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얼굴' 서인국
'왕의 얼굴' 서인국
‘왕의 얼굴’은 끝났지만, 서인국의 앞으로가 기대를 높인다.

KBS2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이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 선조(이성재)의 죽음과 도치(신성록)의 최후가 그려졌다. 마침내 왕위에 오른 광해(서인국)은 과거의 아픔과 원한을 모두 떨쳐버리고 가희(조윤희)에게도 이별을 고했다.

파란만장한 16년간의 세자기간을 버텨내고 용상에 오른 광해는 백성들을 위해 대동법을 시행하는 등 백성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군주의 모습을 보였다.

그간의 갈등이 해소된 ‘왕의 얼굴’ 최종회는 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로 막을 내렸다.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뒷심을 발휘했으며, 수도권 기준으로는 10%를 기록하여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11월 19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23회를 끝으로 종영한 ‘왕의 얼굴’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도자는 자신이 아닌 백성의 얼굴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비록 시청률은 내내 한자릿수에 머물었으나, 서인국이라는 배우의 성장은 이번 드라마가 보여준 큰 성과였다.

서인국은 18세에 세자자리에 올라 16년째 온갖 위협과 모함을 참고 견디며 불굴의 의지를 보여왔던 광해를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사극에는 첫 출연인 서인국은 연기파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 냈다.

이 같은 연기 성장의 뒤에는 서인국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찬바람에 손이 곱아드는 촬영장에서도 대본을 꼭 쥔 채 극 전개를 꼼꼼히 체크하고 대사 연습을 반복하는 서인국은 현장에서 엄청난 연습벌레로 불렸다. 컷 소리가 나면 제일 먼저 모니터 앞으로 달려가 연기를 체크하고, 감독 및 다른 배우와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남다른 연기 열정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특히 천진난만한 ‘허당왕자’ 시절부터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는 군주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다채로운 변신을 거듭하며 군주로서 성장해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극 초반 앳된 얼굴로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궐 안팎을 누비던 허당왕자 시절, 서인국은 장난기 넘치는 철없는 왕자와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을 동시에 연기하며 청량한 이중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저잣거리의 소문난 관상쟁이 병풍도사로 분하거나, 관상가 시험에 넉살 좋게 응시한 꽃거지로 돌변하는 등 에너지 넘치는 무한 변신으로 극의 감초 역할까지 꿰차기도 했다.

극중 임진왜란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가 도래하며 서인국은 군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보여주기 위해 풋풋한 미소 대신 깊어진 눈빛으로 성숙한 남성미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전란 후에는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조선의 국본다운 아우라를 내뿜기 시작한 서인국. 눈빛부터 걸음걸이, 제스처, 목소리 톤까지 바꿔가며 전장에서의 7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압축해 냈다.

그런가하면 극 후반부에는 ‘왕의 얼굴’의 무게중심으로서 깊이와 중량감을 더하며 고뇌하는 군주 광해의 인간적인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이처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입체적인 캐릭터 광해를 연기하며 서인국 역시 나날이 성숙해지고 있어 극 중 광해의 일대기는 곧 배우 서인국의 성장담이기도 했다.

비단 이번 작품에서 뿐 아니라,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나날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서인국.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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