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KBS 연예대상’ 스틸
’2013 KBS 연예대상’ 스틸
’2013 KBS 연예대상’ 스틸

지난 21일 방송된 ‘2013 KBS 연예대상’에서는 김준호가 대상의 영예를 안으며 ‘유재석-강호동’ 양강 체제에 균열을 알렸다.

2013년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인간의 조건’, ‘해피투게더3’, ‘1박 2일 시즌3’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상 수상 가능성을 높인 김준호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KBS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KBS 공무원’ 급 활약을 펼치며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5년 대상을 수상한 뒤 유독 KBS에서 상복이 없었던 유재석과 ‘달빛 프린스’의 폐지 이후 ‘우리동네 예체능’으로 일어선 강호동, ‘19금 코드’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신동엽, ‘무관의 여왕’ 이영자 등 막강한 경쟁자들이 대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연예대상이 단순히 한 해 방송가를 총정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일찍이 김준호의 수상이 점쳐졌던 것도 사실이다.

김준호의 수상은 KBS가 ‘2013 KBS 연예대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보여준다. KBS 간판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출신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명분을 세우되, 최근 시즌3로 재정비 후 안착 과정 중에 있는 ‘1박 2일’에 힘을 싣는다는 것. 김준호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인물이었기에 그의 수상은 기정사실이라는 것이 방송가의 중론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2013 KBS 연예대상’에서는 ‘개그콘서트’와 ‘1박 2일’에 힘을 쏟기 위한 KBS의 노력이 읽힌다. 차태현이 쇼·오락부문 남자최우수상을 수상한 것과 코미디 남녀 우수·최우수상을 ‘개그콘서트’에서 싹쓸이했다는 것이 그 증거. 또한, ‘개그콘서트’ 출신의 연예대상 수상자는 지난 2003년 수상한 박준형이 전부라는 점에서 김준호의 수상은 상징적인 의미까지 갖췄다.

KBS 중심타선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프로그램의 수상도 눈길을 끈다. 특히 ‘비타민’과 같은 장기 프로그램에, 올해 KBS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 ‘슈퍼독’ 등의 MC 자리를 꿰찬 이휘재, ‘해피투게더3’, ‘맘마미아’의 박미선 등의 수상도 같은 맥락이다. 즉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의 상승세를 이어가되, KBS 고정 출연진을 챙기는 실리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다.

올 한해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한 ‘최후의 1인’을 선정하는 연예대상은 2013년 방송가의 이슈를 정리하고 내년도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가의 시각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개그콘서트’로 명분을 세우고, ‘1박 2일’의 실리를 챙긴 KBS. 2014년도 방송가 방향에 대한 힌트는 ‘2013 KBS 연예대상’ 속에 녹아있다.

다음은 전체 수상 목록:
대상 : 김준호
시청자가 뽑은 영예의 프로그램상 : ‘개그콘서트’
쇼·오락부문 남자최우수상 : 차태현(‘1박 2일 시즌3’)
쇼·오락부문 남자우수상 : 컬투(‘안녕하세요’)
쇼·오락부문 여자최우수상 : 박미선(‘맘마미아’)
쇼·오락부문 여자우수상 : 박은영(‘연예가중계’)
코미디 남자최우수상 : 김준현 (‘개그콘서트’)
코미디 남자우수상 : 유민상(‘개그콘서트’)
코미디 여자최우수상 : 김지민(‘개그콘서트’)
코미디 여자우수상 : 김민경(‘개그콘서트’)
코미디 부문 여자신인상 : 안소미(‘개그콘서트’)
코미디 부문 남자신인상 : 이문재(‘개그콘서트’)
쇼·오락부문 여자신인상 : 보라(‘뮤직뱅크’)
쇼·오락부문 남자신인상 : 존박(‘우리동네 예체능’)
코미디 부문 작가상 : 이상덕(‘개그콘서트’)
쇼·오락부문 작가상 : 이현숙(‘연예가중계’)
라디오 DJ상 : 장윤주(‘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
공로상 : 장현민 카메라 감독(‘열린 음악회’ 등)
특별상 : 강승헌 음악 감독(‘이소라의 프로포즈’,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최우수 아이디어상 : ‘개그콘서트’의 ‘황해’ 팀
프로듀서 특별상 : 이휘재(‘슈퍼맨이 돌아왔다’)
특별 프로그램상 : 가요무대 독일공연
틈새시상식-중고신인상 : 강호동(‘맘마미아’)
틈새시상식-먹방상 : 유재석(‘해피투게더3’)
틈새시상식-유행어상 : 조달환(‘우리동네 예체능’)
버라이어티 부문 최고 엔터테이너상 : 최강창민, 추성훈
정보 쇼 부문 최고 엔터테이너상 : 문희준, 김종국
베스트 팀워크 상 : ‘우리동네 예체능’
모바일TV인기상(시청자 투표) :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슈퍼맨의 아이들
실험정신상 : ‘인간의 조건’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