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리얼 한국정착기-이방인’, KBS2 ‘나의 결혼 원정기’, SBS ‘열창클럽 썸씽’, ‘주먹쥐고 주방장’ 스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KBS1 ‘리얼 한국정착기-이방인’, KBS2 ‘나의 결혼 원정기’, SBS ‘열창클럽 썸씽’, ‘주먹쥐고 주방장’ 스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KBS1 ‘리얼 한국정착기-이방인’, KBS2 ‘나의 결혼 원정기’, SBS ‘열창클럽 썸씽’, ‘주먹쥐고 주방장’ 스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첫 대체휴일제가 실시된 올해 추석. 9월의 시작과 함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연휴를 맞아 방송가에서는 크고 작은 ‘추석 특집’ 프로그램들을 쏟아냈다. 종류도 다양했다. 최근 붐을 일으킨 ‘외국인 예능’부터 ‘음악 예능’, ‘여행 예능’까지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만났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안방극장 공략에 나선 추석 예능프로그램의 성적은 어떨까. 사실상 하반기 개편을 앞둔 전초전 성격이 강했던 이번 ‘파일럿 격전’을 되짚어봤다.

# 두 개의 ‘이방인’ 호평, 정규 편성 가능할까

올해 중순 예능계 새 바람을 불어넣은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바로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이다. 지난 7월 7일 첫 전파를 탄 ‘비정상회담’에는 무려 11명의 국적이 다른 외국인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비정상회담’은 KBS2 ‘미녀들의 수다’ 이후 다소 주춤했던 ‘외국인 예능’에 다시 불씨를 지폈다. 이런 ‘외국인 예능’의 인기는 추석 예능에도 여지없이 반영됐다.

MBC ‘헬로! 이방인’ 스틸
MBC ‘헬로! 이방인’ 스틸
MBC ‘헬로! 이방인’ 스틸

KBS와 MBC는 외국인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 다수를 선보였다. KBS는 세 명의 외국인의 한국 정착기를 담은 KBS1 ‘리얼 한국정착기-이방인’으로 ‘외국인 예능’과 ‘관찰 예능’의 접목을 시도했다. ‘리얼 한국정착기-이방인’은 요리사와 회사원, 그리고 트로트 가수로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삶을 다뤘고, 단순히 신변잡기성이 아닌 외국인들의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으로 호평받았다.

MBC가 선보인 ‘헬로! 이방인’은 좀 더 예능에 초점을 맞췄다. MBC ‘나 혼자 산다’로 예능계 블루칩으로 부상한 김광규가 진행은 맡은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 사는 남녀 외국인 출연자들이 추석을 맞아 게스트 하우스에 모여 친분을 다지는 토크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국인들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앞서 다수 예능으로 얼굴도장을 찍은 파비앙과 중국인 레이, 일본인 아키바 리에, 그룹 갓세븐의 잭슨 등이 주목받았다.

화제성 있는 출연진이 다수 출연한 결과 ‘헬로! 이방인’은 시청률 측면에서도 활짝 웃었다. 지난 8일 방송된 ‘헬로! 이방인’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7.4%(닐슨 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향후 정규 편성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 ‘쟁반 릴레이송’, ‘나가수’ 신선함 없었다

이번 추석 연휴에 ‘외국인 예능’과 함께 가장 두드러졌던 장르가 바로 ‘음악 예능’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각각 대형 MC와 스타들을 내세운 음악 예능을 내놓아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스타들의 인지도에 힘입어 화제성은 얻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KBS는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KBS2 ‘해피투게더’ 속 코너 ‘쟁반 노래방’을 되살려냈다. 신동엽과 아이유의 진행된 KBS2 ‘쟁반 릴레이송’은 신용재, 에일리, 케이윌, 허각 등 실력파 가수들을 초대해 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이문세의 ‘붉은 노을’,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을 비롯해 아이유의 ‘좋은 날’, 김범수의 ‘보고싶다’ 등 세대를 넘나드는 히트곡을 소화했다.

MBC ’2014 나는 가수다’ 방송 화면 캡처
MBC ’2014 나는 가수다’ 방송 화면 캡처
MBC ’2014 나는 가수다’ 방송 화면 캡처

MBC는 ‘2014 나는 가수다’로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시즌2까지 제작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나는 가수다’는 추석을 맞아 MC 김성주, 윤민수에 효린,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박기영, 더원, 김종서, 시나위로 라인업을 꾸려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 더원은 드라마 ‘아이리스’의 OST ‘잊지 말아요’를 불러 우승을 차지했다.

SBS ‘열창클럽 썸씽’은 좀 더 신선한 기획으로 반격에 나섰다. ‘열창클럽 썸씽’은 12명의 참가자들이 짝을 이뤄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몄다. 강호동+최백호, 김정은+악동뮤지션, 박근형+윤상훈 부자, 임상아+다이나믹듀오, 박혁권+임창정, 이필모+로이킴 등의 조합을 이뤘고, 단순히 경연 무대가 아닌 ‘내 인생의 OST’라는 주제로 다양한 인생을 살아온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와 노래를 엮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0일 오후 2부 방송을 앞둔 ‘열창클럽 썸씽’은 최백호, 박근형, 이필모, 악동뮤지션의 이야기와 노래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SBS를 제외한 나머지 두 프로그램은 기존에 성공한 포맷을 들고 나온 터라 새로운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만족치를 채우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또 추석 특집으로 1회만 방송된다는 점도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안타깝게도 두 프로그램은 출연진의 스타성만으로는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가 됐다.

# ‘나의 결혼 원정기’, ‘띠과외’, ‘주먹쥐고 주방장’을 향한 상반된 반응

앞서 주류를 이뤘던 ‘외국인 예능’과 ‘음악 예능’ 외에도 각 방송사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담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평가전을 치렀다.

KBS는 ‘결혼하고 싶은 남자’ 김승수, 김원준, 박광현, 조항리와 ‘결혼 멘토’ 김국진을 내세운 ‘결혼 예능’을 선보였다. KBS2 ‘나의 결혼 원정기’는 그리스 산토리니의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산토리니에서 태어나고 자란 최고의 퀸카 예비신부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네 남자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프로그램. 하지만 방송 후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색다른 시도라는 평가 외에 대부분 시청자는 그저 배경에 그친 그리스의 풍광과 소비적으로 다뤄진 네 남자의 진정성을 이유로 들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반면 MBC가 선보인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다수 예능의 포맷을 적절히 결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12세부터 많게는 60세까지 나이 차를 자랑하는 나이어린 스승과 나이 많은 제자들의 좌충우돌 과외 리얼 버라이어티가 그렸다. 방송을 통해 송재호&진지희, 김성령&성시경, 이재용&손예음, 정준하&김희철 등 띠동갑 스타들이 선생님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고, 낯선 조합이 만들어내는 독특함과 가족적인 메시지는 추석 안방극장에 훈훈함을 전했다.

SBS ‘주먹쥐고 주방장’ 스틸컷
SBS ‘주먹쥐고 주방장’ 스틸컷
SBS ‘주먹쥐고 주방장’ 스틸컷

SBS는 다시 한 번 김병만을 내세운 ‘주먹쥐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앞서 지난 1월 설 특집 프로그램으로 ‘주먹쥐고 소림사’를 방송한 SBS는 중국 초대형 식당 주방에서의 생고생 리얼 24시를 다룬 ‘주먹쥐고 주방장’을 방송했다. 그러나 이 역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육중완, 헨리, 빅토리아, 강인 등 반가운 얼굴들을 섭외해 호감도는 높였으나, 다소 작위적인 멤버 구성과 김병만을 활용한 ‘도전 이야기’의 반복으로 큰 감흥을 전하지는 못했다. 현재 김병만은 SBS ‘정글의 법칙’과 ‘에코빌리지 즐거운 가(家)!’ 등 유사한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상황인 터라, SBS의 과도한 ‘김병만 활용법’은 더 아쉽게 다가온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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