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왔다 장보리
이유리 왔다 장보리
배우 이유리가 처절한 악녀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결말로 향해가면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50회에서는 연민정의 유산 사실과 더불어 비단(김지영)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는 등 극적인 전개가 펼쳐진 가운데, 시청률 33.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해 동시간대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이 같은 드라마의 인기 배경에는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연민정의 악녀 연기가 있다. 이유리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연인과 아이, 친어머니까지 버리는 반인륜적인 행위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는 연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드라마의 갈등 요소를 오롯이 짊어지고 앞으로 나가고 있다.

극의 전개상 주인공 장보리(오연서)의 성공과 연민정의 몰락은 필연적인 결말이다. 또한 상상을 초월한 악행을 저질러 온 연민정에게 자비로운 결말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이는 것도 사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 속 희대의 악녀에 빠져들며 어느새 연민정이라는 인물 자체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연민정은 우연히 만난 장교수(안내상)와 비술채 침선장이 김인화(김혜옥)를 만난 뒤 자신을 고아라 속이고 이들의 후원을 받게 됐다. 이후 그들의 친딸이 장보리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이를 숨기고, 이들이 만나는 것을 방해하며 자신이 모든 것을 차지하고자 악행을 거듭해 왔다.

연민정은 옷짓는 솜끼를 타고난 보리의 능력을 알고 친모를 시켜 바느질을 하지 못하게 막는가하면, 자신이 버린 딸 비단(김지영)을 보리가 거둬 키운 것을 알면서도 도리어 미혼모라고 손가락질 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이처럼 철저하게 보리를 짓밟으며 원래는 보리가 누렸어야 할 것들을 모두 자신의 손아귀에 넣었다.

이러한 연민정의 악행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시청자들은 더욱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처음엔 연민정을 미워하고 욕하던 시청자들은 이상하게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자신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무서운 이중성과 가증스러운 연기로 주변사람들을 속이며 계속 버텨온 연민정의 근성을 시청자들마저 인정하게 된 듯하다. 연민정의 존재감은 어느새 주인공 보리를 넘어선 지경이다. 시청자들은 어느새 장보리가 행복을 찾길 바라기 보다는 못된 연민정이 벌받길 기다리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이유리의 공이 크다. 연민정에게 주어진 ‘암유발자’라는 별명은 이유리표 악녀 연기가 얼마나 실감나는지를 입증한다. 남편 이재희(오창석)와 시댁 식구들 앞에서는 착한 척 하지만 보리와 비단의 친부 문지상(성혁) 앞에서 감춰 둔 악녀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연민정의 소름끼치는 이중성은 ‘왔다 장보리’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가장 큰 힘이었다.

후반부로 가면서 자신의 비밀이 하나 둘 벗겨 질때에는 이중성 대신 뻔뻔함으로 캐릭터를 밀고 나갔다. 이유리는 잘못이 드러나도 눈 하나 깜짝 않고 금세 머리를 굴려 상황을 주도하는 연민정을 살벌한 표정으로 연기, 마치 연민정에게 빙의 된 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드라마 촬영 현장을 지나가던 시민이 열연하는 이유리를 향해 욕을 하는 메이킹 연상도 유명하다.

결말을 코 앞에 두고 마침내 연민정도 마침내 흔들리고 있다. 50회에서는 연민정의 유산을 알게 된 시부 이동후(한진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연민정은 아이가 유산됐음에도 돈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가 이재희의 등장으로 모두 들통났다. 또 연민정은 경합에서 이기기 위해 용보를 훔쳤고 그것이 가짜임을 알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극 말미 훔친 용보를 당당하게 내놓은 연민정의 모습이 또 한 번의 반전을 예고했다.

어떤 위기가 닥쳐 와도 살길을 도모해 온 연민정이지만 이제는 시청자들로 모두 알듯이 끝이 다가오고 있다. 장보리의 행복을 빼앗고도 이상하리만큼 당당하고 뻔뻔한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눈길이 가고 애착이 가는 악녀. 연민정은 최후까지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전망이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왔다 장보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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