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92
지난 22일 오후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청률보다도 더 뜨거웠던 ‘더 지니어스2’는 숱한 화젯거리를 쏟아내며 매회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시즌1의 우승자 홍진호와, 3개월간의 사투 끝에 6,200만 원의 상금을 거머쥔 남자 이상민이 있다.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 출연자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던 홍진호와 이상민의 시즌2 출연은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더 지니어스’가 ‘게임’이라는 소재를 접목한 신선한 시도로 조명받았던 데는 프로게이머 출신다운 특유의 전투력으로 기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친 홍진호와 관계의 중심에서 플레이어들을 쥐락펴락한 이상민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시즌2에 투입된 두 남자의 행보는 시즌1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방송 5회 때 이은결의 배신으로 ‘방송인 연합’ 의혹이 제기된 이래 ‘더 지니어스2’는 프로그램 특성상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배신과 연합이 맹비난받으며 홍역을 치렀다. 이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이슈청원 아고라에서는 프로그램 폐지 성명 운동이 펼쳐졌고, 제작진은 6회 ‘독점게임’에서 발생한 ‘이두희 신분증 은닉’에 대해 거듭 공식 사과 입장을 표명하는 등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94
94
주목해야 할 만한 부분은 새 출연진 참여와 함께 확 바뀐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대응하는 두 남자의 반응이다. 전 시즌의 우승자로 경계의 대상이자 능력자로 대우받던 홍진호는 유독 시즌2에 이르러 힘을 쓰지 못했다. ‘7회 탈락’이라는 기록보다도 안타까웠던 지점은 그가 시즌1 때 ‘오픈, 패스’, ‘인디언홀덤’ 등의 게임으로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 뛰어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는 점.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유기적인 연합 구축에 난항을 겪은 홍진호는 매회 분전했으나 빈번히 그가 구상한 전략은 무용지물이 됐고, 데스매치에서는 은지원의 올인 전략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반면 이상민은 관계 중심적으로 변한 시즌2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활용하며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게임을 즐겼다. 특히 거의 매회 우승을 차지하며 결승전까지 데스매치 한 번 없이 오를 수 있었다는 점은 그가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설명한다. 관계의 중심에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플레이어들을 이용하는 능력은 ‘더 지니어스2’에서 제대로 통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더 지니어스2’를 통해 적지 않은 소득을 거뒀다. 이상민은 상금과 함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이미지 변신의 계기를 얻었다. 숱한 논란에도 홍진호의 탈락 이후 이상민을 지지하는 ‘더 지니어스’ 팬들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그의 차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또 홍진호는 이번 시즌을 통해 본격적인 방송활동의 장을 마련했다. 시즌2에서 수면 아래 있던 그의 팬덤(fandom)이 공고한 실체를 드러냈기에 그는 방송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열어갈 기회를 얻었다. 특히 게임과는 관계가 없는 라디오 고정게스트와 토크형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방송가의 관심이 프로그램에 편승한 일시적인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91
91
시즌1의 우승자 홍진호와 시즌2의 우승자 이상민. 두 남자는 ‘더 지니어스2’의 종방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앞뒀다. 각각 자신의 장기를 살려 우승해 상금은 물론이고 명예와 향후 활동 가능성까지 높인 이들의 행보는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명문 대학 출신이 아니더라도, 혹은 지능이 남들보다 탁월하게 높지 않더라도, 어느 한 분야에서 묵묵히 자신의 능력을 쌓아온 이들이 경쟁을 통해 거머쥔 승리와 그것이 전하는 대리만족에 가까운 쾌감. 그게 우리가 ‘더 지니어스’를 통해서 보려고 하는 무언가의 실체가 아닐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EVENT] 빅스, 오 나의 스윗 보이! 3월 구매고객 이벤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