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고구마 100개 먹이는 재주가 훌륭해…'고딩엄빠'인가 '결혼지옥'인가[TEN피플]


역시나 환골탈태는 불가능했던 걸까. 재정비 기간을 가지고 새 출발을 했던 MBN '고딩엄빠3'가 또 벼랑 끝에 섰다. 성인 남성과 미성년자 여성의 혼전임신을 미화했던 것도 모자라 이번에 철부지 남편들이 대거 등장했다.

22일 방송된 MBN 예능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3(이하 ‘고딩엄빠3’)’ 10회에서는 19세에 임신해 얼마 전 부모가 된 20세 동갑내기 부부 김이슬·전준영이 출연했다. 이들은 전준영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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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친구들과 새벽 2시까지 유흥을 즐기고 들어오는 모습으로 VCR이 시작됐다. 이들 부부는 숙취로 다음 날 오후 늦게까지 잠을 이뤘다.

전준영의 아버지는 점심상을 차려놓은 뒤로도 한참 후에야 밥을 먹으러 온 이들에게 불편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급기야 전준영의 아버지는 밥을 먹는 내내 “만날 늦게 들어오고 아침까지 자면 아이는 어떻게 키우나?”, “대학 갈 준비는 하고 있나?”라며 잔소리를 이어 나갔고, 심기가 불편해진 전준영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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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부모의 케어를 받는 전준영의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그저 '철없는 20세 아들' 이라고 포장하기엔 그에게는 가정이 있다. 아내와 딸이 있는 한 가장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심지어 딸의 건강 상태는 심각한 상황. 30주에 태어나 중환자실 신세를 진 딸은 여전히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내 김이슬은 최근 들어 경과가 좋아졌다며 안심하고 놀고 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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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있었다. 부모님의 카드로 생활을 연명해오고 있던 두 사람. 하지만 전준영의 아버지 역시 얼마 전 퇴직을 해 마이너스 통장으로 삶을 유지해오고 있었다. 당연히 다섯 식구가 살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나이 많은 '꼰대 남편'이 가니 이젠 부모님께 손 벌리는 '철부지 남편'이 등장한 셈. 시청자들은 그저 보는 내내 고구마 100개 먹는 듯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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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영, 김이슬 부부 외에도 3월 초 방송에 나온 이송이, 이지섭 부부 역시 긴급 생계 지원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상황. 특히나 이들 부부에게는 세 명의 아이들이 있었고 남편 이지섭의 경우 군 면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MC들의 분노를 샀다.

그동안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재정비 시간을 가지며 방송을 재개했던 '고딩엄빠'. 그간 여러 논란이 있었다. 미성년자와 성인 남성의 사연을 여러 차례 다룬 것. 당시 '고딩엄빠2'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그루밍 범죄를 미화하는 것으로 비쳐 문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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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측은 시즌3를 시작하기 전 "지난 시즌에서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지점으로 지적받았던 부분에 대해서 더욱 깊이 고민해 다가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시즌3에서도 제작진의 고민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똑같이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폐지 요청은 계속된다.

'고딩엄빠'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엄마, 아빠의 리얼한 일상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여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는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성장'이 빠졌다. 그저 화제성 높은 사연 소개에 급급한 제작진과 방송국의 모습이 안타깝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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