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스 카야
에네스 카야
에네스 카야

그토록 달변이었던 방송인 에네스 카야의 입에서 해명은 들을 수 없는 것일까.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며 한국인보다 더 보수적인 발언 그리고 토론 상황에 꼭 들어맞는 터키 속담을 소개해주는 등, 달변으로 한국 대중의 사랑을 받은 그가 2일 불륜설이 제기되자 출연 중인 방송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매체는 유부남인 에네스 카야가 미혼 여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뷸륜 보도의 사실 여부를 본인과 확인할 수 없다며 당황스러운 입장을 전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그가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터키로 돌아간다는 추측도 제기된 상황.

에네스 카야의 말문이 막힐 때도 있나보다. 에네스 카야는 이날 오후 기자들의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명확한 증거나 본인 확인 없이 그의 불륜 의혹과 관련 섣부른 보도를 할 수 없는만큼, 조속히 입장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만약 그 어떤 해명 없이 한국을 떠나거나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카메라 뒤로 숨어버린다면, 지금까지 그가 프로그램을 통해 쏟아놓은 발언들이 모두 무의미해질 수 있다.

에네스 카야는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해온 한국인보다 더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터키인이었다. 결혼, 이성교제, 교육은 물론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펼친 ‘비정상회담’에서 그는 때로는 극보수의 입장을 늘어놓아 출연자들 사이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한국인과 터키인은 형제국이다”를 강조하며 한국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이대로 그 어떤 해명이나 변명 없이 숨어버린다면, 그보다 무책임한 것은 없다. 에네스 카야는 지난 8월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외국에서 살고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살자’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또 방송에 나와 내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으며, 다만 지금까지의 에네스 카야는 이렇게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난 에네스 카야는 과연 누구였을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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