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다양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2014년 역시 2013년 ‘응사’ 신드롬에 이어 케이블 채널이 지상파를 능가하는 힘을 보여줬다. tvN은 지난 해 ‘응사’에 이어 ‘미생’으로 2년 연속 겨울을 뜨겁게 달궜으며, 올 상반기에는 ‘아내의 자격’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작가, 그리고 배우 김희애의 ‘밀회’가 JTBC를 빛낸 파워 콘텐츠가 되었다.

반면, 다시보기 채널 접근성이 높은 젊은 세대보다 본방 사수 하는 중장년 시청층 위주로 드라마를 제작해온 지상파는 더 이상 과거의 위세를 자랑하지 못하게 됐다. 지상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들린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채널로 인지되어 온 KBS는 ‘연애의 발견’ 등으로 케이블 채널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SBS ‘별에서 온 그대’나 MBC ‘기황후’, KBS ‘정도전’ 등 지상파 방송국에서 내세울 만한 드라마도 있었다.

텐아시아는 2014년을 밝힌 드라마 속 배우들을 꼽아보았다.

김희애
김희애
①김희애(JTBC ‘밀회’)

올 상반기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밀회’ 속 배우 김희애는 20세 나이차의 남자 제자와 여자 스승의 멜로라는 파격적인 드라마 주인공 오혜원을 연기했다.

드라마는 초반 파격적인 소재로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이후 인생 전반을 되돌이켜볼만한 인문학적 성찰로 보는 이의 가슴을 울렸다. 중년이 되어 자본의 힘이 휘둘리는 타락한 예술인 오혜원이 스무 살 청년의 순수함이 점차 동화되어 간다는 내용의 드라마는 드라마사에 남을 만한 여러 명장면과 명대사를 남겼다. 김희애는 ‘밀회’ 속 오혜원을 통해 스스로가 한없이 부끄러운 현대인의 자화상을 드러냈다. 섬세한 표현이 좋은 대본, 훌륭한 연출과 삼박자를 이뤘다는 평이다.

이 작품을 계기로 김희애는 또 다른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그녀의 차기작은 영화 ‘쎄시봉’이다.

유동근
유동근
②유동근(KBS ‘정도전’)

유동근에게 ‘정도전’은 꽤 뜻깊은 작품이었을 것이다. 그의 연기 인생에 꽤 또렷한 기억으로 남았을 사극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을 연기했던 것에 이어 18년 만에 만난 ‘정도전’에서는 이성계를 연기했다. 배우로서 꽤 의미있는 행보였을 것이다. 또 흐른 세월만큼의 변모도 보여주었다.

유동근의 이성계는 그 어떤 이성계보다 예민한 표현력을 요구하는 캐릭터였다. 사투리 대사는 물론, 의인으로서의 고뇌, 정치적 동반자들과의 우의와 갈등 등 역사적으로 너무도 잘 알려진 인물을 더욱 깊숙하게 파고들어 치밀하게 구현해낸 연기였다.

거인의 연기는 현 시대를 곱씹게 만드는 섬세한 대본과 만나 빛을 발했다. 이후 유동근은 가족극 ‘가족끼리 왜 이래’로 여전히 연기 중이다. 한없이 따사로운 이 시대 아버지의 자화상은 이성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TV를 밝히고 있다.

임시완
임시완
③임시완(tvN ‘미생’)

영화 ‘변호인’으로 호평 일색의 반응을 얻었던 임시완은 ‘미생’을 통해 날개를 달았다.

‘미생’은 이미 알려진대로 꽤 많은 스타급 배우들에게 캐스팅을 거절 당한 작품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드라마화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일부 배우들에게 외면을 받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들 모두가 땅을 치며 후회할 파워 컨텐츠가 됐다.

‘성균관 스캔들’과 ‘몬스타’ 등으로 청춘의 아픔에 따듯한 시선을 보내왔던 김원석 감독은 다소 드라이한 느낌의 원작과는 달리 인물 사이사이 온기를 불어넣었고, 그렇게 보다 많은 이들의 장그래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 임시완은 장그래의 얼굴을 통해 오늘날 20대가 가진 아픔을 때로는 사무치게 또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깊이있는 표현력과 높은 이해력은 임시완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올해를 빛낸 배우라는 이름이 결코 지나치지 않은 배우로 우뚝 서고 말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K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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