가왔다는 그는 촬영하면서 “몰랐던 모성애를 조금씩 깨닫고 있고,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엄마 입장에서 깊은 사랑을 잘 표현해내고 싶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말처럼 몸을 던진 모성애를 보여주었다. 엄마로서의 진심이 담긴 연기였기에 코믹과 액션, 정극 연기를 오가는 모든 모습이 빡빡한 드라마 일정 속에서도 어색함 없이 그려졌다.

고등학생 시절 풋풋한 청춘 스타로 데뷔해 청순한 브라운관 여주인공 역할을 도맡아했던 김희선의 ‘엄마 도전’이 어떻게 그려질지는 방송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희선 또한 “처음에는 엄마 역할 제의에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었다며 “그러나 예전에는 인형처럼 예쁘게 앉아 눈물 흘리는 역할만 했다면 ‘앵그리맘’에서는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오열한다”며 한층 폭넓어진 연기에 대해 들려준 바 있다. 뚜껑은 연 ‘앵그리맘’은 데뷔 이래 연기력보다는 뛰어난 외모에 대한 평가가 더 많았던 김희선에게 연기력에 대해 재평가받은 기회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실제로는 열다섯 살 차이나는 극중 고복동 역의 지수와도, 딸인 아란 역의 김유정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호흡도 한 몫했다. 김희선은 더 이상 ‘예쁜 외모의 90년대 청춘스타’가 아니다. ‘앵그리맘’으로 존재감을 입증한 그는 현재성을 확실히 획득한 그만의 넓은 연기 폭이 가능한 변화무쌍한 스펙트럼의 여배우로 우뚝 섰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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