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11년 무명 지나 톱스타로 "이젠 '♥아내' 카드 말고 제 돈 써요"[TEN인터뷰]
"제가 계속 캐스팅되는 이유요? 글쎄요. 얼마 전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감독이 널 외모로 뽑지는 않지. 네 연기 때문이지' 라고 하던데. 그래도 저의 선과 악이 공존하는 연기가 작품 곳곳에 필요할 때가 있으니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요. 덕분에 이젠 아내 신용카드가 아닌 제 개인 카드 사용하고 있습니다. 허허"

드라마와 영화, 연극, 예능까지 섭렵한 배우가 있다.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등 굵직한 작품에서 명대사를 남기며 얼굴을 알린 김남희다.

긴 무명 생활을 거친 끝에 빛을 발한 김남희,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가 선택한 드라마 '패밀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신분을 위장한 국정원 블랙 요원 남편과 완벽한 가족을 꿈꾸는 달콤·살벌한 아내의 아슬아슬한 가족 사수 첩보 코미디. 극 중 김남희는 과거 강유라(장나라 분)와 함께 킬러 훈련을 받았던 동기로 유라의 삶을 흔들기 위해 찾아온 불청객 조태구를 연기했다.
김남희, 11년 무명 지나 톱스타로 "이젠 '♥아내' 카드 말고 제 돈 써요"[TEN인터뷰]
이날 김남희는 장혁, 장나라와의 호흡에 대해 "장나라 선배님보다 장혁 선배님과 많이 친해졌다. 나는 내 멋대로인 게 있다. 그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장혁이 그랬다. 연기 이야기 외에도 공감대가 많았다. 장혁과 사적인 수다를 나누는 시간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친한 형처럼 지냈다. 태국 촬영 때는 운동도 같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나라 선배와는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다. 극 내향 스타일이라 다가가면 부담스러워하시더라. 워낙 슈퍼스타라 같이 연기하는 게 신기했다"라며 "진짜 얼굴이 작고 눈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남희, 11년 무명 지나 톱스타로 "이젠 '♥아내' 카드 말고 제 돈 써요"[TEN인터뷰]
김남희는 최고의 케미스트리로 아역 배우 신수아 양을 언급했다. 그는 민서 역의 수아랑 많이 친해졌는데 못 보니까 아쉽더라. 저희가 아기가 없는데, '딸 가진 아빠의 마음이 저런 게 아닐까' 간접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딸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갖다가도 '정신 차리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안 갖고 싶다. 부부 합의 하에 딩크족으로 살고 있다"며 "아기들을 보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아직까지 저와 아내도 자기 자신이 소중하지, 희생할 자신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남희, 11년 무명 지나 톱스타로 "이젠 '♥아내' 카드 말고 제 돈 써요"[TEN인터뷰]
또 배우들 간의 케미가 너무 좋아 시즌2를 기대하고 있다고. 김남희는 "드라마가 12부작으로 애매하게 끝난 것 같다. 조금 남겨둔 것도 있다. 시즌2를 생각하고 있긴 했는데 시청률이 아쉽다. 조금만 더 잘 나왔으면 시즌2도 일사천리로 수월하게 들어갔을 텐데 윗분들이 허락해 줄지 모르겠다. 시즌2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남희는 '패밀리' 종영 이후 차기작으로 '가스라이팅'을 선택했다. 극 중 김남희는 김희선의 남편으로 분할 예정이다. 김남희는 "장나라 선배님이 제일 신기했었고, 김희선 선배님도 너무 신기했다. 수식어라고 하지 않나. '네가 김희선보다 이뻐?' 하는 상징성이 있지 않나. 저 어렸을 때는 미의 대명사가 김희선 선배님이었다"라고 극찬했다.

"전체 리딩하는 날 희선 선배님께서 감기 때문에 목이 안 좋으셨다. 목소리가 안 나오시는데도 끝까지 준비해 온 리딩을 하시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꾸준히 배우 생활을 유지하는 이유가 저런 게 아닐까' 싶었다. 결국엔 성실한 게 중요하지 않을까 했다"라고 깨달음을 전했다.
김남희, 11년 무명 지나 톱스타로 "이젠 '♥아내' 카드 말고 제 돈 써요"[TEN인터뷰]
들어가는 작품마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김남희. 아내의 애정 어린 질투는 없었을까. 그는 "아내는 내가 어떤 여배우랑 연기하더라도 걱정을 안 한다. 20대 때부터 연기하는 모습을 다 봐왔기 때문에 애정신 등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 오히려 김희선 배우 예쁘냐고 묻길래 '예쁘다'고 답했다"며 쿨함을 보였다.

'패밀리'가 끝나자마자 '가스라이팅' 촬영을 하고 있는 그는 남은 하반기도 신작으로 쉴 새 없이 바쁠 예정이다. 김남희는 늘 자신의 몫 이상을 해내는 배우다. 섬뜩한 악역부터 현실에 있을 법한 친근한 매력까지. 그에게 얼마나 더 '팔색조' 매력이 있을까.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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