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놀면 뭐하니' 이이경♥이미주 특집, 시청률 3.0%…방송 이래 최악의 성적표
'놀면 뭐하니' 포스터./사진제공=MBC
'놀면 뭐하니' 포스터./사진제공=MBC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시청률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유재석)
"가장 좋은 건 이제 폐지를 해야겠죠." (이경규)


'예능 대부' 이경규의 뼈있는 말은 현실이 될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앞날의 먹구름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시점에 시청률은 방송 이래 역대 최저를 찍었다. 개편이 아닌 폐지가 '답'이 될 상황에 놓인 '놀면 뭐하니'의 현실이다.

2019년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놀면 뭐하니'가 4년 만에 3.0%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방송 초반 '릴레이 카메라', '조의 아파트' 등 불분명한 정체성으로 혹평받던 시기에도 3%대 중반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던 '놀면 뭐하니'였다. 이후 '놀면 뭐하니'는 2019년 연말부터 유산을 시작으로 유재석들의 다양한 '부캐'들이 인기를 끌면서 방송 7개월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놀면 뭐하니'의 전성기는 싹쓰리로 시작해 환불원정대로 정점을 찍었다. 환불원정대가 '쇼 음악중심'에서 첫 데뷔 무대를 치르는 방송 회차는 12.7%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이후 시청률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평균 6~8%대는 유지하며 MBC 대표 예능의 명성을 이어왔다.
'놀면뭐하니' 포스터/ 사진=MBC 제공
'놀면뭐하니' 포스터/ 사진=MBC 제공
그러나 김태호 PD가 MBC를 퇴사하고 박창훈 PD가 빈자리를 채우면서 '놀면 뭐하니'는 급격하게 주춤하기 시작했고, 이이경과 박진주가 합류해 7인 체제로 변화된 뒤로는 눈에 띄게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재미가 없어진 문제가 아니었다. 기존 포맷을 재탕하는 안일함과 멤버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하는 감 없는 연출에 지적이 쏟아졌다.

계속되는 쓴소리에 제작진 역시 고민이 깊어졌던 걸까. 최근 '놀면 뭐하니'는 예능 어머니' 이성미부터 '예능 삼촌' 지석진, '예능 대부' 이경규 등을 모셔 조언을 듣고자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성공적 결과는 얻지 못했다. 이성미와 지석진이 나온 회차는 3.1%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고, 이경규도 "나 나오면 8% 찍는다"고 자신했지만, 평균 수치인 4%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예능인의 덕목을 제시하고, 도전과 변화를 강조한 이경규의 말들은 분명 '놀면 뭐하니'에게 큰 울림이 될 말들이었다. 문제는 '놀면 뭐하니'는 이러한 조언에도 여전히 감을 잡지 못한다는 거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이경규의 방송 분량 후 '놀면 뭐하니'가 내놓은 건 이미주와 이이경의 '러브라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이경, 이미주의 시상식 참석 영상이 화제를 모으자 이를 대놓고 이용해 두 사람의 러브라인 판을 깔아줬다.

이이경, 이미주는 열애설을 부인하면서도 데이트를 즐겼고, 나머지 멤버들은 부추기며 입씨름을 벌였다. 이런 억지스러운 러브라인은 설렘은커녕 반감만 자아냈다. 시청률로도 증명됐다. 지난 3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가 188회가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것. 이이경과 이미주의 '썸'이 시청자들에게 먹힐 거라 제대로 헛다리 짚은 결과였다.

'놀면 뭐하니?'는 현재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박창훈 PD는 연출에서 물러나 CP 자격으로 프로그램 총괄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 매체는 유재석과 하하, 미주를 제외한 정준하, 신봉선, 이이경, 박진주 등이 하차하며 제작진도 젊은 연출진을 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MBC가 '놀면 뭐하니'를 쉽게 놓지 못하는 것도 이해한다.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긴 하나 여전히 높은 광고 판매율을 보이는 인기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편만으로 '놀면 뭐하니'가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란 기대치는 낮다. '폐지가 답'이 되지 않으려면 큰 변화구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 막다른 길에 내몰린 '놀면 뭐하니'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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