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 ‘고교처세왕’ 이하나(위부터)
‘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 ‘고교처세왕’ 이하나(위부터)
‘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 ‘고교처세왕’ 이하나(위부터)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이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첫 방송한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는 결혼집착녀 주장미 역을 맡은 한그루와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이하나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맺고 끝음이 확실한 요즘 시대에는 보기 드문 오지랖 넓고 다른 사람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항상 손해를 보고 살며 어딘가 엉뚱한 캐릭터로 분해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연애 말고 결혼’의 주장미는 스마트폰 시대에 2G 폴더폰을 고집하며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눈빛을 마주쳐야 한다고 믿는 감성의 소유자. 일방적으로 잠수를 탄 남자친구의 이별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끝까지 그의 입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하다가, 도리어 스토커로 낙인 찍히는 비운의 여주인공이다.

첫회 주장미는 남자친구 이훈동(허정민)이 자신과 결혼하기 싫어 도망친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연락이 없는 그가 혹여 그에게 사고라도 난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눈치 없는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3일만 연락 안 하면 다들 알아듣고 떨어진다”는 훈동의 말과 달리 장미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시도때도 없이 훈동의 전화기를 울렸고,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집까지 찾아갔다. 훈동은 결국 장미에게 불분명한 문자로 이별을 통보해 장미를 더욱 화나게 하고, 장미는 만취한 상태로 훈동을 찾아가 행패를 부려 경찰에 고소를 당했다.

줄거리만 대충 보면 장미는 눈치없고 집착이 강한 민폐녀 처럼 보일수도 있다. 한그루는 그런 주장미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소화해 내고 있다. 장미가 원한 것은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끝냄으로써 마지막 예의를 지켜달라는 것이었지만,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았던 훈동에게 장미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사람과의 만남을 쉽게 여기는 ‘쿨한’ 사람들 속에서 주장미의 고군분투는 유난스럽게 보인다.

처음엔 그런 장미를 신기하다는 듯 바라봤던 남자들이, 곧 그녀의 이런 장점을 알아보고 한 꺼번에 그녀에게 빠져든다. 훈동은 장미만이 유일하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음을 깨닫고 뒤늦게 후회하고 있으며, 훈동의 레스토랑 직원 한여름(정진운)은 다른 여자들과 다른 장미에게 점차 빠져들고 있다. 훈동의 친구 강기태(연우진)는 솔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장미와 사귀는 척 계약 연애를 하게 되면서 장미에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

한그루는 실감나는 만취연기는 물론, 다채로운 표정연기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장미의 솔직함을 표현하고 있다. 작은 행동 하나라도 언제나 진심을 담고, 이 때문에 늘 혼자 상처받는 장미라는 캐릭터가 한그루의 열연 덕에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 ‘선’이라는 것을 모르는 주장미가 자꾸만 자신의 삶에 파고 들어오는 것을 어쩌지 못하는 강기태. 강기태 때문에 오해를 당하고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그를 모른 척 할 수 없는 주장미.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자꾸만 부딪히면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이 더욱 흥미진진해 지고 있다.

‘교고처세왕’ 이하나 또한 어리바리한 계약직 여직원 정수영을 맡아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수영은 촌스러운 옷차림에 어깨를 움추린 자세로 하루하루 조용히 살아가는 여사원. 나름 열심히 일하려하지만 딱히 눈에 띄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모도 보통인 지극히 평범한 여자다.

첫회 수영은 본부장 유진우(이수혁)의 호의를 사랑으로 착각해 일방적으로 고백하는가하면, 그에게 거절 당한 뒤 술에 취해 밤새 전화를 걸어 주사를 부리는 등 엉뚱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고교생 신분을 감추고 형대신 본부장으로 온 이민석(서인국)과 사랑에 빠진 뒤, 연애초보의 풋풋함과 설렘을 생생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이하나는 사랑스러운 코믹 연기에 있어 신뢰도가 높은 여배우. SBS ‘연애시대’, MBC ‘메리 대구 공방전’ 등을 통해 4차원이지만 어딘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해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다. 5년만에 컴백한 이번 작품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에 특유의 엉뚱발랄한 매력이 더해져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호평에 대해 이하나는 최근 공동인터뷰에서 “캐릭터적으로는 일본 드라마도 찾아보고 참고했고, 연구했다”며 “1970~80년대 일본 드라마를 주로 참고했는데, 영화 ‘카모메 식당’과 같은 코미디 물에 주로 출연해오신 연로한 여자배우의 옛날 드라마를 우연히 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하나는 “그 분의 연기는 지금 봐도 하나도 뒤쳐지지 않고 신여성 같더라. 옛날 모습인데도 패션도 그랬다”며 많은 연구가 바탕에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여배우들의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 연기는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고교처세왕’ 6회는는 평균 1.8%(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최고 2.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연애 말고 결혼’ 5화도 평균시청률 2.1%, 최고시청률 2.8%를 기록했다. 특히 10~40대 여성시청층에서는 최고 3.8%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시청률을 견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냥 답답하고 눈치없는 4차원이 아닌, 이유있는 망가짐을 보여준 여배우들의 열연이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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