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스페셜’ 문준하(왼쪽), 김종연 PD
KBS2 ‘드라마스페셜’ 문준하(왼쪽), 김종연 PD
KBS2 ‘드라마스페셜’ 문준하(왼쪽), 김종연 PD

KBS가 야심 차게 준비한 새 단막극 ‘드라마스페셜-괴물’(이하 ‘괴물’)이 30일 오후 11시 55분에 베일을 벗는다. 이번 작품은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배경을 펼쳐지는 장르물 드라마로, 현재 국내에 2대뿐인 에픽 드래곤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된 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독특한 소재와 새로운 기술 도입 등을 통한 다양한 시도는 단막극만의 특성이다. 물론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미니시리즈나 연속극과 달리 단막극의 제작은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오히려 시청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막극은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단막극이 드라마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다. ‘괴물’의 방송에 앞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인근에서 만난 문준하 PD는 “드라마 업계 입장에서는 단막극의 필요성이 적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근래에 들어 단막극이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고 있지만, 여전히 신인 작가와 PD 양성에 있어서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중 KBS는 극본공모와 단막극을 통해 인재 육성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방송국으로 잘 알려졌다. 극본공모를 통해서는 지난 1989년 1기를 시작으로 2013년 26기까지 총 약 156명의 작가가 배출됐다. 작가들의 면면 또한 심상치 않다. ‘대조영’, ‘자이언트’ 등 대규모 작품에 이어 MBC에서 30%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기황후’의 장영철 작가는 극본공모 7기 출신이며,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각시탈’의 유현미, ‘파스타’의 서숙향, ‘비밀’의 유보라 작가 등도 모두 KBS 극본공모를 통해 데뷔, 단막극을 통해 그 능력을 갈고닦은 작가들이다.

문 PD는 “극본을 쓰는 입장에서 가장 좋은 훈련은 자신이 집필한 작품이 방송되는 것”이라며 “그런 훈련을 해본 작가들과 아닌 작가들 사이에서는 분명히 수준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나 여건 등이 다르긴 하지만, 단막극을 거치지 않은 작가가 미니시리즈 집필을 맡는 게 어려운 것도 그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KBS2 ‘드라마스페셜’ 김종연(왼쪽), 문준하 PD
KBS2 ‘드라마스페셜’ 김종연(왼쪽), 문준하 PD
KBS2 ‘드라마스페셜’ 김종연(왼쪽), 문준하 PD

하지만 최근 채널별로 미니시리즈 및 주말극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단막극은 다소 홀대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드라마스페셜’만 하더라도 일요일 오후 11시 55분에 편성돼 시청률 경쟁의 기회조차 박탈된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문 PD는 “사실 아쉬운 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예산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편성시간은 아쉬움이 크다. 시청률 추이를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내려간다. 말 그대로 시청자가 밤이 늦어 주무시는 거다”고 말했다. 또 “편성 시간도 70분으로 줄어들면서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부담을 느낀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괴물’의 연출을 맡은 김종연 PD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온전히 풀기 위해서는 90~11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 영화의 런닝타임이 그 정도인 데는 이유가 있다는 거다”며 “반면 단막극은 아무리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려 해도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제작진은 오히려 단막극의 장점을 죽이는 일인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무리하게 기승전결을 넣으려고 하거나, 아예 심심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신인 양성 외에도 실험적인 도전을 통해 드라마에 다양성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기에 단막극의 중요성은 작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단막극의 중흥은 드라마 발전과도 거리가 멀지 않다.

문 PD는 “분명 단막극은 영화와는 다른 포맷이다. 하지만 TV라는 매체 안에서 시도할 수 있는 작품 중에는 단막극이 가장 영화의 포맷과 가깝다”며 “이런 단막극의 실험적이고 다양한 이야기에 대한 소구층이 분명히 있다. 어려움은 있지만, 이런 제한된 범위 내에서라도 70분의 이야기를 통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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