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예쁜 남자’ 포스터 한채영, 장근석, 아이유, 이장우(왼쪽부터)
KBS2 ‘예쁜 남자’ 포스터 한채영, 장근석, 아이유, 이장우(왼쪽부터)
KBS2 ‘예쁜 남자’ 포스터 한채영, 장근석, 아이유, 이장우(왼쪽부터)

KBS2 새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천계영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기획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예쁜 남자’는 국보급 비주얼과 마성을 지닌 남자 독고마테(장근석)이 대한민국 상위 1% 성공녀 10인방의 여심을 훔치면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진정한 ‘예쁜 남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는다.

단순히 주연 배우들 간의 얽히고설키는 연애담만을 다루는 것도 아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배우들의 성장이야기와 잃어버린 가족과 진정한 사랑을 찾는 과정을 통해 원작을 뛰어넘는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도다. 또 장근석, 아이유, 한채영, 이장우 등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캐스팅과 ‘7번 방의 선물’을 각색한 유영아 작가와 정정화 PD, 이재상 PD의 연출을 맡았다는 점은 극화된 ‘예쁜 남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예쁜 남자’는 원작을 넘어 만화 원작 드라마의 새로운 신화를 쓰며 수목극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까. 20일 오후 10시 첫 방송을 앞둔 ‘예쁜 남자’의 흥행 가능성을 한 발짝 먼저 살펴봤다.

# 장근석과 아이유, 원작 이미지 벗고 배우 이름 찾을까

장근석(왼쪽), 아이유
장근석(왼쪽), 아이유
장근석(왼쪽), 아이유

“배우로서의 이름을 되찾고 싶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장근석이 수차례 되뇐 이 말은 ‘예쁜 남자’에 임하는 그의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간 아시아권에서는 연기와 음악 활동을 통해 ‘한류 스타’로 확고하게 입지를 굳혔지만, 국내 활동은 조금 미진했던 것이 사실. 장근석은 ‘예쁜 남자’를 통해 ‘지나치게 해외 무대에 집중한다’는 편견을 걷어내고 싶다며 ‘예쁜 남자’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장근석은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맡아 극단적인 연기도전을 시도하기보다는 전작들의 이미지와 무척 흡사한 ‘예쁜 남자’ 속 독고마테 역을 자신만의 매력으로 풀어내며 확실히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남이시네요’, ‘사랑비’, ‘매리는 외박중’ 등의 작품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는 “‘예쁜 남자’를 통해 그동안 ‘장근석의 단점’이라고 지적받아온 부분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장근석 ‘성공녀 10명’을 만나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독고마테 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가 ‘예쁜 남자’의 흥행 포인트가 될 터.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형성하며 연기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예쁜 남자’를 즐길 수 있는 방편이 될 듯하다.

아이유도 ‘예쁜 남자’를 통해 만만치 않은 연기 도전을 시도한다.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등의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가수 아이유’가 아닌 ‘배우 아이유’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쁜 남자’ 속 김보통 캐릭터가 ‘최고다 이순신’ 속 이순신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 이에 아이유는 “‘예쁜 남자’는 김보통을 통해 이순신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본적인 설정만 놓고 보면 비슷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김보통은 이순신과 비교하면 훨씬 가볍고 통통 튀는 느낌이 있다. 나만의 매력이 더 잘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만화가 원작? 누가 만드는 지가 더 중요하다
63
63
일본드라마 리메이크 열풍만큼 한국 드라마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만화 원작 드라마이다. 특히 최근 만화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원작에서 이야기 구조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궁’, ‘풀하우스’, ‘꽃보다 남자’, ‘쩐의 전쟁’ 등이 그 예로, 원작을 그대로 극화한 것이 아니라 드라마적 문법과 배우들이 호연이 적절히 더해진 작품들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만화 원작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만화 원작 드라마가 항상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2009 외인구단’, ‘장난스런 키스’,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등의 작품은 조악한 디테일과 원작과 다를 바 없는 구성으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예쁜 남자’는 ‘탤런트(TALENT)’, ‘디비디(DVD)’, ‘언플러그드 보이’, ‘오디션’ 등의 작품으로 스토리와 구성력을 인정받은 천계영 작가의 작품을 가져왔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드라마 문법과 만화의 문법이 다른 만큼 각색과 연출에도 공을 들였다는 것은 ‘예쁜 남자’가 단순히 원작을 본 독자들만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영화 ‘코리아’, ‘파파로티’, ‘7번 방의 선물’, ‘스파이’ 등의 작품에 참여한 유영아 작가가 ‘예쁜 남자’의 각색을 맡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예쁜 남자’의 원작이 갖고 있는 통통 튀는 캐릭터와 소재에, 가족과 사랑 이야기에 통달한 유영아 작가의 각색이 더해진다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 ‘예쁜 남자’의 제작진이 “‘예쁜 남자’는 단순히 연애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서와 같은 성공스토리’와 ‘진정한 가족과 사랑에 대한 의미’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호언장담한 것에 수긍이 가는 이유다.
62
62
‘예쁜 남자’의 연출진 또한 원작만의 색채와 안정적인 드라마 문법을 적절히 조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정화 PD는 ‘꽃미남 라면가게’, ‘이웃집 꽃미남’ 등의 작품을 통해 배우들의 로맨스와 이미지를 젊은 감각으로 풀어내는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원작의 독특한 색채와 아기자기한 매력을 표현하는 데는 정정화 PD가 적격인 셈이다. 또한, ‘예쁜 남자’는 원작의 이미지를 이어받으며 드라마적 표현에 대한 고민도 놓지 않았다. 30%를 상회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솔약국집 아들들’ 연출한 이재상 PD와 ‘신의’를 맡았던 신용휘 PD의 참여는 ‘예쁜 남자’에 안정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사진제공. SBS, KBS, MBC, 롯데 엔터테인먼트, CJ E&M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