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포스터
MBC ‘무한도전’ 포스터
MBC ‘무한도전’ 포스터

총 45만 8,398명.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향후 10년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던진 이들의 숫자이다. 지난 3일 ‘선택 2014’라는 이름으로 첫 전파를 탄 이 기획은 어느덧 4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와 맞물려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정형돈, 유재석, 노홍철 등 세 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리더 자리를 차지할 1인은 누구일지. 텐아시아에서는 30일 오후 당선자 공개를 앞둔 ‘무도’가 걸어온 30여일의 여정을 낱낱이 파헤쳐봤다.

항상 ‘말하는 대로’ 이뤄져 왔던 ‘무도’였기에 심상치 않다. 고난과 역경을 뚫고 최종 후보에 오른 세 남자의 공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말 저 공약이 실현될까’ 싶다가도, 이내 ‘혹시나’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지난 10년간 ‘무모한 도전’에서 ‘무리한 도전’으로, 그리고 ‘무한도전’에 이르기까지 한결 같이 유지해온 ‘묻지마 정신’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들이 각자 지지하는 후보자가 달랐다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다소 편차는 있을지라도, 그만큼 세 후보가 내세운 ‘공약의 현실화’를 원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증거일 터.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 하나뿐이다. 과거는 현실의 거울이자 미래의 나침반이기에, 세 후보의 과거 행적을 통해 지독히도 맹랑한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을 점쳐보고자 한다. 누가 당선되든지 상관없다고? 이 글을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특집 제목을 클릭하면 방송이 보여요!)
무한도전 정형돈
무한도전 정형돈
# ‘기호 나’ 정형돈, “웃다가 눈물 나게 해드리겠습니다”

공약: 시청률 재난 본부 설치. 시청률 하락 시, 위기 대처 매뉴얼 체계적으로 제작/방송 매니페스 시행. 방송에서 한 말, 약속에 대한 책임제 확립

10. 정형돈의 최대 장점은 순발력과 뛰어난 운동 신경이다. 앞서 ‘베이징 올림픽 레슬링 특집’(2008)에서 레슬링 국가대표를 쓰러트린 ‘족발 슬램’과 ‘꼬리잡기 특집’(2009)에서 선보인 재빠른 움직임은 다수 운동 관련 특집에서 크게 돋보였다. 또 유재석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감성을 바탕으로 한 나름의 리더십도 ‘무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정형돈이 스스로 말했던 ‘눈물과 시청률의 상관관계’도 그리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감성이 가장 절절하게 다가왔던 때는 바로 ‘조정 그랜드파이널 특집’(2011), 정형돈은 부상으로 직접 조정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멤버들을 독려하면서도 한 쪽에서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홀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유재석이 내세운 ‘변 총량제’와 같은 공약은 사실 모두 정형돈을 위한 것. ‘Yes or No 특집’(2009)에서 1박 2일 만에 짜장면 곱빼기를 만난 그의 반응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정형돈의 ‘남다른 식성’과 ‘예민한 장’은 ‘무도’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또 진상 캐릭터도 있다. ‘도전 달력모델 특집’(2010)을 통해 확실하게 자리 잡은 정현돈의 ‘진상 캐릭터’는 한때 큰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현재는 ‘무도’에 식상함을 더하는 캐릭터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다.
무한도전 유재석
무한도전 유재석
# ‘기호 다’ 유재석, “예능의 기본을 지키겠습니다”

공약: 확대 편성 반대. 대책 없이 늘어나는 예능프로그램 시간은 ‘정하고’/간식 먹기·화장실 출입 제한. 쓸데없이 허비되는 녹화 시간은 ‘지키고’/시청 앞 곤장 설치 잘못 했을 때에는 따끔하게 ‘맞고’

10. 명실공히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유재석. 그는 뛰어난 진행 능력과 인품으로 평가받지만, 사실 음악, 댄스 등 다양한 재능이 그런 명성에 의해 다소 저평가 받는 경향도 있다. ‘무도나이트 특집’(2013)를 비롯한 다수 특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재석의 댄스 감각은 탁월하다. ‘메뚜기 댄스’로부터 시작된 특유의 ‘잡흥’은 음악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빛을 발했다. 또 멤버들은 잔소리가 심하다고 말하지만, 세심한 배려를 통한 포용하는 리더십도 유재석만의 장점이다. 그는 ‘레슬링 특집’(2010)에서는 1년 간의 대장정을 마친 정형돈을 꼭 안아주며 감동을 전했고, ‘그래, 우리함께 특집’(2013)에서는 “네가 스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어”라고 말해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했다.

물론 이런 완벽할 것 같은 유재석에게도 단점은 있다. ‘귀신 깜짝 카메라 특집’(2013)에서 증명됐다시피 유재석은 참 겁이 많다. ‘무도’와 시청자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그이지만, 8년째 똑같은 몰래 카메라에 속는 그의 모습을 보면 답답할 마음도 생길 정도. 그 ‘한결 같음’이 ‘무도’의 향후 10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무한도전 노홍철
무한도전 노홍철
# ‘기호 라’ 노홍철, “전부 보여드리겠습니다”

공약: 비밀 없는, 투명한 방송.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생활 전 국민 공유화 추진/소통이 있는 핑퐁 방송. 주 1회 길거리로 시청자 찾아가 의견 듣고 수렴. 시청자를 집으로 초대해 동거동락 추진

10. ‘선택 2014’에서 지지율과 관계없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공약은 바로 노홍철의 ‘멤버들의 사생활 전 국민 공유화 추진’이다. 사실 모든 멤버가 기를 쓰고 노홍철의 당선을 막으려 한 이유도 앞서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특유의 ‘돌아이’ 기질 때문이다. ‘빨간 하이힐의 진실 특집’(2007)에서 처음 집을 공개하며 결벽증에 가까운 성격을 공개한 노홍철은 ‘명수는 12살 특집’(2013)을 통해 ‘사기꾼’ 면모를 유감 없이 드러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 생각 이상으로 순발력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니가 가라 하와이 특집(2012)’에서는 협상을 위해 끌고 다니던 전 멤버 길을 우연히 만난 윤정희를 소개하는 순발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확실한 장단점은 노홍철의 최대 약점으로 평가된다. ‘아이돌 특집’(2010)에서부터 빛났던 특유의 박자 감각과 ‘몸짱 프로젝트 특집’(2010)에서 드러난 유혹에 약한 모습은 노홍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이다.



무한도전 선택2014①, ‘무한도전’이 풍자한 2014 한국의 정치판
무한도전 선택2014② ‘무도’가 묻습니다, 투표하셨습니까?
무한도전 선택2014④, 유권자들이 들려준 “내가 투표한 이유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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