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 vs 〈스캔들〉, 네 가지 관전 포인트
이상우, 남상미, 김지훈, MBC <스캔들> 김재원, 조윤희(왼쪽부터)" />SBS <결혼의 여신> 이상우, 남상미, 김지훈, MBC <스캔들> 김재원, 조윤희(왼쪽부터)

오는 29일부터 가족 이야기를 다룬 주말드라마 두 편이 새롭게 방송된다. 세 달여 동안 주말 안방을 책임질 드라마는 SBS <결혼의 여신>(연출 오진석, 극본 조정선)과 MBC <스캔들 :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연출 김진만, 극본 배유미). 지난 24일과 26일, 연이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면면이나 기획의도, 시사 영상을 봤을 때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작 <백년의 유산>의 시청률(30.3%)이 워낙 높았던 터라, MBC <스캔들>이 시청률 경쟁에서는 다소 유리해 보이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무더운 여름, ‘주말드라마 대전’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봤다.

부부애와 부성애의 대결
주말드라마답게, 두 드라마의 핵심 이야기는 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차이가 있다면 강조점을 부부관계에 두느냐, 부모 자식 관계에 두느냐 하는 것. 결혼생활을 다루는 <결혼의 여신>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커플이 등장한다. 첫사랑과 결혼한 여자(조민수-권해효),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한 여자(이태란-김정태), 결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남상미-이상우-김지훈)까지. 오진석 PD의 표현대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녀관계를 통해 ‘현실밀착형 스펙타클’을 보여줄 예정이다. 반면, <스캔들>은 자식에 대한 부성애에 방점이 찍힌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 하명근(조재현)은 똑같이 복수하기 위해 장태하(박상민)의 아들을 유괴해 자신의 아들 하은중(김재원)으로 키운다. 아버지를 절대적인 존재로 여기던 하은중이 진실을 알게 되는 과정과 그 후 닥쳐올 후폭풍이 중점적으로 전개된다. 드라마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분노를 넘어 범죄로 변질되는 과정을 그린다. 그만큼 배우들의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 vs 〈스캔들〉, 네 가지 관전 포인트
제작발표회" />MBC <스캔들> 제작발표회

‘막장 드라마’ 아냐?
두 드라마가 주의해야 할 것은 ‘막장 논란’이다. 그동안 많은 주말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도 막장드라마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가족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스캔들>과 <결혼의 여신> 역시 그럴 위험이 있다. 우선 <스캔들 :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은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사고로 아들이 숨지고, 그 복수를 위해 다른 이의 아들을 유괴한다는 기본 설정은 여느 드라마 못지않게 자극적이다. 박상민과 조재현은 입을 모아 “우리는 막장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야기의 짜임새가 튼튼하다면 막장 논란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린 막장 드라마를 만들지는 않을 거라는 작가?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결혼의 여신>의 불안 요소는 불륜이다.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맛보기 영상에는 유독 불륜 장면이 많았다. 제목을 ‘불륜의 여신’이라고 지었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극의 재미를 위해서라지만, 결혼생활의 ‘스펙타클’함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은 불륜 외에도 많다. 인생관?생활습관이 다른 남녀가 만나 아웅다웅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결혼의 ‘의미’를 돌아보고 싶었다는 조정선 작가의 말과 일치하는 내용 아닐까.

주말드라마에서 잔뼈가 굵은 작가
두 드라마의 작가들 모두 주말드라마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전력이 있다. <결혼의 여신> 조정선 작가는 지난 2009년 KBS2 <솔약국집 아들들>이 4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 작가’ 반열에 올랐다. 2011년에 방송된 KBS2 <사랑을 믿어요> 역시 27.4%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스캔들> 배유미 작가 역시 주말드라마를 통해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 2011년 노도철 PD와 호흡을 맞춘 MBC <반짝반짝 빛나는>은 22.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2006년에 방송된 <진짜진짜 좋아해>는 KBS2 <소문난 칠공주>에 밀려 시청률 1위 자리를 놓치긴 했지만, 17.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주말드라마에서 잔뼈가 굵은 두 작가의 ‘글발 대결’이 기대된다.

새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 vs 〈스캔들〉, 네 가지 관전 포인트
제작발표회" />SBS <결혼의 여신> 제작발표회

배우들의 신?구 조화
<스캔들>의 주연 배우 김재원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촬영장 느낌이 좋으면 그 에너지가 그대로 전파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된다”고 말했다. 촬영장의 분위기는 출연진의 이름값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연기자들 사이에 소통이 원활해야 하는 만큼, 팀워크가 중요하다. 두 드라마 모두 배우들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 <스캔들>은 조재현, 박상민, 신은경 등 노련한 배우들이 무게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어간다. ‘미소천사’ 김재원도 기존 이미지와 달리 터프하고 어두운 캐릭터인 하은중 형사를 연기하는 가운데, 조윤희(우아미)와 김규리(장주하) 등 젊은 여배우들이 다소 어두울 수도 있는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결혼의 여신>도 비슷하다. 남상미, 이상우, 김지훈 등 젊은 연기자들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권해효, 조민수, 장현성 등 경험 많은 연기자들이 뒤를 받친다. 신?구 조화가 중요하다는 건 축구팀이나 야구팀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두 드라마 모두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배우들 사이의 조화는 좋은 극본이나 감각적인 연출만큼 중요하다.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제공.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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