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빠스껫 볼’ 주인공 정동현-이엘리야-도지한(왼쪽부터)
tvN ‘빠스껫 볼’ 주인공 정동현-이엘리야-도지한(왼쪽부터)
tvN ‘빠스껫 볼’ 주인공 정동현-이엘리야-도지한(왼쪽부터)

‘일제시대’와 ‘농구’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시대적 배경과 소재가 만났다.

21일 첫방송하는 케이블TV tvN 드라마 ‘빠스껫 볼’은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이후 분단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시대에 농구를 희망으로 삼으며 활동해 온 청춘들의 사랑과 갈등, 화합을 그린 작품으로 KBS2 ‘추노’ ‘도망자 플랜비’로 각광받은 곽정환 PD가 메가폰을 잡아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아 온 드라마다.

총 24부작으로 기획된 이 작품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리기 직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KOREA’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8강 신화를 쓴 1948년 농구 대표팀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경제적 수준과 사상 차이에도 불구하고 화합을 통해 나라의 독립과 첫 올림픽 출전을 경험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극의 주요 줄기를 이룰 예정이다.

주요 배역들은 대부분 신예들로 채워졌다. 주인공인 움막촌 출신의 농구 스타 김산 역에는 도지한, 친일파의 딸이자 신여성인 기자 최신영 역에는 이 엘리야가 각각 캐스팅됐으며 당대 최고의 농구선수 민치호 역에는 정동현, 최신영의 하녀이자 친구인 고봉순 역에는 원더걸스 출신 박예은이 각각 낙점됐다.

tvN ‘빠스껫 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공형진, 박예은, 곽정환 PD(왼쪽부터)
tvN ‘빠스껫 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공형진, 박예은, 곽정환 PD(왼쪽부터)
tvN ‘빠스껫 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공형진, 박예은, 곽정환 PD(왼쪽부터)

여기에 남대문 도박농구판의 판주 공윤배 역에는 공형진, 최신영의 아버지이자 방적회사 사장 최제국 역에 김응수 민족자본가 민태신 역에는 안석환이 캐스팅돼 안정감 있는 중견 연기자들도 포진했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곽 PD는 “작가를 통해 처음 일제 시대 농구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의아했는데 그 시대야말로 한국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여러가지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라며 “극적인 재미 속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재인 것 같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또 “최근 세대 간 갈등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노인, 아버지 세대와 자식 세대가 함께 공감하면서도 함께 지향점을 찾을 수 있는 작품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으로 첫 드라마 주연에 도전한 도지한은 “촬영하면서 농구를 처음으로 접했는데 큰 재미를 느꼈다”라며 “다소 어렵게 읽혔던 대본이지만 몰입해가면서 점차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영화 ‘마이웨이’의 장동건 아역으로 주목받았던 도지한은 “장동건 선배가 MBC 드라마 ‘마지막 승부’로 주목받았던 것처럼 ‘빠스껫 볼’도 드라마 역사에 남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tvN ‘빠스껫볼’ 출연진
tvN ‘빠스껫볼’ 출연진
tvN ‘빠스껫볼’ 출연진

여주인공 최신영으로 분한 이 엘리야는 “갓 사회에 나온 초년병으로서 최신영의 상황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라며 “일단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는 게 큰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박예은도 이 작품으로 연기자로 첫발을 내딛는다. 박예은은 “극중 소박하고 발랄한 봉순이라는 인물과 내가 비슷한 점이 많아 마치 잃어버렸던 나를 만난 느낌”이라며 “연기가 처음이라 시선처리나 감정 표현이 아직 서투르지만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간 케이블TV 드라마가 주중 오후 9시나 11시로 지상파 10시대 드라마와 맞대결을 피해왔던 것과 달리 ‘빠스껫 볼’은 오후 10시로 과감한 편성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곽 PD는 “밤 10시대에 시청가구의 50% 정도가 시청을 하는 만큼 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에 오랜 논의 끝에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독특한 소재와 파격적인 신예 캐스팅, 지상파 드라마와 맞불 편성으로 도전장을 내민 ‘빠스껫 볼’의 시도가 가을 드라마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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