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에 출연 중인 박해진(왼쪽부터) 유인나 신성록, 이들 캐릭터에 심상치않은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별그대’에 출연 중인 박해진(왼쪽부터) 유인나 신성록, 이들 캐릭터에 심상치않은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별그대’에 출연 중인 박해진(왼쪽부터) 유인나 신성록, 이들 캐릭터에 심상치않은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6회는 변화의 조짐이 보였던 한 회였다.

도민준(김수현)과 천송이(전지현) 사이 감정기류가 본격적으로 흐르기 시작한 것은 물론, 두 사람 주변부의 인물들의 진짜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파격적 변화를 예고하는 이는 재경(신성록)이다. 재경은 겉으로는 인품 훌륭하고 젠틀한 재벌2세. 부족할 것 없는 환경에서 반듯하게만 자랐을 것 같은 완벽한 남자다. 그러나 위험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톱 여배우 한유라(유인영)와 약혼한 사이임에도 그녀의 자살로 위장된 죽음에 깊숙하게 관여되어 있다. 앞서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은 무조건 제거하는 잔인함이 포착된 바 있으며 그럼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섬뜩함도 느껴졌다. 사이코패스를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유라의 죽음으로, 천송이가 간접적 가해자로 몰린 현 상황에서 재경의 무서운 발톱은 점점 천송이를 향해 가고 있다. 극의 긴장도를 최고조로 높이는 인물이 바로 재경이다. 그런가하면 6회에서는 마냥 착하고 순하기만 할 것 같은 세미(유인나)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인 송이와 휘경(박해진) 틈바구니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뿜어내지 못한 이 연약한 캐릭터는 송이가 나락으로 떨어지자 그를 향해 뻗어온 러브콜들을 붙잡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참 약았다. 송이 앞에서는 여전히 착한 친구처럼 굴지만 다가오는 기회를 바짝 붙잡기 위해 거짓말을 하며 얼굴 표정을 바꾸는 응큼한 구석이 발견되었다. 무엇보다 세미는 송이 바라기인 휘경을 짝사랑하는 인물이라, 향후 휘경의 마음을 얻기 위해 변해가는 세미의 모습이 기대된다.

박해진이 연기하는 휘경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반전을 품고있는 인물로 보인다
박해진이 연기하는 휘경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반전을 품고있는 인물로 보인다
박해진이 연기하는 휘경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반전을 품고있는 인물로 보인다

끝으로 휘경 역시도 변화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재경의 동생으로 같은 재벌2세이지만 성공욕심 없이 오로지 천송이를 위해 사는 것만 같은 이 남자.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어 회사에서는 이미 그가 회장 아들이라는 것을 눈치를 채고 굽신거리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맹하게 아무도 모를 것이라 여기며 살아가는 장면들이 수차례 등장했다. 그러나 이런 휘경 역시도 마냥 맹한 인물로만 그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선은 이미 등장했다. 극 초반 휘경과 재경 위에 또 다른 형의 죽음이 언급됐다. 조선시대 양녕대군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그토록 아끼는 송이가 형 재경에 의해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 후, 이 남자의 폭주를 막을 자가 없어 보인다.

‘별에서 온 그대’를 보는 재미는 여기에 있다. 단 한 명의 캐릭터라도 그냥 그려지는 법이 없다. 통통 튀는 4차원 매력을 입은 캐릭터 모두 그 속에 한 가지 비밀을 숨기고 산다. 그 비밀들의 뚜겅이 열리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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