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곤충, 위대한 본능’ 기자간담회가 열린 여의도 CGV
MBC ‘곤충, 위대한 본능’ 기자간담회가 열린 여의도 CGV
MBC ‘곤충, 위대한 본능’ 기자간담회가 열린 여의도 CGV

MBC 다큐팀 카메라에 담긴 벌의 전쟁은 그 어느 화려한 전쟁 영화 속 전투신보다 더 역동적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창의력 있다는 인간의 개입없이 펼쳐지는 자연 그대로의 장수말벌과 꿀벌의 살벌한 전쟁은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신이 됐다.

A부터 Z까지 창작해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했던 예술가들은 그대로임에도 경이로운 자연의 광경을 목도하고 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벌의 전쟁 외에도 MBC가 창사 52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곤충,위대한 본능’에는 물장구가 개구리와 뱀을 잡아 먹는 장면이나 여섯뿔가시거미가 나방을, 황닷거미가 물고기를 사냥해 먹는 신기한 장면들, 뒤영벌과 남가뢰의 미묘한 관계 형성, 갈색여치에 기생하는 연가시가 연출해내는 기이한 장면 장면이 시선을 사로잡기 바빴다. 실상 곤충들의 세계는 본능, 즉 먹고 번식하며 살기 위한 아주 단순한 여정으로 꾸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온갖 감정이 뒤엉켜있는 복잡한 삶을 돌이키게 하는 힘이 느껴진다.

‘곤충, 위대한 본능’은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 20%를 넘는 높은 성적을 거둔 ‘아마존의 눈물’(2009)을 제작한 김진만 PD의 차기작이다. ‘아마존의 눈물’ 당시 조연출이었던 김정민 PD는 이제 어엿한 동료 PD로 곤충세계의 여정에 동참했다. 해외 오지에서 펼쳐진 흥미로운 다큐를 기억하는 전작의 팬들이라면, 곤충과 다시 한 번 사투를 벌인 이들의 이야기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교롭게 ‘곤충, 위대한 본능’의 내레이션을 담당한 배우 이승기가 출연한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와 동시간대인 금요일 오후 10시대로 편성이 돼 오는 29일 정면승부하게 됐다. 김진만 PD는 “편성은 우리가 먼저 했으며, 사실 ‘꽃보다 누나’ 편성 시간대와 겹칠 것 같아 이승기 씨가 걱정을 하긴 했다”며 “그러나 시청층이 크게 겹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예능과 경쟁을 벌이겠다는 마음보다는 잘 만들자는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김정민 PD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김진만 선배가)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40분 분량 압축 편집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미리 본 입장에서 ‘곤충, 위대한 본능’은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 못지 않은 재미가 있다는 것을 장담한다. 이들 제작진이 자칫 지루하거나 엄숙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광활한 자연을 맛깔나게 보여주는 능력은 이미 전작에서도 입증된 바 있으며, 이에 더해 전작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밀도있는 영상은 다큐멘터리 골수팬들에게도 큰 즐거움으로 다가갈 것이다.

1부 방송은 29일 오후 10시, 2부는 12월 13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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