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S2 ‘직장의 신’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MBC ‘기황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S2 ‘직장의 신’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MBC ‘기황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S2 ‘직장의 신’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MBC ‘기황후’

KBS, MBC, SBS 등 방송 3사 연기대상의 막이 올랐다. 30일 MBC를 시작으로 31일 KBS와 SBS가 동시간대 연기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케이블TV의 선전과 종합편성채널의 약진 속에 올해 방송 3사 드라마는 예년보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주춤하는 면모를 보였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반전과 깜짝 스타 탄생의 순간을 맞이했다.

우선 KBS2는 상반기 화제작으로 떠오른 ‘직장의 신’과 의외로 선전한 ‘비밀’, 착한 드라마로 호평받은 ‘굿 닥터’ 등이 수상 후보로 압축되고 있다. 연기경력 27년차의 김혜수는 ‘역시 김혜수’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작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무덤덤함과 코믹함과 애절함을 자유자재로 오간 ‘직장의 신’의 미스김은 원작 드라마가 기억나지 않을 만큼 김혜수만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완성된 인물로 남아 올해 연기대상을 노려볼 만한 캐릭터다. 았다.

‘비밀’의 황정음은 꾸준히 성장하는 연기력으로 안방극장 주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신인 작가의 작품으로 당초 큰 기대감 없이 시작했던 ‘비밀’은 5%대 시청률로 시작해 18.6%로 막을 내리면서 올해 ‘반전 드라마’로 기록됐다. 특히 탄탄한 구성 속에 미스터리와 멜로가 짜임새있게 촘촘히 엮이면서 완성도 면에서도 호평받은 작품이다.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박시온(주원) 캐릭터로 각광받은 ‘굿 닥터’도 올해 다소 부진했던 KBS 드라마의 단비였다.

SBS는 올해 ‘야왕’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시작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군의 태양’ ‘상속자들’ 등 화제작을 낳았다. 초반 납득불가의 악녀 캐릭터를 보여준 ‘야왕’은 작품성 면에서는 물음표를 찍었지만 시청률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높은 화제성으로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PD의 만남으로 진중한 주제의식과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일본 원작 드라마를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정 드라마와 미스터리, 멜로가 혼합된 복합 장르에 완결성 있는 에피소드로 참신성이 돋보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도 초반 낮은 기대치에 비해 반전을 이룬 작품으로 남았다. 매 작품마다 안정감 있는 연기력을 보여준 이보영과 올해 신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한 이종석의 만남도 ‘연상연하 커플’의 새로운 공식을 썼다.

하반기 ‘주군의 태양’과 ‘상속자들’도 시청률 면에서 선전했다. 홍자매 작가 특유의 로맨틱 코미디에 호러 장르를 덧입힌 ‘주군의 태양’은 발랄함과 어두움을 오가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고 ‘상속자들’은 이민호 김우빈 박신혜 등 신세대 배우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한류 드라마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MBC는 올해 시청률 면에서는 선전했지만 뚜렷한 수상 후보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백년의 유산’과 ‘오로라 공주’는 높은 시청률과는 달리 방송 내내 자극적인 전개로 막장 논란의 중심이 선 작품이다.

올 초 방송된 ‘구가의 서’는 사극과 액션 멜로를 긴장감 있는 연출력 속에 담아내 상반기 화제작으로 자리하며 MBC 드라마의 체면을 살렸다. 일본 원작 드라마로 고현정이 주인공으로 나선 ‘여왕의 교실’은 교육 현실에 대한 의미 있는 주제의식을 담았지만 시청자들과 깊이 있게 소통하는 데는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고 권상우가 의학 드라마에 첫 도전한 ‘메디컬 탑팀’도 한자리수 대 시청률에 그쳐 만듦새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았다.

하반기 월화드라마 주자로 나선 ‘기황후’는 방대한 스케일과 하지원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50부작 드라마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켰다. 방송 초반 역사 왜곡 논란에 시달렸던 데 비해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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