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금혼령', '조선 변호사' 잇따른 MBC 사극 참패
남궁민·'이하늬·이세영 카드 통할까
이하늬, 남궁민, 이세영./사진=텐아시아DB
이하늬, 남궁민, 이세영./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사극 명가 MBC라는 명성도 옛말이 됐다. '금혼령'에 이어 '조선변호사'까지 올해 방송된 사극 드라마가 줄줄이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 굴욕을 겪고 있다. 편성 확정된 사극물만 3편이 남은 상황. 남궁민, 이하늬라는 '흥행 보증수표'를 손에 쥔 MBC가 '흥행 참패'의 늪을 벗어날 수 있을까.

최고 시청률 17%, 화제성 8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썼던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MBC 사극 드라마 결과는 처참하다. 김영대, 박주현 주연의 '금혼령'은 최저 시청률 3%, 우도환, 김지연 주연의 '조선 변호사'는 2%대까지 추락한 것.
'금혼령', '조선변호사' 포스터./사진제공=MBC
'금혼령', '조선변호사' 포스터./사진제공=MBC
'금혼령'의 실패는 예상된 결과였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 SBS '소방서 옆 경찰서' 등 쟁쟁한 작품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조선 변호사' 역시 SBS '모범택시2'와의 정면대결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봤다. 현재도 SBS '낭만닥터 김사부3'와 JTBC '닥터 차정숙'의 시청률 경쟁에 눌려 존재감조차 사라진 지 오래. 4회만을 남겨 놓은 상황 속 '조선 변호사'는 반등 없는 3%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만회의 기회는 있다. MBC는 올 하반기에 사극 작품을 대거 편성했다. 배우진도 화려하다. '믿고 보는 배우' 남궁민, 이하늬, 이세영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남궁민, 안은진./사진=각 소속사 제공
남궁민, 안은진./사진=각 소속사 제공
하반기 방송 예정인 '연인'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사극. 병자호란의 변화 속 던져진 한 연인의 사랑과 고난 속에 희망을 일군 백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왕의 딸, 수백향', '역적: 백성을 훔친 도둑' 등의 황진영 작가와 '검은 태양'에서 남궁민과 호흡을 맞췄던 김성용 감독이 손을 잡았다.

남궁민은 어느 날 갑자기 능군리 사교계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남자 이장현으로 분한다. 천연스러운 장난기 속에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할 어두운 속내를 지닌 복잡한 인물.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았기에 그 어떤 것에도 진심을 주지 않았지만, 한 여인(안은진 분)을 알게 된 뒤 예상 못한 운명의 문을 열게 된다.

무엇보다 '연인'은 2013년 '구암허준' 후 남궁민이 10년 만에 사극에 출연하는 작품. 여기에 남궁민은 '검은 태양', '천원짜리 변호사'로 대상 2관왕을 거머쥔, 연기력과 흥행력이 보증된 배우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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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원더우먼'으로 최우수상 2관왕을 차지한 이하늬는 '밤에 피는 꽃'으로 과부 캐릭터에 도전한다.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의 이중생활을 그린 드라마.

이하늬가 연기하는 십오 년 차 복면과부 조여화는 낮에는 조신한 열녀로 담장 밖 세상을 보지 못한 채 조용히 살아가는 사대부 최고 가문의 며느리지만, 해가 지는 밤에는 담을 훌쩍 넘어 아무도 모르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보살피는 인물.

'하이에나'부터 '별에선 온 그대', '뿌리 깊은 나무' 등을 연출한 장태유 PD의 신작으로, 두 사람의 시너지에 관심이 쏠린다.
'옷소매' 스틸컷./사진제공=MBC
'옷소매' 스틸컷./사진제공=MBC
또 '옷소매 붉은 끝동'의 흥행을 이끌었던 이세영도 또 한 번 MBC에서 한복 입은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19세기 '조선의 유교걸'이 시공간을 넘어 현대로 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 이 작품 역시 올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죽어가는 MBC 사극의 불씨를 지필 작품들이 시청자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기대 역시 클 터. 시청률 부진의 늪을 벗어나 '대상'의 영광까지 누리게 될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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