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연애의 발견’
KBS2 ‘연애의 발견’
KBS2 ‘연애의 발견’

연애에서 다툼은 늘 지극히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내가 널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네가 날 사랑해줘야만 한다”는 마음을 감춘 가장 이기적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KBS2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 남자친구 하진(성준)을 향한 여름(정유미)의 사랑은 지극히 이기적인 것이었다. 여름은 전 남친 태하(에릭)로부터 받은 상처를 하진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다. 자신의 그 어떤 잘못도 용서해주고 어떤 순간에도 자존심을 먼저 세우지 않는 하진을 통해 그는 시시각각 다투기만 했던 과거 태화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에 연고를 바르려 했다.

하진은 여름의 그런 바람을 대부분 충족시켜 주었고, 상한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세우는 그런 남자가 되어 주었다. 의사인 하진에 비해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여름. 결혼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프러포즈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여름이었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용서하고 끌어안아주는 하진의 품 안에서 여름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문득 태하가 나타난다. 계속해서 얽히고설키게 되는 태하와의 관계 속에서 여름은 때로는 모호한 행동을 취해 하진을 상처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하진이 자신을 용서해주길 바라는 그 마음은 정말이지 이기적인 것이었다. 태하와 여름 역시 많은 시간을 나눈 깊은 사이었기에 그가 인생에 또 다시 뛰어든 순간, 쉽게 내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감정의 잔여물도 있을 수밖에 없으니 태하를 무조건 쳐내는 것 역시 본능적 감정에 어긋나는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하진에게 완벽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행동만큼은 나빴다. 그는 하진에게 좋은 여자친구는 결코 아니었다.

급기야 하진 앞에 아림(윤진이)이란 여자가 등장하고, 그의 존재가 여름에게 위협이 된 순간 가시를 세워 하진을 몰아세웠다. 그 순간에도 비겁하게 태하를 이용했다. 하진은 자신을 믿어주지 못하는 여름에게 화가 났다. 일순간 하진은 도리어 자신이 비겁한 남자가 돼버린 것이 억울했을 것이다. 그러니 아림과 함께있는 모습을 들킨 순간, 여름의 화를 풀어주지 않고 아림과 가버린 하진의 행동은 자신을 믿어주지 못하는 연인에 대한 일종의 항의다.

여름에게 잘못된 일, 죄책감을 느낄 마음을 품었다면 이 남자 그 자리에서 빌 수밖에 없는 그런 남자다. 하지만 도리어 더 당당하게 아림과 돌아섰다. 그것은 내 행동에 그 어떤 부끄러움도 없다는 하진의 굳건한 자존심 아니었을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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