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썹의 나다, 다인, 수진, 나리, 진주, 지애, 우주.(왼쪽부터)
와썹의 나다, 다인, 수진, 나리, 진주, 지애, 우주.(왼쪽부터)
와썹의 나다, 다인, 수진, 나리, 진주, 지애, 우주.(왼쪽부터)

와썹(Wa$$up)을 본 첫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다. 힙합을 내세운 카리스마와 강렬한 화장으로 기 센 언니들이 있는 걸그룹으로 보이기도 하고, 데뷔 전부터 인터넷을 들썩였던 엉덩이춤의 장본인들이라 무서운 마음도 들었다. 와썹에게 첫 인상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자 “저희를 실제로 아는 분들은 전혀 무섭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오히려 웃음을 터트리죠. 진짜 그렇지 않나요?”라며 유쾌한 웃음을 보였다. 정말 실제로 겪은 와썹은 웃음과 장난이 끊이지 않는 밝은 소녀 7명이었다.

8월 데뷔해 아직 데뷔한 지 한 달이 되지 않는 와썹은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자신들의 인사법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사진기자가 눕는 포즈를 요청해도 거리낌 없이 ‘우와, 재미있겠다’를 연발하며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 순간을 즐기는 모습에 실제 이야기를 나누기 전부터 두려웠던 첫 인상은 눈 녹듯이 없어졌다. 이들의 데뷔곡도 마찬가지. 그룹명과 이름이 같은 데뷔곡 ‘Wassup’을 듣다 보면 어느새 몸을 들썩이며 중독돼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타이틀곡 ‘Wassup’은 힙합에 댄스홀이라는 장르를 접목했어요. 듣는 모든 분들이 흔들흔들 춤출 수 있는 신나고 파이팅을 넘치는 곡이예요. 힙합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장르를 섞었어요.” (수진)

댄스홀은 정통 레게에 전자음악이 결합된 것으로 신나고 중독성 있는 리듬이 특징이다. 와썹은 힙합을 내세웠지만 힙합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여러 가지 장르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니키 미나즈 같은 유명 래퍼를 비롯해, 비욘세, 에이브릴 라빈, 제시 제이, 박효신, 박재범까지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두루 섭렵했다. 그러나 힙합을 표방하는 그룹에 메인 래퍼가 한 명뿐이라 약하지 않으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와썹은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데뷔곡 ‘Wassup’에서 메인래퍼 한 명과 서브래퍼 한 명만이 랩을 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힙합이란 것이 굳이 랩만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요. R&B 가수이면서 힙합의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메인래퍼가 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약점이 되기보다 여러 장르를 소화하는 기반이 되는 거 같아요. 또, 막내 진주가 래퍼로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앞으로 나올 와썹의 노래에는 다른 멤버들의 랩도 들을 수 있습니다.”(나다)

와썹의 수진, 지애, 나리, 나다, 진주, 다인, 우주(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와썹의 수진, 지애, 나리, 나다, 진주, 다인, 우주(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와썹의 수진, 지애, 나리, 나다, 진주, 다인, 우주(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와썹은 소속사 마피아레코드의 유일한 걸그룹이자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뮤직이 함께 준비한 걸그룹이기에 실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메인래퍼를 맡고 있는 멤버 나다는 데뷔 싱글의 수록곡 ‘BangBang’의 가사를 썼다. 데뷔하자마자 솔로곡을 발표해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솔직담백하고 재치 있는 랩으로 실력을 드러냈다.

“힙합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이 대화할 수 있는 쌍방향 음악이에요. 저는 속에 담긴 말을 해야 하는 래퍼다 보니 직접 곡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소속사의 유일한 걸그룹이라 그런지 주변에서도 많이 봐주세요. (웃음) 구준엽 선배님이나 레드락 프로듀서 선생님도 옆에서 항상 도와주세요.” (나다)

와썹은 인터뷰를 하는 내내 작은 이야기에도 까르르거리며 웃음꽃을 피웠다. 1990년생부터 1996년생까지 많게 6살 차이가 나지만, 우애만큼은 돈독해 보였다. 리더 진주는 “나이 차이가 오히려 큰 싸움을 막는다”며 “섭섭한 일이 있으면 담아두지 않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며 팀워크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와썹의 수진, 다인, 나다, 나리, 진주, 지애, 우주.(왼쪽부터)
와썹의 수진, 다인, 나다, 나리, 진주, 지애, 우주.(왼쪽부터)
와썹의 수진, 다인, 나다, 나리, 진주, 지애, 우주.(왼쪽부터)

어떤 일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와썹의 또 다른 비결이었다. 와썹은 데뷔 무대를 갖기 전부터 뮤직비디오의 일부가 ‘흔한 걸그룹의 엉덩이 털기 춤’이라는 제목으로 퍼져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와썹이 선보인 엉덩이 털기 춤은 ‘트월킹(twerking)’으로 최근 미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춤이다. 데뷔 전부터 겪은 시끄러운 소식에 마음이 약해졌을 것 같았지만 와썹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았다.

“마음고생은 없었어요. 선정성 논란이 됐는데 실제로 우리의 무대를 본다면 안무나 의상에서 선정성을 느낄 수 없어요. 오히려 논란이 우리의 여러 가지 매력을 드러내는 기회가 된 거 같아 설?어요. 사실 논란이 된다는 걸 주변 분들이 알려주셔서 알기도 했어요.”(나리)

길게는 7년, 적게는 3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드디어 가수의 꿈을 이룬 와썹의 또 다른 꿈은 무엇일까. 와썹은 롤모델로 최장수아이돌 신화를 꼽았다.

“신화 선배님처럼 오래 같이 할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즐거우면서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닮고 싶어요.”(다인)
“신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믿고 볼 수 있다’에요. 그런 것처럼 사람들이 우리를 봤을 때, 콘서트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 그 재미있는 걸그룹? 진짜 즐겁겠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함께 놀고 싶어 하는 걸그룹이요!” (진주)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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