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듯 한 편의 드라마에서 작가의 힘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2013년 안방극장은 ‘스타 작가 파워’가 여전했던 한 해로 꼽힌다.

JTBC ‘무자식상팔자’를 집필한 드라마계의 대모 김수현 작가와 KBS2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 SBS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가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참신한 소재나 신선한 발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이우정 작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노희경 작가 등은 작품성을 평가받으며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우정 작가 2
이우정 작가 2
예능·드라마를 한꺼번에 잡은 이우정
한 해에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두 편을 히트시킨 작가가 탄생했다. tvN ‘꽃보다 할배’ ‘응답하라 1994’를 집필한 이우정 작가다. KBS2 ‘해피선데이 1박2일’ 작가로 내공을 다져온 그는 드라마에 예능 코드를 덧입히는 구성 방식으로 지난해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올해 ‘응답하라 1994’로 1990년대 신드롬을 이끈 작가로 자리했다. 여주인공 나정의 남편 찾기라는 감성적인 스토리 전개 속에서도 캐릭터 구성과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엮어가는 능력은 이 작가만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작품성·대중성의 조화 일군 노희경
수많은 마니아 시청자층을 만들어 낸 노희경 작가는 그동안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올초 방송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작품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방송 내내 순항했다.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앞을 못 보는 재벌 상속녀 오영(송혜교)과 돈을 노리고 그에게 접근했다 사랑에 빠지는 남자 오수(조인성)의 이야기가 노 작가 특유의 무게감 있는 대사와 감각적인 연출로 그려지면서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했다.



노희경 작가
노희경 작가
노희경 작가

독특한 세계를 창조한 송재정
tvN ‘나인’은 장르적인 성격이 강한 케이블 드라마의 장점을 십분 살려낸 작품이었다. 향을 피우면 20년 전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 아래 주인공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얽힌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이 드라마는 탄탄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서사로 올해 가장 주목받은 작품 중 한 편으로 평가받았다.

복합장르 강한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전작 KBS2 ‘쾌걸 춘향’, SBS ‘미남이시네요’, MBC ‘최고의 사랑’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입지를 다진 홍자매는 올해 SBS ‘주군의 태양’으로 새로움을 선사했다. ‘귀신이 보이는 여자’와 재벌가 남성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에 호러를 더했다. 매회 등장하는 귀신들의 각기 다른 사연을 풀어가는 옴니버스식 구성도 참신한 느낌을 안겨줬다.



송재정 작가
송재정 작가
송재정 작가

의외로 선전한 박혜련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올해 방송한 작품 중 의외의 히트를 친 드라마다. 당초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방송사에서 편성이 되지 않았던 이 작품은 방송 직후 화제성과 시청률에서 경쟁작을 누르고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다. 법정을 무대로 여주인공과 연하남과의 사랑, 초능력 등 다양한 소재를 엮은 이 작품은 2년간 각종 재판을 직접 방청하면서 써내려간 박 작가의 사실감 있는 극 전개가 인기 요인으로 자리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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