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세요? 방송을 보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던 음악이. 슬플 때는 더 애처롭게, 즐거울 때는 더 신이 나게 흥을 돋우는 방송 프로그램의 BGM. 기억을 담고,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의 힘은 방송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한 주간(2013.11.14.~2013.11.20.)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악은 무엇이었을까요. 방송계 이슈를 프로그램에 삽입된 음악으로 알아봤습니다.

DJ 텐이 내 멋대로 뽑아본 BGM 주간 차트 TOP4! 진정한 꿈을 찾아 대학가요제에 출사표를 내던진 ‘응사’ 속 빙그레와 대망의 ‘시즌12’를 마친 ‘막돼먹은 영애씨’가 1, 2위를,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로 안방극장을 가을빛으로 물들인 ‘비밀’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 ‘첫사랑의 아이콘’ 수지의 만남이 각각 3, 4위에 랭크됐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주, 프로그램 속 최고의 순간을 장식한 음악을 뽑아봤습니다.

1. ‘나만의 꿈’ – 신조음계 1집 ‘비상’

tvN ‘응답하라 1994’ 9회. 자신이 받은 곡이 표절곡인지도 모른 채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빙그레(위쪽)와 그의 친구들
tvN ‘응답하라 1994’ 9회. 자신이 받은 곡이 표절곡인지도 모른 채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빙그레(위쪽)와 그의 친구들
tvN ‘응답하라 1994’ 9회. 자신이 받은 곡이 표절곡인지도 모른 채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빙그레(위쪽)와 그의 친구들

“나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준 건/내 곁에 함께 했던 음악소리 예/누구나 같은 길을 걸을 순 없어/꿈은 다른 거야/모험이야 이제 내 삶은 해답 또한 없어/밑줄 친 참고서 따윈 날 책임질 수 없겠지/늘 뒤에서 문제아라고/날 비웃었던 친구들 오 나는 알아/그 속마음 나는 그들의 우상이 될 테니”

10. tvN ‘응답하라 1994’ 9회. 모든 걸 다 포기한다고 해도 절대 버릴 수 없었던 단 한 가지. 빙그레(바로)에게는 ‘음악’이 바로 그런 존재였습니다. 아버지에게 순응하며 의대까지 지원했지만, 빙그레는 여전히 음악 생각뿐이었고 현실은 여전히 고달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빙그레의 곁엔 그런 그의 마음을 읽고 ‘대학가요제’라는 길을 열어준 이는 쓰레기(정우) 선배와 조금은 부족해도 마음만은 진실한 친구들 삼천포(김성균)과 해태(손호준)이 있다는 것. 비록 첫 번째 도전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언젠가는 빙그레도 이름처럼 활짝 웃을 날이 오겠죠? “52번”이란 부름을 받고 힘차게 심사장 문을 열어젖히는 빙그레의 뒷모습에서는 한결 단단해진 ‘꿈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2. ‘포 더 퍼스트 타임(For The First Time)’ – 케니 로긴스(Kenny Loggins) ‘에센셜 케니 로긴스(Essential Kenny Loggins)’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 마지막 회. 여전히 사장님에 대한 마음을 정리할 수 없는 영애씨(위쪽)와 그런 그녀에게 빠져버린 ‘어린 양’ 한기웅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 마지막 회. 여전히 사장님에 대한 마음을 정리할 수 없는 영애씨(위쪽)와 그런 그녀에게 빠져버린 ‘어린 양’ 한기웅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 마지막 회. 여전히 사장님에 대한 마음을 정리할 수 없는 영애씨(위쪽)와 그런 그녀에게 빠져버린 ‘어린 양’ 한기웅

“이것이 정말 당신의 눈동자, 당신의 미소란 말이죠?(Are those your eyes, is that your smile)/내가 영원토록 갈망해 왔지만, 예전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I’ve been lookin at you forever But I never saw you before)…그렇게 오래전부터, 난 다시는 이런 감정을 찾는다는 걸 포기했었죠(Such a long time ago I had given up on findin’ this emotion ever again)/하지만 당신은 나랑 살고 있죠. 어쨌거나 당신을 발견했고, 이렇게 확신해 본 적이 없어요(But you live with me now Yes I’ve found you some how And I’VE never been so sure)”

10.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 마지막 회. 고통과 번뇌가 가득했던 ‘낙원인쇄소’도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두 번째 파혼, 실직과 이직 등 다양한 변화를 겪어야 했던 영애씨(김현숙)는 이번 시즌에서도 무척 분주했습니다. 사장님(이승준)과 한기웅(한기웅)과의 사랑, 가난한 삶 등 그 어떤 것 하나 해결된 것은 없지만, 항상 곁을 지키며 묵묵히 영애씨를 바라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웃을 수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부디 다음 시즌에서는 영애씨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며 사랑도 쟁취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3. ‘눈물이 맘을 훔쳐서’ – 에일리 ‘비밀’ OST Part5

KBS2 ‘비밀’ 마지막 회. 최후의 승자로 남은 민혁(지성)-유정(황정음) 커플(위쪽), 세연(이다희)로부터 온 그림을 보며 출소 후의 새 삶을 꿈꾸는 도훈(배수빈)
KBS2 ‘비밀’ 마지막 회. 최후의 승자로 남은 민혁(지성)-유정(황정음) 커플(위쪽), 세연(이다희)로부터 온 그림을 보며 출소 후의 새 삶을 꿈꾸는 도훈(배수빈)
KBS2 ‘비밀’ 마지막 회. 최후의 승자로 남은 민혁(지성)-유정(황정음) 커플(위쪽), 세연(이다희)로부터 온 그림을 보며 출소 후의 새 삶을 꿈꾸는 도훈(배수빈)

“한사람이 생겼죠 사랑하면 안 되는 그 사람/안되는데 안되는데 몇 번을 뿌리쳐 보았죠/그 사람을 울렸죠 지독히도 못된 나의 집착에/눈물이 맘을 훔쳐서 사라져 버린다면/꼭 다가올 것만 같아서/I believe that I love you 미치게 나를 흔드는/I believe that I love you 비틀대는 내 사랑이/다가가면 그대 겁이 나서 숨어 버릴까봐/나 죽을 듯 아프대도 난 바라만 보죠”

10. KBS2 ‘비밀’ 마지막 회. “그들은 내게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쳐버린 거야.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인생의 참맛은 그런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걸”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에 적힌 글처럼 인생이란 정말 그런 것일까요? 오직 ‘사랑’만을 바라보던 네 남녀는 그야말로 모두가 ‘불쌍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잦은 배신과 적절한 복수에도 통쾌함보다는 아릿한 무언가가 가슴에 남았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없이는 살 수가 없다.” 유정(황정음)의 말처럼 인생의 ‘비밀’은 그리 복잡한 게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4. ‘기억의 습작’ – 전람회 1집 ‘이그지비션(Exhibition)’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172회. 현진의 애교에 오버 연기로 화답한 수지(위쪽)와 그런 그녀를 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로 마음을 표현한 현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172회. 현진의 애교에 오버 연기로 화답한 수지(위쪽)와 그런 그녀를 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로 마음을 표현한 현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172회. 현진의 애교에 오버 연기로 화답한 수지(위쪽)와 그런 그녀를 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로 마음을 표현한 현진

“이젠 버틸 순 없다고/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이젠 말할 수 있는 걸/너의 슬픈 눈빛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나에게 말해봐/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마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생각이 나겠지/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잊혀져 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10.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172회. ‘국민 첫사랑’ 수지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도 웃게 했습니다. ‘런닝맨’을 찾은 류현진은 수지를 본 뒤 마치 소개팅 자리에 나온 수줍은 청년처럼 연신 웃기만 했습니다. 류현진은 방송 내내 “좋아한대요”를 외치며 자신을 놀려댄 ‘런닝맨’ 멤버는 안중에도 없는 듯, 식을세라 품에 안고 온 잉어빵을 수지에게 건넸습니다.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두 선남선녀의 만남. 미국으로 돌아간 류현진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남은 이 순간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날이 오겠죠?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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