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예지력>>

이도현 사고 후 연기만 한 달 넘게
완벽한 작품에 '급한 마무리'라는 오점
이도현 '바보 연기'만 5주동안 보여주더니…뒷마무리 부족했던 '나쁜엄마'[TEN스타필드]
<<류예지의 예지력>>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미래와 그 파급력을 꿰뚫어봅니다.


결말은 짧고 과정은 길었다. 약 5주에 가까운 시간 동안 비슷한 배경에 비슷한 연기만 계속되더니 최종회를 남겨두고 다급하게 마무리 지었다. 오랜 시간 답답했던 만큼 시원한 결말을 바라는 시청자가 대부분이었지만 '나쁜 엄마가' 보여준 결말은 어딘가 찝찝하다.

라미란, 이도현 주연의 JTBC '나쁜 엄마'가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시청률도, 화제성도, 배우들의 연기력도 압도적이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1회 3.5%로 시작했던 '나쁜 엄마'는 마지막 회 12%를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높은 시청률만큼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했다. 믿고 보는 배우 라미란과 함께 주연 배우 이도현은 매주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TOP 10을 지켜냈다.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새롭게 눈에 띈 배우들도 있었다.
이도현 '바보 연기'만 5주동안 보여주더니…뒷마무리 부족했던 '나쁜엄마'[TEN스타필드]
이도현(최강호 역)의 상대역이었던 안은진(이미주 역)은 사랑스러움과 진중함이 공존하는 매력을 뽐냈다.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빛났다. 신인 홍비라는 극 중 이도현의 아버지 죽음을 조작한 공범에서 추후 조력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삼식 역의 유인수 역시 껄렁껄렁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급작스럽게 끝나버린 결말이다. 극 중 이도현은 3회(5월 3일 자)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사고로 7세 지능을 갖게 된 그는 어린아이 연기를 하게 됐다. 사지가 마비된 그를 엄마 라미란(진영순 역)은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이도현 '바보 연기'만 5주동안 보여주더니…뒷마무리 부족했던 '나쁜엄마'[TEN스타필드]
이도현은 7세 어린아이 수준의 정신연령으로 살게 되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겪었다. 당장 혼자 밥을 먹지도 일어서지도 못하게 되면서 끊임없는 훈련을 거쳤다. 엄마에게 냉담했던 그가 엄마 바라기가 되고, 동네 아이들과 해맑게 어울려 놀았다. 마을 이장, 청년회장 등과의 에피소드도 생겨났다. 또 과거 사랑했던 여자 안은진을 기억하지 못하며 '단짠' 서사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5주가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14부작인 '나쁜 엄마'는 3회부터 12회까지 이도현의 7세 지능 연기를 이끌고 갔다. 14부작 중 10부작을 말이다.
이도현 '바보 연기'만 5주동안 보여주더니…뒷마무리 부족했던 '나쁜엄마'[TEN스타필드]
12회 말미에서는 가까스로 이도현이 기억을 되찾았다. 불에 타버린 돼지농장에서 넘어지면서 말이다. 다시금 원래의 서울중앙지검 최강호 검사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해 핏빛 복수를 꿈꿨다. 그 사이 위암 말기 환자인 엄마 라미란은 병세가 심해져 갔다.

최종회인 14회에서는 이도현이 검사로서 아버지를 죽인 범인들은 물론 공범들까지도 죄를 받게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억이 돌아온 만큼 안은진과의 결혼도 이뤄졌고 엄마 라미란은 죽음으로 끝이 났다.
이도현 '바보 연기'만 5주동안 보여주더니…뒷마무리 부족했던 '나쁜엄마'[TEN스타필드]
이도현이 기억을 찾고, 부모 대신 복수를 하고, 안은진과 결혼하고, 라미란이 죽는 이 모든 과정은 한 주 안에 끝이 났다. 13회와 14회에 모든 것이 전개되고 동시에 마무리되었다.

내용만 보면 모두에게 행복한 결말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복수의 과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고 1~2회 안에 모든 서사가 마무리된 것은 너무나 맥 빠지는 전개다. 통쾌한 복수를 하길 원했던 시청자들 역시 김빠지기는 마찬가지다.
이도현 '바보 연기'만 5주동안 보여주더니…뒷마무리 부족했던 '나쁜엄마'[TEN스타필드]
무엇보다 '나쁜 엄마'의 시청률은 1회에 비해 최종회가 4배가량 오른 만큼 저력을 보여줬던 작품. 배우들의 연기력도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결말은 12%대 시청률이 아깝다 느껴질 정도. 이도현의 7세 지능 연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사건의 시작이었던 '복수'의 과정을 면밀하게 그려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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