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노머니 노아트'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2 '노머니 노아트' 방송 화면 캡처
개그우먼 김민경이 학교 폭력 피해자라고 밝혔다.

4일 방송된 KBS2 '노머니 노아트' 7회에서는 심주하 작가의 큐레이터로 등장한 김민경이 학교 폭력 피해자라고 밝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제2의 백남준을 꿈꾸는 지아혁이 아트 큐레이터 봉태규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는 강렬한 페인팅과 얼굴 모양의 오브제가 인상적인 작품 딴생각 55를 선보였다. 봉태규는 "지아혁은 데미안 허스트와 대학 동문이고, 재학 시절 내내 1등을 석권하며 수석 졸업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지아혁은 "한국 입시 미술에서는 내내 C만 맞았고, 실력이 없다고 평가받았다. 당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토해내듯 그려낸 작품이 영국에서 인정받았다"라며 예술가로 자리 잡기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작품은 얼굴 시리즈의 처음이자 마지막 판매작"이라고 덧붙여 놀라움을 안겼다.

다음으로는 선으로 인생을 그리는 다니엘 신이 개코와 짝을 이뤄 나와, 굵은 선으로 표현한 작품 행복한 지옥을 선보였다. 큐레이팅과 앨범 디자인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온 것은 물론, 전시 경력만 40회 이상이라는 다니엘 신은 "꿈과 희망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존재로 인해 버틸 수 있었던 작가로서의 삶을 행복한 지옥에 표현했다"라고 밝혔다. 개코는 "다니엘 신 작가의 이전 작품은 꽃과 체크무늬 패턴이 주를 이뤘다면, 오늘 선보인 작품은 최초로 본인의 자아와 내면의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라며 첫 공개를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 시각에도 파리에서 전시가 진행 중인 라이징 슈퍼 루키"라며 소장 가치를 어필했다.

심주하 작가가 김민경과 함께 등장해, 양귀비꽃의 동양적 매력이 가득한 우리의 모든 날을 공개했다. 분채와 먹물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는 심주하는 자기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양귀비꽃의 꽃말인 위로에 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로부터 신체적 학교 폭력을 당했는데, 하필 나의 생일날이라 큰 트라우마로 남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아트 큐레이터 김민경 또한 "나 역시도 초등학교 시절 학폭 피해를 본 기억이 있다"라며 털어놓았다. 김민경은 "왠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피해자인데 가해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절대 잊히지 않는다. 평생 살아도 내 가슴 속에 남아 있다"라고 했다. 심주하 작가는 "그림을 통해 당시의 기억을 치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내 이야기가 담긴 그림으로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지민과 함께 무대에 오른 임아진은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 연인의 모습이 강렬한 느낌을 자아내는 무대 위의 연인을 선보였다. 여자 둘이 서로의 파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교감을 나누는 작품을 설명하던 중, 임아진은 "나는 성소수자"라고 깜짝 고백했다. 임아진은 "이전에는 작품의 의도를 거짓으로 포장한 적도 있지만, 앞으로는 퀴어 아티스트라는 정체성을 내보이는 게 앞으로의 작업에도 좋은 방향성이 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 방송을 본 후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방송에서 이런 주제가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미술 작가 4인은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아트 컬렉터들에게 어필하는 라이브 드로잉 쇼에 나섰다. 투표를 통해 최종 경매에 오를 작품은 지아혁의 딴생각 55가 선정됐다. 발표 직후 지아혁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그림을 그려오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라며 오열했다. 지아혁은 "더욱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4위를 기록한 임아진은 "프로그램에 나올 때부터 1등 아니면 꼴등을 하고 싶었다. 오히려 좋다"라며 밝게 웃은 후 미리 준비해온 총으로 작품을 파괴하는 꼴등 퍼포먼스로 화끈한 피날레를 선사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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