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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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 약물 반입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투애니원의 멤버 박봄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이하 룸메이트)’에 편집 없이 등장했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룸메이트’에는 박봄이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 홍수현과 요리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방송이 끝난 뒤 전파를 탄 예고편에서도 박봄은 게스트로 출연한 이덕화의 이성 유혹 강의를 듣는 모습으로 재등장했다. 최초 암페타민 반입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나간 뒤 가타부타 말이 많았지만, 사실상 이와 관련한 부정적인 반응을 의식한 편집은 전혀 없었던 셈.

대중의 시선도 점차 차가워지고 있다. 단순히 소문만 무성한 것도 아니고 관련 의혹이 정식 보도된 뒤에 일어난 일이라서 더 그렇다. 앞서 박봄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는 직접 해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마저 마뜩잖다. 충분한 해명 없이 공연을 강행하고 출연 방송이 편집 없이 방송되는 동안 대중은 마음에 품은 ‘의혹’은 ‘사실’로 모양새를 바꿔가고 있는 형국이다.

사전은 ‘물의(物議)’라는 단어를 ‘어떤 사람 또는 단체의 처사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논평하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그간 수많은 스타가 ‘물의’를 빚은 뒤 출연 중인 방송에서 하차하거나 영원히 연예계를 떠났다. 정도의 차는 있지만, 뭔가 사람들의 구설에 오를 경우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는 건 방송가 불문율이나 다름없다.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런 총체국 난국에서 섣불리 하차나 편집을 감행할 경우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지 않았을 터. 하지만 그럼에도 할 말은 해야 했다. 헌데 ‘룸메이트’는 무슨 일인지 이에 대한 일언반구의 언급조차 없이 편집 없이 방송을 내보냈으며, 방송 이후 대중이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 없다. ‘물의’를 빚은 스타의 무혐의에 자신이 있거나, 이를 시청률 상승에 이용하려 했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의혹은 시간이 갈수록 몸짓을 키워 논란이 돼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도 SBS 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제작진은 연락을 피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고 있고, SBS 측 한 방송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출연자 하차나 편집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판단한 일”이라며 “아직 법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하러….”라며 말을 아꼈다.

박봄은 논란 이후에도 ‘룸메이트’에 편집 없이 등장했다.
박봄은 논란 이후에도 ‘룸메이트’에 편집 없이 등장했다.
박봄은 논란 이후에도 ‘룸메이트’에 편집 없이 등장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의혹이 제기되고 이에 대한 몇 번의 해명이 오가기는 했지만, 아직 의혹과 관련한 어떠한 명확한 사실도 밝혀진 게 없다. 헌데 이러한 소요를 뜬 눈으로 지켜보는 게 ‘룸메이트’에 무슨 이득이 있을까 싶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성패는 출연자 이미지가 가르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자면, 최초 ‘박봄’이라는 일부 출연자로부터 촉발된 부정적인 시선은 당사자를 넘어 여타 출연진과 프로그램 자체로도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논란이 사실이 아니라면 해명하는 게 맞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면 사과하면 된다. 또 출연자가 이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면,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해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누구도 말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종국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대중을 위한 것’이라는 대의도 필요 없다. 그저 저조한 시청률에도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응원해온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룸메이트’는 해야 할 일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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