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송승헌이 출연해 2008년 MBC 연기대상 공동수상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송승헌은 ‘에덴의 동쪽’으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과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송승헌은 방송에서 “내가 받을 상이 아니라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내가 받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말 떳떳할 수 있을 때 받고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송승헌의 솔직한 소감과 더불어 김명민의 연기도 다시금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민은 지난달 30일 첫 방송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와 명불허전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개과천선’은 거대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인 김석주가 우연한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고 사건을 수임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휴먼법정드라마. 김명민이 기억상실증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김석주를 연기하며 연기신의 컴백을 알리고 있다.
# 하나, 전문직 연기 전문 김명민표 변호사
‘하얀거탑’의 의사, ‘베토벤 바이러스’의 지휘자, ‘드라마의 제왕’의 제작사 대표 등 드라마 속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한 김명민은 처음으로 변호사 역할을 맡아 색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김명민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변론 연기는 냉철한 변호사 김석주라는 인물을 더욱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법정신에서는 무게감 있는 연기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는 1, 2회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반대편에서 변호하고, 여배우를 강간한 재벌 2세 변호를 맡아 상대 여성을 처절하게 궁지로 몰아 넣는 등 비정한 변호사의 실감나게 연기했다.
실제로 김명민은 첫 변호사 역을 위해 법정드라마를 보거나 실제 법정도 참관하고, 변호사들의 말투와 행동을 살펴보는 등 캐릭터를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했다는 후문이다.
# 둘, 흔한 기억상실증 김명민이 하면 다르다
‘개과천선’에서 빛난 김명민의 연기는 반전에 있다.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때론 악랄하기까지 한 김서주의 모습을 보여줬던 김명민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3회부터는 180도 달라진 면모로 반전을 선사했다.
사고로 머리를 다친 김석주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해맑은 미소와 어리바리한 표정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한 치의 빈틈도 없을 것 같던 치밀한 남자에서 자신의 이름도 모르는 처지가 돼 버린 것.
병원 측과 의료 분쟁을 벌이는 환자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조언을 해주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채 병원에 입원한 자신을 두고 “제 이름이 (무)명남입니다”라며 농담까지 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악마를 변호하는 것도 내 일”이라던 석주가 한순간에 순한 인물로 탈바꿈한 것은 예상된 전개였다. 하지만 자신의 지적인 능력은 그대로이면서 성품만 바뀐 석주의 불안정한 상태를 표현한 김명민의 연기는 흔한 드라마 속 기억상실증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연기를 보여줬다.
# 셋, 리얼리티와 개성의 조화
김명민은 자신만의 개성을 캐릭터에 그대로 입혔다. 기회주의 변호사 김석주의 악랄함과 냉혈한 면모 마저도 설득력있게 표현해 냈다. 김석주 캐릭터를 무게감 있게 소화했다. 특히 법정신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분위기를 압도,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처럼 의사건 지휘자건 드라마 제작자건 변호사건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낸다는 점이 김면민표 연기의 매력이다. 김명민은 변호사라는 캐릭터의 현실성을 살리는 동시에 김명민의 독특한 캐릭터가 더했다.
특히 김명민은 단순히 사고 전 후 너무도 달라진 김석주의 모습 뿐 아니라, 기억상실증으로 정체성의 혼란까지도 소화해야하는 상황. 기억을 잃기 전과 후의 다른 모습은 물론 그 사이의 복잡한 내면 변화를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인 만큼 김명민의 연기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MBC ‘개과천선’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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