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목 저녁 7시 불과 삼일 사이에 태풍 두 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통과한 이례적인 상황에서 가장 분주했던 곳은 방송사였다. 방송사들은 실시간으로 태풍 경로와 기상 현황을 보도하면서 이 긴급한 상황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놓치지 않고자 했다. 이 가운데서 정작 태풍의 위력보다 두드러진 것은 태풍 보도인지 재난 방송인지 구분되지 않는 방송 태도의 문제점이었다. 태풍 볼라벤이 상륙하기 전부터 그 역대급 규모와 위력에 초점을 맞추며 위기감을 부풀렸...
목 MBC 밤 11시 15분 의 출연자에게 생존은 사랑보다 우선이다. 초기에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여자들도 이제는 자신들의 집과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협동한다. 출연자들은 아름다운 산호초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기 보다는 문어낚시와 조개채집에 매진하고, 도마뱀을 사냥해서 구워먹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여자가 활동 파트너로 특정 남자를 선택한 이유가 “수렵 활동하는 데에 있어서 뛰어나기 때문”인 곳이 바...
다섯 줄 요약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지나치다면 ‘대체로 민망’은 어떨까. 45개국 201편의 출품작 가운데 본심에 올라온 24편의 드라마를 7명의 국제 심사위원단이 사흘 동안 평가하는 시스템부터 의 한계는 뚜렷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투른 진행과 특색 없는 축하 무대, 동시통역이 무색할 만큼 지루한 수상소감을 뛰어넘은 이 시상식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제적인 시상식이라는 간판을 걸어놓고 안에서는 ‘한류 팔이...
5회 수 MBC 밤 9시 55분 '기억실조증'에 걸린 아랑(신민아) 뿐 아니라 은오(이준기)와 주왈(연우진)에게도 기억은 집착의 대상이다. 서얼로 태어난 은오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죄책감에 매어있고, 어머니를 찾으며 어머니를 부정했던 자신의 과오와 과거를 쫓는다. 쇠죽을 훔쳐 먹던 과거를 지닌 주왈 역시 “쓸모 없는” 골비단지였던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은오와 주왈의 기억은 서씨(강문영)라는 공통된 등장인물을 통해 하나의 이야...
KBS1 밤 11시 40분 KBS와 중국CCTV의 공동 기획인 에서 13억은 중국 인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류의 시초가 있었던 일본에서부터 중국과 아시아 전 지역 모두가 한류를 '본' 사람들이다. 그리고 아시아에 미친 한류의 영향을 전시하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13억의 사람들은 지구 곳곳에 퍼져있다고 말한다. 한류를 한강의 기적에 비유하는 오프닝에서부터 한류의 기세를 “위풍당당함”으로 정의하는 마지막 멘트에까지 넘치는 자부심이 묻어...
다섯 줄 요약 CG가 현실이 됐다. 섭외가 안 돼 하얀 스튜디오에 CG로 등장했던 비스트가 을 찾았다. 하지만 감격스러워 하는 정형돈과 데프콘의 초반 반응과 달리, 프로그램은 MC들의 깐족거리는 진행과 자막을 총동원해 멤버들을 공격했다. 예측할 수 없는 방송 스타일은 아이돌이 직접 뽑은 '성공할 것 같은 CEO돌 BEST' 랭킹을 확인하다가 갑자기 MC들에게 곡성의 한 농가 CEO(막내작가의 아버지)를 따라하게 한 순간에도 확인됐다. Bes...
7-8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해운대가 언제부터 늪이었던가. 출발부터 불안하던 극은 바다에 빠진 태성(김강우)이 삼촌수산의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민망한 설정에서부터 빠르게 진창에 빠졌다. 그사이 깔끔, 도도하던 검사 태성은 헤벌쭉 웃다가도 “더 이상 니들 말에 안 속”는다며 소리치는 시비조의 차력사 남해(김강우)로 한 방에 둔갑했다. 자신의 신상 관련 기억만 돌아오지 않았을 뿐인데 사람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버렸고 이것을 시발점 삼아...
EBS 월-목 밤 9시 50분 본질적 질문에 대한 답은 때로 가장 어려운 답이기도 하다. 수없이 반복되어왔을 그 물음에 대해 근본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새롭게 답해야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3부작은 그에 대한 하나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이 방송은 “여러분에게 음악은 무엇인가요?”라는 근본적이고 친숙한 질문을 던지고, “익숙하다가 곧 낯설어지는 여행, 음악을 듣는 건 그 두 길을 즐기는 과정”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1부...
다섯 줄 요약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의 관계에는 크고 작은 균열이 생긴다. 시원(정은지)은 밤길에 자신을 데리러 뛰쳐나온 윤제(서인국)를 보고 마음이 흔들린다. 이후 다가온 시원의 생일, 노래방에 시원과 단둘만 남은 윤제는 자신의 진심을 모두 털어놓지만, 편한 친구 사이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시원의 말을 듣고 실망한다. 한편 하와이로 유학을 떠나는 학찬(은지원)과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유정(신소율)은 말다툼을 벌인다. 그렇게 아이들은 ...
“얘기할 때랑 노래할 때 목소리가 많이 달라요. 어려서부터 가성이 익숙했어요. 어렸을 때는 거의 가요만 들었는데 특히 원미연 씨라든지 여자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변성기 전이라 그걸 다 따라 불렀거든요.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성으로만 노래하면 안 돼, 다른 것도 해야 해'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보니 이렇게 굳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원래 소리 지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조용하게 노래를 하는 편이에요....
SBSE! 월 밤 11시 가 김남주의 이름 앞에 붙인 수식어는 '내조의 여왕'도, '의 히로인'도 아닌 '국민 완판녀'였다. 그리고 김남주 이름 뒤에 붙는 뷰티와 관련된 단어들을 친절하게 모아 소개하고 그 스타일을 재연하는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뷰티는 뷰티이되 닮고 싶은 '스타의' 뷰티가 의 지향점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적어도 온스타일 의 성공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는다. 뷰티 제품의 기능과 장점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여타 뷰...
다섯 줄 요약 기철(유오성)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철은 입궐해 은수(김희선)를 의선이라 부르는 것을 부정하며 공민왕(류덕환)과 팽팽히 맞서고, 은수는 기철에게 “당신이 어떻게 죽는지도 알고 있다”는 독설을 하며 정면으로 대응한다. 기철은 공민왕에게 은수를 제 손으로 제어하게 해달라 요구하고 공민왕은 일주일 안에 은수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해야한다는 조건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최영(이민호)은 깨어나자마자 기철이 은수를 데...
MBC 월 밤 11시 20분 최선은 아니지만 정석이었다. 송해와 이상벽, 이상용을 초대해 장수 MC의 비결을 들었던 300회 특집과 달리, 400회 특집은 지금껏 출연했던 패널과 게스트들을 불러 프로그램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명수와 노홍철, 길은 물론 김태원까지 이곳에서 예능의 기초를 닦거나 캐릭터를 잡아나갔던 일을 회상했다. 2004년 3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햇수로 9년 동안, 프로그램이 어떻게 예능의 산실이 되어...
'승부의 신' MBC 일 오후 5시 '승부의 신'을 이야기하기 하려면 의 '홍철 대 하하' 특집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홍철 대 하하'는 누가 누구를 형이라고 부르느냐 하는 친구 간의 사소한 자존심 싸움으로 시작했다. 이후 의 팬들을 관중으로 두고 경기에 참여시키면서 판이 커지긴 했지만, 대결의 핵심은 홍철과 하하 사이에 쌓인 이야기에 있었다. 그 점에서 '승부의 신'은 그 대결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 왔지만 실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