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넷추리》
13년간 연기 활동 없는 원빈
화제된 소식은 이나영과 결혼뿐
배우로서 모습 다시 보여줄 때
의류브랜드 올젠의 모델을 했던 배우 원빈. / 사진=올젠 온라인 계정
의류브랜드 올젠의 모델을 했던 배우 원빈. / 사진=올젠 온라인 계정
《김지원의 넷추리》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영화 '아저씨'가 개봉했던 2010년에 태어난 이들은 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다. '아저씨'는 원빈의 마지막 활동 작품. '아저씨' 원빈을 따랐던 김새론은 성인이 되어 음주운전이라는 '대형 사고'를 치기도 했다. '꼬마'들이 커갈 동안 연기자로서 원빈의 활동은 전혀 없다. 각종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만 얼굴을 내비친 탓에 '요즘 애들'은 원빈을 배우보다는 모델로 알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원빈의 근황이 대중 사이에 다시 궁금증으로 떠오른 건 아내 이나영이 새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로 돌아오면서다. 이나영의 복귀는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4년만. 이나영 역시 띄엄띄엄 활동하고 있지만 남편 원빈의 13년이라는 공백기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요즘 애들'은 모르는 원빈…♥이나영과 청보리밭 결혼식 이후 감감 무소식[TEN스타필드]
'박하경 여행기' 홍보 차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이나영은 원빈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자꾸 저한테 그러시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 신작이 평범한 국어 교사의 여행기를 담은 터라 여행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혼자하는 여행은 해본 적 없다는 이나영에게 남편, 아들과 함께 여행가냐고 묻자 "여기저기 잘 다닌다. 해외도 가고 국내도 돌아다닌다. 여행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을) 그 분도 열심히 보고 있다. 좋은 영화 보면 부러워하고 그런다. 나올 거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웃었다.

이나영은 2018년 영화 '뷰티풀 데이즈' 인터뷰 당시에도 원빈 복귀와 관련해 "저도 왜 이렇게 작품을 안 해서 욕먹는지 모르겠다. 원빈이 깊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작품이 많지 않아 고민하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원빈의 '공식 활동'은 아니었지만 공백 기간 크게 화제가 됐던 '사건'은 2015년 이나영과의 결혼이다. '톱스타' 두 사람은 원빈의 고향인 강원도 정선 청보리밭에서 소박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청보리밭 결혼식마저 가까운 가족, 지인만을 초대해 극비리에 진행된 탓에 대중에 공개된 청보리밭 결혼식 사진은 더욱 궁금증을 모았다.
영화 '아저씨' 스틸. / 사진제공=CJ ENM
영화 '아저씨' 스틸. / 사진제공=CJ ENM
원빈이 그간 연기 활동에 전혀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너무 신중하기 고민한 나머지 좀처럼 차기작을 선택하지 못하면서 공백기가 길어진 이유도 있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의 출연 요청은 끝내 거절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에도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고사했다. 중국 배우 장쯔이와 함께 하려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출연설도 있었지만 불발됐고, 영화 '스틸 라이프' 한국 리메이크작에는 기획 단계에 참여해 논의해왔으나 각색 방향을 두고 이견이 일면서 최종 무산됐다.

작품은 쉬었지만 브랜드, 광고 모델로는 꾸준히 활동해왔다. 통신사, 가전, 의류, 자동차, 보험, 오피스텔, 과자, 건강기능식품에 화장품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특별대표를 맡아 사회 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 원빈의 모습은 점점 잊혀가고 있다. 이나영 남편, 모델이 아닌 '경력 단절 기간'에서 나와 배우 원빈을 이제는 보여줄 때다. 원빈의 '본캐'가 담긴 그의 작품들을 살펴봤다. '꼭지'(2000) | 웨이브
사진=KB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사진=KB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드라마 '꼭지'는 3형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50부작으로 구성됐다. KBS2에서 방영됐을 당시 30%를 넘기며 인기를 모았다.

1999년 방영된 드라마 '광끼'에서 테리우스 같은 장발로 독보적 비주얼의 뽐냈던 원빈은 이듬해에 방영된 이 작품에서 머리를 짧게 잘라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반항기 가득하지만 의리 있고 정의감 있는 청년 송명태 역을 맡았다. 7살 연상인 배상란(박지영 분)을 향한 순애보로 시청자들을 설레게도 했다. 비주얼에 비해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원빈은 이 작품으로 연기가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빈이 연기를 쉴 동안 이 드라마를 통해 원빈 조카 역으로 데뷔했던 배우 김희정은 올해 31살이 됐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 | 티빙, 왓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 / 사진제공=쇼박스, 다자인소프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 / 사진제공=쇼박스, 다자인소프트
'태극기 휘날리며'는 6·25 전쟁을 배경으로 엇갈린 형제의 비극적인 운명과 희생당하는 가족사를 그린 영화. 개봉 당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 받았다. '실미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원빈은 이 작품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두 형제가 갑작스럽게 징집돼 가족과 헤어지고 원치 않게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 극 중 형인 장동건과 동생 원빈이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재회하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원빈이 쉬는 동안 2021년 3월, '태극기 휘날리며'는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17년 만에 재개봉하기도 했다. '마더'(2009)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영화 '마더' 스틸. / 사진제공=CJ ENM
영화 '마더' 스틸. / 사진제공=CJ ENM
'마더'는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아들 도준(원빈 분)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더(김혜자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봉준호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로, 2006년 7월 의병 제대한 원빈의 복귀작이었다.

원빈은 어수룩하고 어머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자란 시골 청년 역할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마더'가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받으면서 원빈은 처음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원빈은 이 작품을 통해 '꽃미남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도 인정받았다. 원빈이 쉬는 동안, 봉준호 감독은 2019년 개봉한 일곱 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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