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을 돌리면 여기도 '이혼', 저기도 '불화' 이야기다. 부부 갈등과 이혼 위기를 다루는 예능들이 넘쳐나는데도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결혼 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랑을 속삭이고 애정을 표현하는 부부들의 모습이 단비처럼 느껴질 정도다.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 부부'부터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결혼과 이혼 사이' 등 부부간의 안 좋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하나의 예능 장르처럼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섹스리스 부부를 다루는 '쉬는 부부'도 가세했고, 내달 11일부터는 '리얼 Law맨스 고소한 남녀'에서도 불륜, 파혼 등의 이야기를 다룬다.
부부 사이가 모두 좋을 수는 없지만, 이러한 문제들만 부각하다 보니 '결혼 비장려'를 조장하는 느낌까지 든다. 현실의 문제를 꼬집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예능이 늘 그렇듯, 해결보다는 자극적인 문제와 갈등만 강조하기 때문이다.

또 마을 주민이 복분자 주스를 나눠주며 "막내딸 하나 낳으시면"이라고 하자 보답이라도 하듯 최수종은 벌컥벌컥 마시며 셋째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수종과 똑 닮은 첫째 아들이 부모님을 따라 일손을 도우며 세컨하우스 공사에 나서는 모습도 예고됐다.
실제 한 계 관계자 역시 "두 부부의 사랑은 카메라 밖에서 더한 수준"이라며 "사랑이 넘치는 최수종도 대단하지만 그걸 잘 받아주는 하희라도 대단하다"고 귀띔할 정도.

또 이상순이 "3일 연속 장어를 먹어서 힘이 난다"고 하자 이효리는 "오빠 이제 죽었다. '멍청이' 무대 때 코피 각오하면 있으면 된다. 그날 우리에게 코믹은 없고 에로만 있다"며 여전한 금술을 자랑했다.

자극적인 소재는 쉽게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고 만다. 시청자들이 오래도록 보고 싶은 건 애정을 속삭이는 부부들의 모습일 터. '이혼' 위주의 예능에서 '사랑' 위주의 예능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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