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렛잇비’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렛잇비’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렛잇비’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이 한 번 더 다수 코너를 신설하며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지난 1일 방송된 ‘개콘’에 등장한 새 코너 수만 해도 무려 4개. 특히 이번 방송분은 세월호 침몰 참사 발생 이후 처음으로 녹화를 재개한 분량이라 근 6주간 결방을 맞았던 ‘개콘’의 노고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방송분이었다는 평가다.

최근 신설된 코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패러디와 풍자다. 1일 첫 공개된 ‘렛잇비’에서는 ‘개콘’의 변화 의지가 읽힌다. 록 밴드 비틀즈의 ‘렛 잇 비(Let It Be)’를 개사한 노래를 바탕으로 채워진 ‘렛잇비’는 꿈을 져버린 어른들과 냉혹한 현실을 재치 있는 가사로 풀어낸다. ‘렛잇비’에는 어느덧 ‘개콘’에서는 중견 개그맨 축에 포함된 이동윤, 노우진을 중심으로 신인 송필근, 박은영이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렛잇비’는 ‘음악’이라는 개그맨들의 숨겨진 재능을 이끌어내며 앞서 다수 코너를 통해 꾸준히 시도해온 ‘음악’과 ‘개그’의 결합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첫 전파를 탄 ‘존경합니다’도 ‘개콘’만의 풍자가 담긴 코너다. 김준현, 박지선을 메인으로 내세운 ‘존경합니다’는 정치인의 허술함과 엉성한 업무 체계를 조명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는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비상대책위원회’와 비슷한 포맷으로 옛 코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또 ‘개콘’의 중심으로 떠오른 김준현과 박지선의 호흡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별 다른 에피소드 없이도 코너가 활기를 띠는 건 두 사람의 내공의 덕분이기도 하다.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쉰 밀회’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쉰 밀회’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쉰 밀회’ 방송 화면 캡처

반면 ‘개콘’이 새로 선보인 ‘쉰 밀회’의 경우에는 아직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화제를 불러 모았던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밀회’를 패러디한 ‘쉰 밀회’에서는 아직 극 중 인물의 희화화 이상의 무엇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김지민, 김대희, 유민상 등 스타급 출연진에 대한 신뢰로부터 비롯된 판단이었겠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미하다. 메시지 없는 패러디만큼 공허한 것도 없다.

마찬가지로 새 코너 ‘미안해요 형’의 경우에도 존재감이 미미하다. 방송 분량이 짧았던 탓도 있겠지만, 이상구가 연기한 ‘바보 캐릭터가’ 역사가 깊은 바보 개그의 명맥을 이을지는 의문이다. 앞서 ‘황해’로 개그우먼 이수지와 함께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이상구에게는 이번 코너가 또 다른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연애능력평가’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연애능력평가’ 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새 코너 ‘연애능력평가’ 방송 화면 캡처

‘연애능력평가’ 또한 ‘개콘’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코너임에 틀림없다. ‘여성의 심리를 문제를 통해서 푼다’는 포맷에 각 분야 전문가로 등장하는 이들의 면면이 심상치 않다. 특히 ‘연애능력평가’에서는 정범균과 박성호의 분량을 크게 늘리면서 힘을 싣는다. 또 이들은 등장과 동시에 새로 선보인 캐릭터 형성에 공을 들였다. 유행어를 만들기 위해 특정 대사를 반복하거나 ‘쇼핑가속도의 법칙’, ‘샘플고라스 정리’ 등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그것, ‘연애능력평가’ 팀의 코너 장기화에 대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다시금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한 ‘개콘’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뜻밖의 재정비 기간을 가진 ‘개콘’은 다수 코너 신설로 정상 탈환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움만으로는 예전만큼의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다수 예능프로그램을 보더라도 패러디와 풍자에는 ‘웃음’ 이상의 ‘메시지와 공감’이 담겨 있어야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올 초 제작진 대거 교체와 함께 본격적인 체재 개편 작업에 돌입한 ‘개콘’이 어떤 성적표를 거머쥐게 될지. 그 결과는 새 코너의 흥행 여부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개그콘서트’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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