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01
“고기도 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안다”고 했던가. 그동안 멀끔한 외모와 도시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배우 김지훈, 이기우는 지난달 25일 첫 전파를 탄 케이블채널 Ystar ‘노는 오빠’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노는 오빠’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막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찾은 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촬영을 즐겼다. 평소 ‘절친’으로 알려진 이들이 그들만의 시선으로 패션, 뷰티, 맛집, 여행 등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를 보여준다는 것, ‘노는 오빠’가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이유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눈발이 휘날리던 11월말, 김지훈과 이기우는 이태원에 위치한 한 편집샵을 찾았다. 목재, 재활용 소재 등 친환경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던 이 장소는 두 남자의 취향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평소 ‘쇼핑’에 관심이 많은 김지훈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교집합인 셈. 관심사가 맞아 떨어진 두 남자는 쇼핑에 나선 여성들 못지않게 수다에 여념이 없었다.
02
02
‘김지훈과 이기우’라는 두 배우의 만남은 ‘노는 오빠’의 의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노는 오빠’의 연출을 맡은 박은미 PD는 “김지훈과 이기우가 이제 막 30대에 들어선 남성이면서 서로 다른 취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고, 독서와 음악 감상을 좋아한다는 전형적인 도시 남자 김지훈과 자동차, 캠핑, 스포츠 등 야외활동에 ‘푹’ 빠진 남자 이기우는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트렌드에 민감한 ‘요즘 남자’들을 대변한다. 자신들이 정말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그냥 방송이라서 하는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두 남자가 동갑내기 친구라는 사실도 ‘노는 오빠’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주걱 모양으로 생긴 나무 절단기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던 두 남자는 이내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추억담을 꺼내 놓는다. “처음에는 MC가 따로 없다는 게 걱정됐다”는 박은미 PD의 말이 무색하게 김지훈과 이기우는 쉴 새 없이 서로 농을 주고받았고, 카메라는 안중에도 없는 듯 만담을 나누는 이들의 대화에 제작진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실 줄 모른다.

드라마, 영화 등 작품 활동과 간헐적인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만 대중을 만났던 이들이기에 ‘노는 오빠’에서 비치는 일상적인 모습이 눈길을 끄는 것도 당연지사. 촬영에 임한 두 남자의 모습은 매 순간이 화보처럼 느껴질 만큼 매력적인 분위기가 묻어났다. “‘노는 오빠’가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하는 ‘버디 무비’와 같은 느낌이 나도록 촬영하고 있다”는 박은미 PD의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03
03
이날 편집샵 내 한쪽에서 가죽 공예 체험에 나선 두 남자는 작업복까지 갈아입고 진지한 표정으로 가죽 디자이너의 말을 경청했다. “우리가 각자 하나씩 만들어서 시청자에게 선물하자”고 의견을 모은 김지훈과 이기우는 생전 처음 해 보는 가죽 공예에서 보란 듯이 두 작품을 만들어 본인들의 이니셜까지 새겨 넣었다. 팬들을 생각하며 정성스레 만든 가죽 파우치와 핸드폰 거치대는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터였다.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이태원 경리단길로 이동한 김지훈과 이기우는 거침없는 워킹으로 요즘 이태원에서 ‘핫’하다는 컵케익 상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컵케익을 앞에 두고 마주 앉은 두 남자는 일본 케이블채널 엠넷 재팬에서 요리 프로그램의 ‘비비고 헬로우 한국요리’ 진행을 맡고 있는 김지훈과 이기우는 또다시 이야기꽃을 피웠다. 둘만의 호흡과 친밀함은 그렇게 ‘노는 오빠’를 만나 빛을 발하고 있었다.
04
04
지금까지 공개된 ‘노는 오빠’들의 유쾌한 이야기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하고 싶은 일들을 말해보라’는 이야기에 나온 아이템이 수십 가지에요. 벌써 10회 분량의 아이템은 전부 확정됐다니까요.” ‘노는 오빠’의 고은빈 작가는 두 남자의 호흡을 묻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노는 오빠’를 통해 공식적인 ‘절친’이 된 김지훈과 이기우는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시선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 그리고 혼자라서 용기가 내기 어려웠던 일들을 함께할 동반자를 얻었다. 박은미 PD는 이제 첫 방송을 마쳤을 뿐이지만, 두 남자의 차진 호흡에서 ‘노는 오빠’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떠한 설정도 없이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건 모두 두 MC의 공이에요. 훈훈한 비주얼에 30대에 들어선 남자들만이 나눌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가 있다는 점도 ‘노는 오빠’가 여성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남성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이죠. ‘할배’, ‘누나’, ‘아빠’들의 이야기가 인기를 얻었던 만큼, 이제 곧 ‘오빠’들의 시대도 오지 않을까요? 김지훈, 이기우 두 MC와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