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 김강우, ‘뻐꾸기둥지’ 이채영, ‘닥터 이방인’ 진세연(위부터)
‘골든크로스’ 김강우, ‘뻐꾸기둥지’ 이채영, ‘닥터 이방인’ 진세연(위부터)
‘골든크로스’ 김강우, ‘뻐꾸기둥지’ 이채영, ‘닥터 이방인’ 진세연(위부터)

‘아내의 유혹’ 장서희가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민소희로 자신의 신분을 바꿨을 땐 많은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했지만, 최근 안방극장에는 이 같이 신분을 감추는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KBS2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의 주인공 김강우를 비롯해 KBS2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의 이채영,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의 진세연 등은 저마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신분을 바꿨다. 이들은 점조차도 찍지 않았지만, 주변인물들은 전혀 다른 사람 행세를 하는 이들의 철저한 연기에 결국 속아 넘어가고 만다.

‘골든크로스’에서 거대 자본 조직 골든크로스의 음모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은 주인공 강도윤(김강우)는 행방불명된 뒤 3년만에 펀드 매니저 테리 영으로 돌아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강도윤의 여동생을 죽이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뒤 살해까지 지시했던 서동하(정보석)는 3년 후 경제부총리에 내정됐고, 강도윤은 복수를 위해 정체를 바꾸고 이들 앞에 나타났다.

서동하는 한민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펀드를 만들기를 원했고, 때마침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모네타 펀드가 투자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서동하와 박희서(김규철)은 일을 추진하기 위해 펀드 매니저 테리 영을 만났고, 3년전 자신들이 파묻었던 강도윤과 똑같은 모습에 경악했다.

이들은 테리 영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뒷조사를 했으나 결국 그의 연기에 감쪽같이 속아 버렸다.탐욕에 눈이 먼 그는 이익을 위해 테리영은 강도윤이 아니라고 믿었고, 그와 거래하는 강행해 긴장감을 자아냈다. 테리 영이 강도윤의 얼굴을 하고 있음에도 그의 진짜 얼굴을 외면하고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됐다.

서동하의 신뢰를 얻은 강도윤은 경제부총리 청문회에 서동하의 세계 경제에서의 위치를 입증하는 증인으로 설 수 있게 됐다. 강도윤은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서동하가 자신의 여동생을 살해하고 아버지를 죽게 한 범인이라고 주장하며 여러 증거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서동하 역시 눈물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부총리 자리에서 사퇴,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뻐꾸기 둥지’에서는 대리모 출산 후 미국으로 건너갔던 이화영(이채영)이 6년만에 귀국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집안이 몰락한 뒤 빚에 시달려 결국 대리모까지 하게 된 이화영은 자신이 낳은 아이의 엄마이자, 죽은 오빠의 옛 연인이었던 백연희(장서희)를 향한 복수를 다짐했다. 백연희는 또한 화영의 옛 남자친구 정병국(황동주)와 결혼한 상태이기에 복수심을 더욱 불타게 했다.

미국에서 라싸의 부매니저 그레이스 리가 돼 돌아온 화영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병국이 라싸와 손잡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본격적으로 유혹을 시작했다. 병국은 옛 연인 화영과 꼭 닮은 그레이스 리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끝내 알아보지 못했다. 다른 인물들도 너무나 달라진 태도와 세려되게 변한 외모 탓에 그레이스 리와 이화영이 동인인물이라고 쉽게 판단하지 못했다.

결국 그레이스가 화영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병국이 그길로 그녀를 찾아가 두 손을 잡으며 반가워했다. 하지만 화영은 병국이 나간 뒤 “이제야 기억나니? 내가 이화영이라는 것. 그래 나야 이화영. 당신이 가지고 놀다 버린 여자. 당신이 금쪽같이 아끼는 아들 진우의 엄마. 그게 바로 나야”라며 복수를 예고했다. 특히 SBS ‘아내의 유혹’에서 정체를 숨기고 복수전을 벌였던 장서희가 이번엔 이채영에게 복수를 당하는 입장으로 역할이 바뀌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닥터이방인’의 진세연도 똑같은 얼굴로 송재희와 한승희 1인2역을 소화하며 남자주인공 박훈(이종석)은 물론 시청자들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한승희(진세연)의 입을 통해 그녀의 정체가 밝혀졌으며 장석주(천호진)의 계략도 드러났다.

박훈은 한승희가 자신의 친모 이미숙(이일화)를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승희는 자신이 박훈의 연인 송재희임을 밝히며, 그의 모친 미숙이 장석주의 다음 미끼가 될 것을 알고 장석주의 눈을 피해 미숙을 빼돌렸음을 알렸다.

마취과 의사인 한승희는 박훈과 함께 북한을 탈출하려다 실패한 연인 송재희와 똑같은 외모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송재희는 첫 회 부다페스트에서 박훈과 남한으로 망명하고자 했으나 거절당하고, 도망을 치다 총상을 입고 강물에 빠지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남한으로 온 박훈은 죽은 줄 알았던 송재희와 닮은 한승희를 만나게 됐지만, 다른 사람인 척 연기한 한승희 탓에 그녀를 몰라본 것.

그럼에도 박훈이 자신을 의심하자 한승희는 장석주가 과거 박훈의 부친 박철(김상중)을 이용해 김일성을 살리고 공을 가로채 권력을 얻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대통령을 코마상태로 만들어 권력을 독차지할 작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얼굴에 점을 찍거나 분장을 하지 않고도 정체를 숨기고 복수를 꾀하는 캐릭터들을 안방극장에 서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극중 인물들은 도플갱어처럼 닮은 두 인물의 정체를 내내 의심하면서도 결국 속아 넘어가고 만다. 자칫 빤해보이는 장치이지만 시청자들은 주인공들이 정체를 밝히고 통쾌한 복수를 하는 순간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골든크로스’의 강도윤과 ‘뻐꾸기 둥지’의 이화영,’닥터 이방인’의 송재희가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드러냄으로써 극의 전개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자신의 신분까지 감쪽같이 속인 능력자 주인공들이 원하는 결말을 얻어 낼 수 있을지 향후 이야기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KBS2 ‘골든크로스’ ‘뻐꾸기 둥지’, SBS ‘닥터이방인’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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