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외국인 토크쇼가 시청자들에게 또 통했다.

지난 7일 첫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가 눈에 띄는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며 회가 거듭될수록 높아지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비정상회담’ 3회는 시청률 2.613%(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첫 방송이 시청률 1.553%를, 14일 방송된 2회가 1.98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비정상회담’은 매 회 인상적인 시청률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비정상회담’은 성시경, 전현무, 유세윤이 MC로 나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국적 젊은이 11명과 하나의 주제로 한 토론을 이끌어 가는 프로그램이다. 샘 오취리(가나), 기욤 패트리(캐나다), 에네스 카야(터키), 타일러 라쉬(미국), 줄리안(벨기에),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제임스 후퍼(영국), 테라다 타쿠야(일본), 로빈(프랑스), 다니엘(호주), 장위안(중국) 등 한국어에 능통한 11명의 외국인 남성이 출연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첫 회에서는’서른이 넘어 부모에게서 독립 못 하는 게 정상인가, 비정상인가?’라는 주제로 다양한 국가의 통념과 사고를 엿볼 수 있었다. 2회에서는 ‘혼전동거’에 대해서, 3회에서는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 하에 토론을 벌였다. 기존 외국인 토크쇼가 에피소드 위주로 초점이 맞춰졌다면, ‘비정상회담’은 토론 형식을 빌려 토크를 좀 더 묵직하게 만들었다. 다채로운 주제를 통해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 생각과 그 근거를 듣는 동안, 시청자들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게 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한국어 구사가 가능해야 했다. 세계 각국 출신의 외국인 출연자 11명은 ‘G11′이라는 명칭하에 기대 이상의 한국어 능력과 재기넘치는 화법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대부분 출연자가 MC들의 한국어 진행에도 농을 주고받을 정도로 한국어 구사 수준이 높았으며, 일부 출연진은 첫 회부터 캐릭터 형성에 성공해 새로운 외국인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2회에서 혼전동거에 대한 토크를 나눌 때 터키, 가나, 이탈리아, 중국 출연자들은 동거를 반대했고, 미국, 프랑스, 벨기에, 호주, 일본, 영국, 캐나타 출연진은 동거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프랑스의 로빈은 “결혼 꼭 안 해도 된다. 부모님이 40년 째 동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흔한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주변에 이혼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동거 경험 알아도 상관없다. 동거도 망할 수 있지만 결혼도 망할 수 있다”고 부모님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터키의 에네스는 동거에 있어서 완강한 반대를 표했다. 그는 “오스만투르크 때 전쟁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말, 검, 여자를 남자의 명예라고 생각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동거를 한 여자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문화적인 배경을 밝혔다.

반면 문화적인 분위기와 관계없이 개인적인 생각차가 드러나는 의견도 있었다. 오취리는 “가나에서 혼전동거는 용납될 수 없다”고 보수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G11의 동거 경험을 묻는 질문에 “동거한 적이 있다”고 답해 반전을 선사했다. 이에 오취리는 “여자친구가 한국말도 서툴고 힘들어해서 적응을 도와주기 위해 잠시 같이 살았다. 여자친구의 사촌언니도 함께 살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알베르토는 “동거는 나쁜 것 아니다. 그런데 결혼 기대감 설렘 없어진다. 이탈리아에서는 모텔이 없으니까 차타고 시골로 간다. 동거 안 해도 사귀는 시간동안 서로를 알 수 있다. 알아가는 게 결혼의 재미”라고 밝혔다.

이처럼 문화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처한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지극히 닮은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비정상회담’의 재미다. 자신의 나라에서 기본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밝힘으로서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이라는 것을 항상 토크의 바탕에 깔고 있다.

각각 달느 개성의 MC 세 명을 공동진행자로 세운 것도 프로그램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드는 데 한 몫했다. 다소 보수적인 전현무와 그와 비교해 좀 더 오픈 마인드의 소유자인 성시경이 G11의 이야기에서 균형을 맞춰준다. 이들은 단순히 출연진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해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유세윤은 사무총장이라는 이름하에 추가적인 질문을 던져 이들의 이야기를 좀더 깊이 있게 이끌어내고,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해 분위기를 유쾌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2회에서 유세윤은 혼전동거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G11에게 “실제 혼전동거 경험이 있느냐”고 돌직구를 날려 눈길을 모았다. MC들은 유세윤에게 “혼인신고르류 했느냐”고 되물었고, 유세윤은 일부러 답변을 회피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테라다 타쿠야가 “딸과 아들이 있는 집안 풍경을 내가 흐뭇하게 바라보는 상상을 하곤 한다. 아내가 요리를 하고 나는 기다리는 그런 모습에 대한 환상이 있다”고 말하자, G11은 하나 같이 “꿈 깨”라고 입을 모아 웃음을 자아냈다. 유부남 제임스는 “현실은 내가 혼자 아침에 일어나 씨리얼을 먹는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고, 유세윤도 “실상은 나는 집에서 투명인간이다”라고 덧붙여 국경을 초월한 공감을 형성했다.

‘비정상회담’은 각국의 정상(수장)이 아니라는 의미와 정상(일반)이 아니라는 의미의 중의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 같은 제목은 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결코 그 나라를 대표하는 발언이 아니며, 개인의 경험이나 생각이 꼭 일반적인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주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회담이라는 표현과 토론 형식의 진행, 심도 있는 주제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중화시켰다.

주제는 한층 무겁지만, 토크는 한결 자유분방한 ‘비정상회담’의 매력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회담’이 신선하지만 공감가는 외국인 토크쇼로서 오래 사랑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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