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김병만, 김준호, 신동엽, 강호동(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유재석, 김병만, 김준호, 신동엽, 강호동(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유재석, 김병만, 김준호, 신동엽, 강호동(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KBS, SBS, MBC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을 앞두고 수상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올 한해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한 ‘최후의 1인’을 선정하는 연예대상은 2013년 방송가의 이슈를 정리하고 내년도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가의 시각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각 방송사에서는 “연예대상 후보는 당일 발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한해 높은 관심을 받았던 인물과 프로그램 수가 한정된 만큼 이미 조심스레 연예대상 수상자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 2013년에는 과연 어떤 이들이 ‘연예대상’의 영예를 거머쥘 수 있을까. (‘KBS 연예대상’은 21일 오후 9시 15분, ‘MBC 연예대상’은 오는 29일 오후 8시 45분, ‘SBS 연예대상’은 오는 30일 오후 8시 50분에 각각 방송된다.)

# KBS, 견고한 ‘유-강’ 체제의 균열…신동엽, 김준호, 이영자도 물망에 올라

지상파 3사에서 수차례 연예대상을 받은 바 있는 유재석은 여전히 연예대상 수상자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재석이 2013년 ‘2013 KBS 연예대상’의 수상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두 가지. 바로 ‘유재석이 유독 KBS에서는 상복이 없었다’는 점과 그가 지난 2003년부터 ‘해피투게더’의 MC로 10년 이상 ‘KBS 심야 예능’의 명맥을 이어왔다는 점. 특히 2005년 KBS 연예대상을 받은 이후 줄곧 침묵했던 그이기에 ‘올해는 한 번 받을 만하다’는 게 방송가 사람들의 평이다.

반면 유재석과 함께 방송계 ‘양강’ 체제를 구축해왔던 강호동은 올해도 연예대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 여부는 불투명하다. 복귀 이후 KBS가 야심 차게 준비한 ‘달빛 프린스’로 재기를 노렸으나 성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기 때문. 또한, 최근 ‘우리동네 예체능’이 농구로 종목을 바꾸면서 ‘강호동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으나 여전히 시청률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KBS2 ‘해피투게더3′(위쪽), ’1박 2일 시즌3′ 스틸
KBS2 ‘해피투게더3′(위쪽), ’1박 2일 시즌3′ 스틸
KBS2 ‘해피투게더3′(위쪽), ’1박 2일 시즌3′ 스틸

올해 특유의 ‘19금 개그’ 코드로 지상파와 케이블을 종횡무진 누빈 신동엽의 활약도 그의 수상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2013년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으로 안정적인 진행능력과 물오른 개그 감각을 선보인 그는 2012년 연예대상 수상에 이어 올해도 2연속 수상의 영예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개그우먼 이영자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2013년 이영자는 ‘안녕하세요’와 ‘맘마미아’에서 에너지 넘치는 진행과 푸근한 이미지로 간판 MC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영자만한 묵직한 존재감을 갖춘 여성 진행자가 적다는 점과 복귀 이후 KBS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인 재기를 이뤄냈다는 점은 그녀의 수상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단연컨대 2013년 KBS 예능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김준호다. ‘개그콘서트’에서 다수 유행 코너를 히트시킨 그는, ‘인간의 조건’, ‘해피투게더’에 이어 최근 시즌3로 돌아온 ‘1박 2일’에도 합류하며 ‘KBS 공무원’ 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예대상이 한 해의 마무리일 뿐만 아니라 내년도 방송가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때, 김준호는 현재 가장 수상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로 여겨진다. 한 방송관계자는 “김준호의 수상은 ‘개그콘서트’ 출신 방송인의 연예대상 수상이라는 당위성과 ‘1박 2일’의 부흥이라는 실리마저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일 것”이라고 답해, 김준호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 유재석 3연패? 이경규, 김병만의 역습

SBS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재석의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유재석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수장으로서 안정적인 진행능력을 바탕으로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SBS 일요일 간판 예능프로그램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 밀려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다는 점과 지난 2011년과 2012년 연이어 연예대상을 받았다는 점은 3연패에 제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위쪽), ‘정글의 법칙’ 스틸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위쪽), ‘정글의 법칙’ 스틸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위쪽), ‘정글의 법칙’ 스틸

2012년 유재석의 수상으로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에 머물렀던 이경규는 올해 연예대상 후보에 오르며 수상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와 ‘스타쥬니어쇼 붕어빵’을 통해 SBS 주요 예능의 진행자로서 혁혁한 성과를 거둔 그는 올 한해 시청률과 이미지 변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성과를 거뒀다. 비록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올 상반기 때보다는 미적지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다소 걸림돌이지만, “올해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지 않겠느냐”는 것이 방송가의 평가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을 통해 연예대상 후보에 한 번 더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올해 2월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러야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의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초심으로 돌아간 김병만은 한층 진해진 리얼리티의 향기로 시청자를 자극했고, 분위기 쇄신에 성공해 시청률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는 점과 지속적으로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해왔다는 점은 김병만의 수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무도’, ‘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토요일, 일요일 밤사이 깊어진 MBC의 고민

MBC가 연예대상 수상에 인물과 작품을 따로 구분 짓지 않았기에 2013년 연예대상 수상작은 크게 ‘무한도전’, ‘일밤-진짜 사나이’, ‘일밤-아빠? 어디가!’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맨위), ‘일밤-아빠! 어디가?’, ‘무한도전”(스틸)
MBC ‘일밤-진짜 사나이’(맨위), ‘일밤-아빠! 어디가?’, ‘무한도전”(스틸)
MBC ‘일밤-진짜 사나이’(맨위), ‘일밤-아빠! 어디가?’, ‘무한도전”(스틸)

일요일 밤을 책임진 ‘진짜 사나이’와 ‘아빠 어디가’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진짜 사나이’는 류수영, 샘 해밍턴, 박형식 등 걸출한 예능 인재를 발굴한 데 이어 올 상반기 ‘군대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아빠 어디가’의 성과는 더 눈길을 끈다. 스타와 자녀의 여행기를 그린 ‘아빠 어디가’는 소재의 평범함에서 발생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일밤’을 동 시간대 1위로 이끌어 MBC 예능의 부흥에 일조했다.

‘무한도전’ 역시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어김없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무한도전’의 중심축이자 ‘스타 MC’ 유재석의 단독 수상 가능성도 높지만, 올 한해 ‘자유로 가요제’를 비롯해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전파를 탔다는 점은 프로그램 수상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특히 ‘무한도전’은 지난 2007년 대상 수상 이후 5년 만에 대상 후보에 오른 만큼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SBS, MBC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