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박하경 여행기'로 첫 OTT 작품
"소소한 이야기, 내 취향"
"촬영 때 자꾸만 눈물 난 '사람 이야기'"
"원빈 복귀? 기다려달라"
'박하경 여행기'에 출연한 배우 이나영. / 사진제공=웨이브, 더램프
'박하경 여행기'에 출연한 배우 이나영. / 사진제공=웨이브, 더램프
"집에만 있을 것 같죠? 하하. 남편, 아들과 여기저기 잘 다녀요. 해외도 가고 국내도 돌아다니죠. 여행 좋아해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로 4년 만에 돌아온 이나영은 '의도치 않은 신비주의'를 유쾌하게 부인했다. '박하경 여행기'는 국어 교사 박하경이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 떠나는 여행기를 담은 작품. 4년간 신작이 없었던 '톱스타' 이나영이 선택한 건 '대작'이 아닌 소소한 매력이 있는 '박하경 여행기'였다. OTT 작품도 이번 드라마가 처음이다.

"제 취향이 그래요. 신선함과 담백함이 좋았고 구성이 잘 짜였다고 생각했어요. 미드폼 콘텐츠(25분 내외의 콘텐츠)라는 점도 와닿았어요. 시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소재도 편해서 다양한 사람이 공감하지 않겠나 싶었어요. 이래저래 저한테 완벽했던 작품이죠. OTT라고 해서 더 신경 썼던 부분도 특별히 없어요. OTT와 매체 환경이 많이 변했는데, 우리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잖아요. 장르와 소재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작품 안에서 제가 더 넓어진 느낌도 있어요. 저는 단순히 시나리오만 보고 전진하는 것 같아요. 제가 좀 단순해요. 하하."
이나영 "'혼자 여행' 경험無…♥원빈·아들과 잘 다녀요"('박하경 여행기')[TEN인터뷰]
이나영 "'혼자 여행' 경험無…♥원빈·아들과 잘 다녀요"('박하경 여행기')[TEN인터뷰]
'박하경 여행기' 스틸. / 사진제공=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스틸. / 사진제공=웨이브
이번 작품은 자극적으로 드라마틱하지 않은 대신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지친 일상의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발길이 닿는 곳으로 떠나 특별한 인연과 우연한 사건을 경험하는 박하경의 여행기는 슴슴한 매력이 있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할 게 없겠다 싶었어요. 멍때리는 표정만 잘 지으면 되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감독님, 작가님과 1~8부 시나리오 회의를 하면서는 큰일났다 싶었어요. '이거 어떻게 채워가지?' 싶은 거죠. 코믹 장르 찍을 때가 이래요. 준비해간 것보다 현장에서 그 분위기와 상대 배우와의 호흡에서 나오는 게 더 재밌죠. 준비해가는 감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긴장되기도 했어요. 우리 드라마는 같이 멍때리고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저는 우리 작품의 '희한한 여백'을 시청자들이 느끼길 바랐어요. 시청자들이 박하경에 이입하지 않더라도 이 작품의 분위기 자체에 이입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박하경 여행기'에서 이나영이 눈물신 원래 두 장면이었지만 이나영은 자꾸만 눈물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평범한' 이야기였기에 더 몰입된 것이다.

"찍을 땐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몰랐어요. 눈물을 많아 참았거든요. 찍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 캐릭터가 '경계'가 없는 거에요. 정해지지 않은 거죠. 우리가 이상하게 그냥 뭉클할 때가 있잖아요.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런 이상한 감정이 느껴질 때가 있죠. 보통은 그걸 참는데 박하경은 경계가 없으니까 공감한 것 같아요. 전 '박하경 여행기'를 '사람 이야기'라고 많이 해요. 시도 때도 없이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사람 사는 이야기여서 더 그런 감정을 느낀 것 같아요."
'박하경 여행기'에 출연한 배우 이나영. / 사진제공=웨이브, 더램프
'박하경 여행기'에 출연한 배우 이나영. / 사진제공=웨이브, 더램프
혼자 여행해본 적은 없지만 평소 가족과 여행을 잘 다닌다는 이나영. '마네킹' 같은 비현실적인 비주얼에 작품을 자주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이나영에겐 여전히 신비주의가 따라다닌다

"못 알아보세요. 제가 튀는 옷도 안 입고요. 트레이닝복 같은 펑퍼짐한 걸 잘 입고 다녀요. 누구보다 안 튀어요. 옆에 제가 있는 줄도 모르세요. 휴게소 같은 데 가도 못 알아보세요. 하하."

13년째 별다른 연기 활동이 없는 남편 원빈 역시 이나영 부부의 신비주의 이미지를 배가하는 이유다. 복귀할 때마다 원빈의 근황에 관한 질문을 받는 이나영은 "자꾸 저한테 그러시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비슷해요. 그 분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작품에) 관심이 있어요. 좋은 영화 보면 부러워하고 그래요. 왜 자꾸 저한테 질문을…. 나올 거에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작품 간 텀이 긴 이나영. "각자의 호흡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걸 결정하고 행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그래요. 작품 텀을 정하고 움직이는 건 아니에요. 기다리는 작품도 있고 시나리오가 전체적으로 나와봐야 하는 거기도 하니까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열려있어요. 요즘은 장르도 많고 캐릭터들에게도 다 열려있어요. 노력할게요. 하하."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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