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김강열, 박수민./사진=텐아시아DB, 채널A 제공
길, 김강열, 박수민./사진=텐아시아DB, 채널A 제공
채널A의 자신감이 참 아이러니하다. 매번 출연자의 인성 논란에 별다른 해명 없이 대중의 여론을 무시한 채 방송을 강행했던 전과를 잊은 걸까. 음주 운전을 세 번이나 해 방송 활동을 접은 연예인도 버젓이 출연시키고, 여자를 폭행한 전과범조차 편집하지 않은 채 방송에 내보냈던 채널A. 이제와서 비연예인 출연자 논란에 대한 뿌리를 뽑을 해결책으로 12년치 학교 생활기록부를 확인하며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가지 않는 이유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채널A 큰 거 ON(온)다' 기자간담회에서 이진민 제작본부장은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 '하트시그널4'와 '강철부대3'를 5월, 9월에 차례로 선보인다고 밝히며 출연자 검증에 대한 고민을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출연자들의 생활기록부를 받고 있다.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모두 확인하고 특이 사항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출연자 입장에서 자기검열 과정이 충분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채널A
사진제공=채널A
채널A의 대표 예능 '하트시그널'은 매 시즌 출연자 논란이 있어다. 시즌1 출연자였던 뮤지컬 배우 강성욱은 '하트시그널'이 방송 되던 시기에 부산의 한 주점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여성 종업원을 강제 추행, 성폭행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시즌2에서 메기남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김현우는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시즌3 출연자인 이가흔과 천안나는 방영 전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김강열은 여성을 폭행해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무엇보다 시즌3 출연진의 논란은 방송 전에 알려진 것이었음에도 제작진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논란이 제기된 지 4일 만에야 "일각의 주장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만 늘어놨다. 결국 제작진은 대중의 비난에도 방송을 강행했고, 편집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이들이 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트시그널3' 포스터./사진제공=채널A
'하트시그널3' 포스터./사진제공=채널A
'강철부대' 역시 출연자 사생활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707 박수민(박중사)이 음란물 유포, 불륜, 불법 대부업 등 성추문 논란으로 '강철부대' 3회 만에 하차한 것.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박수민이 전 여자친구의 특정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을 음란물 유포 사이트에 게재했고, 교제 초반 유부남인 사실을 속였다고 밝혔다. 여기에 불법 일수로 돈을 많은 벌었던 박수민이 경제적 도움을 얻으러 간 친구들을 데리고 불법도박 사이트까지 운영했고, 최근까지도 불법 대부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했다.

그러나 당시 제작진 측은 이러한 박수민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문제들을 이유로 출연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사진=채널A '아빠본색' 방송 화면.
사진=채널A '아빠본색' 방송 화면.
채널A는 논란있는 출연자를 쓰는 것에 개의치 않아 했다. 음주운전으로 방송가를 떠난 가수 길의 방송 복귀 길을 열어주려 한 프로그램 역시 채널A. '아이콘택트', '아빠본색' 등에 출연하며 반성의 뜻을 내비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자상한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모습으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게끔 연출했다.

'프렌즈'에서도 세 번에 음주 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400만원, 800만원, 1000만원 벌금형을 받은 김현우를 반기는 분위기로 방송에 담아냈다.

이러한 채널A가 일반인 출연자 논란을 뿌리 뽑겠다고 한다. 생기부만 확인한다고 출연진의 논란을 피해갈 수 있을까. 채널A는 근거없는 자신감보다 대중과의 소통 먼저 우선되어야 할 듯 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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